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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물류창고에서 개와 고양이, 토끼 등 동물의 사체가 담긴 상자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상자 속에서 생을 마감한 동물들은 약 4000마리. 이들은 온라인 ‘펫샵(애완동물 가게)’에서 판매돼 택배 상자에 담긴 것으로 추정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허난(河南)성 뤄허(漯河)시에 있는 둥싱(東興) 물류창고에서 반려동물로 추정되는 동물들이 담긴 상자 수천개가 발견됐다. 이 지역의 비영리기구인 유토피아 동물구조협회에 따르면, 협회 측이 제보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으나 많은 동물들이 이미 숨진 상태였다. 구조대는 1000마리 정도의 동물들을 구출해냈다고 한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곳곳에 동물이 담긴 상자들이 작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많은 수의 동물들이 이미 숨졌고, 부패가 시작돼 끔찍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며 “과거에도 구조 활동을 해봤지만, 이렇게 비극적인 일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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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이 동물들은 지난달 16일 인근 장쑤(江蘇)성 쉬저우(徐州)와 허난성 상추(尙丘) 등에서 왔다. 동물이 담긴 상자들을 실은 택배 트럭이 둥싱 물류창고에 도착했는데, 물류창고 측은 살아있는 동물들이 담긴 화물을 받지 않았다. 이에 택배 트럭 기사는 물류창고에 동물이 담긴 상자들을 유기했다. 동물들은 창고에서 발견될 때까지 최소 닷새 이상 물과 음식을 먹지 못했다.

동물 택배를 유기한 당사자인 트럭 기사는 모든 혐의를 인정한 상태다. 그러나 택배 업체인 윤다익스프레스 측은 “과거 고객들을 위한 전표가 허가 없이 무단 반출돼 사용됐다”며 관련성을 부인 중이다.

중국 현행 법은 살아있는 동물을 택배로 운송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민간항공 규정에 따라 예방접종 기록과 건강증명서 등 필수 서류와 당국으로부터 승인받은 애완동물 운송상자 등이 있는 경우에는 동물의 비행기 수송이 가능하다.

당국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중국 내 온라인 반려동물 판매 규제 미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한편, 현재 유토피아 동물구조협회 측은 구출된 토끼 870마리, 햄스터 99마리, 개 70마리, 고양이 28마리를 보호 중이다. 대부분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들이어서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옥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