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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론회 승자 NDP 싱, 패자 자유당 트뤼도

정기수 기자 jk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9-10-11 15:13

3개 여론조사, 싱 29~32%로 1위... 보수당 쉬어 21~23%로 2위, 트뤼도 13~23%로 3위


10/21 캐나다 총선 운동중 단 한차례로 끝난 7일 영어 TV 토론회 성적표가 3일만에 나왔다.

승자는 예상을 뒤엎고 선전한 NDP 대표 재그밋 싱(Singh)으로 3개 여론조사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패자는 2개 여론조사에선 보수당 앤드류 쉬어(Scheer)와 같거나 비슷한 비율로 2, 3위를 기록했지만 다른 1개 조사에서 차이나게 3위로 처진 자유당 저스틴 트뤼도(Trudeau)가 됐다.

CBC 뉴스에 따르면 이같은 시청자 반응은 레거(Leger), 아바커스 데이타(Abacus Data), 이노베이티브 리서치 그룹(Innovative Research Group, IRG)이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로서 10/21 투표에서 지지할 정당을 나타내는 의사표현과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우선, 설문 응답자의 대다수가 2시간의 TV 토론회를 전부 보진 않았거나 아예 보지 않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들은 의견을 가지고 조사에 답했다. 이런 응답자들이 80~90%에 이른다. 

이런 전제하에 이뤄진 설문조사 결과는 싱은 기대 이상으로 좋은 인상을 줬고, 쉬어는 예상했던 것보다는 나쁘지 않았으며, 트뤼도는 수세에 몰려 시종 불편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압축된다.

챔피언을 차지한 싱에 대한 중평은 정중하고, 지성적이고, 논지가 분명했다는 것이었다. 특히 다른 후보자가 발언할 때 겹쳐서 발언하는 게 허용됨으로써 소음이 난무, 대표들의 말이 정확히 들리지 않는 분위기에서 그의 차분하고 명료한 어조는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한 신문의 칼럼니스트는 "싱은 자유-보수 양당과 달리 공격받을 일이 적어 자기 주장만 하면서 두 대표를 비판하면 되는 편리한 입장을 잘 살렸다. 그의 출신 배경 문화로 보이는 사근사근하고 예의바른 태도도 플러스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자인 이정민씨(39, 놀스밴)는 "변호사 출신이라 영어를 잘할 것으로 생각은 했지만 그 정도 실력인 줄 몰랐다. 주장하는 바를 쉽게 전달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캐나다 진보 유권자들이 자신감을 갖고 그의 당 후보들에게 표를 주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레거 조사에서는 싱을 29%의 시청자가 승자로 꼽았다. 쉬어는 22%, 트뤼도는 20%가 승자라고 답했다. IRG 조사에서는 싱이 32%, 쉬어 21%, 트뤼도 13%였다.

아바커스는 싱 29%, 쉬어와 트뤼도 각각 23%를 보고했다. 응답자들의 표를 잃었다는 대표는 싱이 6%에 불과한 반면 트뤼도 30%, 쉬어 35%였다. 

3개 여론조사에서 싱은 응답자들에게 실망을 준 경우보다 감명을 준 경우가 많았으나 쉬어와 트뤼도는 그 반대였다. 

"모든 것을 다 아는" 녹색당 대표 엘리자베스 메이(May)는 토론회 내내 목소리가 가장 많이 들린 대표였으나 시청자들은 10% 안팎의 인색한 점수를 주었다. 

10일 기준 CBC 여론추적기(Poll Tracker)에 따르면 정당지지도는 자유 33.9%-보수 33.0%, NDP 14.7%-녹색 9.5% 순이다.

조금씩 지지율이 오르고 있었던 NDP는 싱 대표의 TV 토론회 우승에 힘입어 의석을 몇개 더 건질 수도 있게 됐다.

현재로서는 20석 이상을 얻어 자유당 소수정부와 연정 파트너가 되는 것이 NDP와 싱이 바랄 수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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