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 캐나다 밴쿠버 지부 회원작/수필
한 젊은이가 나이 많은 은자隱者를 찾아왔다.
사람은 왜 늙으면 병들고 죽어야 합니까?
“인생에는 항상 삶과 죽음이 공존하고 있네. 늙은 사람만 죽는 것이 아니고 젊어서 죽는 사람도 많다네. 삶이 있기 때문에 죽음이 있는 것이니 그것을 꼭 노인에게만 국한해서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이라네.”
누구나 다 오래 살기를 원합니다. 장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인명은 재천이라 해서 사람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이 죽고 사는 일이지. 그러나 건강한 생활태도를 가지고 낙천적인 마음으로 활동적인 것이 장수인들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네. 사실 모두가 오래 살기를 원하면서도 노인이 되는 것은 싫어 한다는 것이 이상하다면 이상한 일이지.”
노년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로마의 유명한 철인 키케로는 노년에 관한 최선의 무기는 학문을 닦고 미덕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했네. 여기서 미덕이라 함은 세상에 이익이 되는 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네.”
늙어가면서 유리한 점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젊어서는 실천하기가 그렇게 힘들기만 했던 일들이 노인이 되면서 아주 쉬워지는 일이 도리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하네. 플라톤은 “쾌락은 죄악의 미끼다”고 말했지.
쾌락에 빠지면 헤어 나오기도 어렵고 늘어가는 것은 죄악뿐일세. 그런데 노인은 욕망이 일어나지 않으니 자연 겸허해지고 쾌락에 빠질 염려도 적어진다네. 우리가 이성과 지혜로도 쾌락을 거부할 수 없는 것이라면 우리가 해서는 안 되는 것에 욕망을 품지 않게 해주는 노년에게야말로 진심으로 감사해야 하지 않겠나.“
노년에 보람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농사와 독서라네. 농사는 활동량을 늘려주고 경직되는 육체를 부드럽게 해주며, 수확의 기쁨을 주네. 독서는 마음의 양식을 풍부하게 해주어 정신적인 내실과 깨달음을 줄 수 있기 때문일세. 이 두 가지는 동動과 정靜이라 할 수 있는데 생활 속에서 잘 조화하면 바로 중도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네.”
노후 생활을 위해서는 젊어서부터 경제력을 가져야 되는 것 아닌가요?
“돈을 벌지 못하는 노년에 써야 할 돈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말이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충분한 돈을 가졌다고 해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네. 또한 돈이 좀 부족하다고 해서 부족한 만큼 행복하지 못하리라는 법도 없네. 노년에는 돈이 있어야 살 수 있는 것보다는 돈이 없어도 살 수 있는 것들이 더 많다네. 외적인 것들을 추구하지 않고 내적인 것을 갈망하는 노년에는 돈이 거의 힘을 잃게 마련이지.”
은퇴 후 노년에 추구해야할 삶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첫째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네. 몸과 마음일세.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는 것은 다음에 둘째와 셋째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서지 그저 건강하기 위한 것 자체가 목표가 될 수는 없는 일일세. 둘째는 자기 계발을 위해 수신수도修身修道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네.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답게 살아야 하는 의미와 가치를 깨닫지 못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마지막으로 사회에 이익이 되는 봉사활동을 통해서 홍익 인간하는 것일세. 홍익인간이라 함은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말일세. 그림 그릴 줄 아는 사람은 그림을 그리고, 음악 할 줄 아는 사람은 꾸준히 음악을 하고, 글을 쓸 줄 아는 사람은 글을 쓰는 것이 모두 홍익인간 하는 길이네. 세상에 나대면서 떠들어 대야만 홍익은 아닐세.”
세 가지 목표 중에 건강이 제일 중요한 것 아닌가요?
“세 발로 버티는 솥은 한 발만 부러져도 쓰러지게 되어있네. 건강하지 않고는 다른 일을 할 수 없다고 해서 온통 건강에만 모든 시간을 소비해서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일세. 건강 자체가 인생의 목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다른 일을 하기 위한 수단이고 도구라는 것을 알아야 하네. 음식을 골고루 먹어서 영양의 균형을 가져야 하는 것과 같이 우리 삶에서도 편식이 아닌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다네. 무엇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에만 빠지는 것은 다른 좋은 것들을 용감하게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네.”
아무리 오래 살았더라도 결국 죽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닐까요?
“늙은 뒤에 죽는다는 것은 그렇게 슬프기만 한 일이 아닐세. 천지 자연 속에 모든 것들이 다 삶과 죽음을 가지고 있는데 유독 사람만 예외이기를 바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설령 신에게 부탁을 한다고 하더라도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일일세.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 키케로는 죽음을 아주 자연스럽게 멋지게 설명한 철학자라네. 그의 말을 들어보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은 무엇이든 선으로 간주되어야 하는데 노인들이 죽는 것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또 어디 있겠는가? 마치 과일이 설익었을 때에는 따기가 힘들지만 농익었을 때에는 저절로 떨어지듯이 젊은이들에게서는 폭력이, 노인들에게서는 완숙이 목숨을 앗아간다네. 그리고 내게는 이런 완숙이란 생각이 너무나 즐거워. 내가 죽음에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마치 오랜 항해 끝에 마침내 육지를 발견하고는 항구에 입항하려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네.’ 죽고 나면 천당이나 극락으로 간다는 말보다는 오랜 항해 끝에 육지를 발견하고 항구로 들어가는 기분이라는 말은 정말 명문 중에 명문일세.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죽음은 슬픈 일이 전연 아니고,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호기심 어린 멋진 기대에 부푼 어쩌면 즐거운 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네.”
말을 마치고 나니 은자와 젊은이가 앉아 있는 창 너머로 붉은 해가 넘어가고 있다.
은자가 말했다. “젊은이는 저 해가 지고 있다고 여기고 쓸쓸한 노년을 생각하겠지만 지는 해 너머에서 우리 쪽으로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저 해가 뜨고 있는 해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네.”
사람은 왜 늙으면 병들고 죽어야 합니까?
“인생에는 항상 삶과 죽음이 공존하고 있네. 늙은 사람만 죽는 것이 아니고 젊어서 죽는 사람도 많다네. 삶이 있기 때문에 죽음이 있는 것이니 그것을 꼭 노인에게만 국한해서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이라네.”
누구나 다 오래 살기를 원합니다. 장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인명은 재천이라 해서 사람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이 죽고 사는 일이지. 그러나 건강한 생활태도를 가지고 낙천적인 마음으로 활동적인 것이 장수인들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네. 사실 모두가 오래 살기를 원하면서도 노인이 되는 것은 싫어 한다는 것이 이상하다면 이상한 일이지.”
노년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로마의 유명한 철인 키케로는 노년에 관한 최선의 무기는 학문을 닦고 미덕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했네. 여기서 미덕이라 함은 세상에 이익이 되는 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네.”
늙어가면서 유리한 점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젊어서는 실천하기가 그렇게 힘들기만 했던 일들이 노인이 되면서 아주 쉬워지는 일이 도리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하네. 플라톤은 “쾌락은 죄악의 미끼다”고 말했지.
쾌락에 빠지면 헤어 나오기도 어렵고 늘어가는 것은 죄악뿐일세. 그런데 노인은 욕망이 일어나지 않으니 자연 겸허해지고 쾌락에 빠질 염려도 적어진다네. 우리가 이성과 지혜로도 쾌락을 거부할 수 없는 것이라면 우리가 해서는 안 되는 것에 욕망을 품지 않게 해주는 노년에게야말로 진심으로 감사해야 하지 않겠나.“
노년에 보람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농사와 독서라네. 농사는 활동량을 늘려주고 경직되는 육체를 부드럽게 해주며, 수확의 기쁨을 주네. 독서는 마음의 양식을 풍부하게 해주어 정신적인 내실과 깨달음을 줄 수 있기 때문일세. 이 두 가지는 동動과 정靜이라 할 수 있는데 생활 속에서 잘 조화하면 바로 중도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네.”
노후 생활을 위해서는 젊어서부터 경제력을 가져야 되는 것 아닌가요?
“돈을 벌지 못하는 노년에 써야 할 돈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말이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충분한 돈을 가졌다고 해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네. 또한 돈이 좀 부족하다고 해서 부족한 만큼 행복하지 못하리라는 법도 없네. 노년에는 돈이 있어야 살 수 있는 것보다는 돈이 없어도 살 수 있는 것들이 더 많다네. 외적인 것들을 추구하지 않고 내적인 것을 갈망하는 노년에는 돈이 거의 힘을 잃게 마련이지.”
은퇴 후 노년에 추구해야할 삶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첫째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네. 몸과 마음일세.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는 것은 다음에 둘째와 셋째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서지 그저 건강하기 위한 것 자체가 목표가 될 수는 없는 일일세. 둘째는 자기 계발을 위해 수신수도修身修道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네.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답게 살아야 하는 의미와 가치를 깨닫지 못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마지막으로 사회에 이익이 되는 봉사활동을 통해서 홍익 인간하는 것일세. 홍익인간이라 함은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말일세. 그림 그릴 줄 아는 사람은 그림을 그리고, 음악 할 줄 아는 사람은 꾸준히 음악을 하고, 글을 쓸 줄 아는 사람은 글을 쓰는 것이 모두 홍익인간 하는 길이네. 세상에 나대면서 떠들어 대야만 홍익은 아닐세.”
세 가지 목표 중에 건강이 제일 중요한 것 아닌가요?
“세 발로 버티는 솥은 한 발만 부러져도 쓰러지게 되어있네. 건강하지 않고는 다른 일을 할 수 없다고 해서 온통 건강에만 모든 시간을 소비해서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일세. 건강 자체가 인생의 목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다른 일을 하기 위한 수단이고 도구라는 것을 알아야 하네. 음식을 골고루 먹어서 영양의 균형을 가져야 하는 것과 같이 우리 삶에서도 편식이 아닌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다네. 무엇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에만 빠지는 것은 다른 좋은 것들을 용감하게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네.”
아무리 오래 살았더라도 결국 죽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닐까요?
“늙은 뒤에 죽는다는 것은 그렇게 슬프기만 한 일이 아닐세. 천지 자연 속에 모든 것들이 다 삶과 죽음을 가지고 있는데 유독 사람만 예외이기를 바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설령 신에게 부탁을 한다고 하더라도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일일세.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 키케로는 죽음을 아주 자연스럽게 멋지게 설명한 철학자라네. 그의 말을 들어보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은 무엇이든 선으로 간주되어야 하는데 노인들이 죽는 것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또 어디 있겠는가? 마치 과일이 설익었을 때에는 따기가 힘들지만 농익었을 때에는 저절로 떨어지듯이 젊은이들에게서는 폭력이, 노인들에게서는 완숙이 목숨을 앗아간다네. 그리고 내게는 이런 완숙이란 생각이 너무나 즐거워. 내가 죽음에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마치 오랜 항해 끝에 마침내 육지를 발견하고는 항구에 입항하려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네.’ 죽고 나면 천당이나 극락으로 간다는 말보다는 오랜 항해 끝에 육지를 발견하고 항구로 들어가는 기분이라는 말은 정말 명문 중에 명문일세.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죽음은 슬픈 일이 전연 아니고,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호기심 어린 멋진 기대에 부푼 어쩌면 즐거운 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네.”
말을 마치고 나니 은자와 젊은이가 앉아 있는 창 너머로 붉은 해가 넘어가고 있다.
은자가 말했다. “젊은이는 저 해가 지고 있다고 여기고 쓸쓸한 노년을 생각하겠지만 지는 해 너머에서 우리 쪽으로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저 해가 뜨고 있는 해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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