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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바다 떠 있는 한국 공무원 총살··· 시신 불태워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09-24 09:04

합참이 밝힌 실종자 피살 사건 시간대별 경위와 정황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한에서 발견된 어업지도원 공무원 A씨를 총살한 뒤 시신을 불태운 사건과 관련, 우리 군이 24일 오전 사건이 발생한 시간대별 경위와 구체적 정황을 공개했다. 북한군은 A씨가 실종된 다음 날인 22일 오후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에 떠 있는 A씨를 발견했다. 이후 6시간여 만에 A씨에게 총격을 가해 사살하고 방독면과 방호복을 착용한 북한군이 바다에 떠 있는 A씨에게 기름을 부어 시신을 불태웠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21일 점심시간에 보이지 않아 실종 인지"

합동참모본부 설명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11시 30분쯤 소연평도 남방 2.2km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관공선 승조원 A씨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군 관계자는 “점심시간에 승조원 1명이 보이지 않아 실종 사실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오후 1시 6분 해군과 해경, 해양수산부에 이런 사실이 전달됐고, 오후 1시 50분쯤 선박 20척과 해경 항공기 2대로 해상 정밀 수색이 실시됐다. 오후 6시부터는 대연평도와 소연평도 해안선 일대에 대해서도 정밀 수색 작업이 진행됐다.

군 관계자는 “당시 군 감시장비 녹화영상을 전부 확인했지만 따로 포착된 것은 없었다”고 했다.

◇22일 오후 3시 30분… “기진맥진한 상태의 실종자 최초 발견”

A씨가 발견된 건 실종 다음 날인 22일 오후 3시 30분쯤이다. 군 당국은 북한 해역 내인 등산곶 인근 해상 북한 수상사업소 선박 근처에서 실종자를 최초로 발견한 정황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북한 단속정과 약간의 거리를 둔 지점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1명 정도 탈 수 있는 미상의 부유물에 탑승한, 기진맥진한 상태의 실종자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때까지는 이 사람이 A씨라는 사실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24일 오후 서해 소연평도 인근에서 해상에서 어업지도를 하다 실종된 뒤 북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가 연평도 인근 해상에 떠있다. 2020. 09. 24 / 장련성 기자

24일 오후 서해 소연평도 인근에서 해상에서 어업지도를 하다 실종된 뒤 북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가 연평도 인근 해상에 떠있다. 2020. 09. 24 / 장련성 기자

군 당국이 북한 배에 일정거리 이격(離隔)된 채 해상에 떠 있던 남성을 A씨로 특정한 것은 첩보를 받은 지 1시간 10분 만인 오후 4시 40분이었다. 군 관계자는 “이 시각에 해당 인물이 A씨라고 특정할 수 있는 정황을 확인했다”며 “이 때 (북측 인원은) 실종자와 일정거리 떨어져 방독면을 착용하고 실종자의 표류 경위를 확인하면서 (A씨로부터) 월북 진술을 들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후에도 북측은 A씨가 해상으로 유실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했다고 한다.

◇22일 오후 9시 40분 “구명조끼 입은 바다에 떠 있는 A씨 사살”

군 당국은 A씨를 억류하던 북한군이 A씨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라는 ‘상부’의 판단을 받은 시점은 22일 오후 9시쯤으로 파악했다.

이후 북한군은 최초 접촉 6시간여 만인 오후 9시 40분쯤 해상에 떠 있던 A씨에게 총격을 가해 사살했고, 구명조끼를 입은 채 바다에 떠 있는 A씨 몸에 기름을 부어 불태웠다고 한다. 해군에서도 오후 10시 11분쯤 연평도 관측 장비로 불빛을 보고 이런 사실을 인지했지만, 최종적으로 그것이 A씨 시신을 태우는 것임을 확인한 것은 다음 날이었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 최소한 장례 절차도없이 “바다에서 기름 뿌리고 불태웠다”

군은 당시 북한군 단속정이 상부 지시로 실종자에게 사격을 가한 것으로 보이며 방독면을 착용하고 방호복을 입은 북한군이 시신에 접근해 불태운 정황이 포착됐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 해군의 지시로 화장한 것이냐. 최소한의 장례절차도 없었나’라는 질문에 “화장이라는 용어는 안쓴다. (시신을)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한 북한군 인원이 시신에 접근해 해상에서 기름을 뿌리고 불태웠다”고 했다. 군은 “북한이 A씨에게 사격을 가하고 불태운 것은 상부 지시에 의해 시행했다. 의도적인 것으로 본다”고 했다.

우리 군은 23일 오후 4시 35분쯤 유엔사를 통해 북한에 이 사건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해달라는 내용의 전통문을 전달했다. 그러나 북측은 24일 오전까지 답을 하지 않았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우리 군은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김명진 기자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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