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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영화처럼 人質살해 장면 편집… 잔혹성을 자기 브랜드로 宣傳

오윤희·노석조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2-04 16:07

요르단軍人 산 채로 불태워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 IS(Islamic State·이슬람국가)가 3일 (현지 시각) 인질로 억류하고 있던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를 불태워 살해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後藤健二)씨 살해 영상을 공개한 지 이틀 만이다. 알카사스베 중위는 지난 12월 IS를 공습하던 중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억류됐다.

영상이 공개된 직후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이슬람교와 아무런 관계 없는 범죄 집단이 저지른 비겁한 테러”라고 비난했다. 요르단 정부는 4일 새벽 IS가 석방을 요구한 여성 테러범 사지다 알리샤위 등 2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다. 그녀는 2005년 요르단 수도 암만의 호텔 3곳을 폭파해 60명을 살해한 테러 사건 주동자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IS가 어떤 이념을 갖고 있든지간에 그 이념은 파산 상태"라고 비난했다.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맨 앞) 중위가 주황색 옷을 입고 서 있다. 그 뒤로 소총을 들고 있는 복면의 IS 대원들이 도열해 있다. 이후 IS가 알카사스베 중위의 몸에 불을 질렀고 그는 숨졌다. IS는 3일 이 같은 장면을 담은 22분짜리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IS가 인질을 참수가 아니라 불을 질러 살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테러 감시단체‘시테(SITE)’ >

전문가들은 IS가 국제적 비난에 아랑곳없이 끔찍한 동영상을 세계에 공개하는 것은 문명사회를 정서
적으로 위협하는 동시에 문명사회에 잠재하고 있는 공격적 그룹을 IS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선전술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동영상에서 알카사스베 중위는 휘발유를 뒤집어쓴 채 철창에 갇힌 모습으로 등장한다. IS가 중위 몸에 불을 붙이자 그는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인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은 “이제껏 IS가 공개한 다른 영상들과 다르다. 22분 남짓한 이 영상은 할리우드 영화처럼 공중 촬영, 배경 음악 삽입, 세밀한 편집 기술까지 동원해 공포를 극대화했다”고 보도했다.

IS는 원래부터 인질 살해 영상 유포 등 ‘공포’를 무기로 세력을 확산시켜 왔다. 2004년 한국인 김선일씨를 참수한 테러 조직 알 카에다의 지부(支部)가 알 카에다를 이탈해 IS를 만들었다. 학살, 참수, 총살, 인질 여성 성 노예 매매 같은 극악한 범죄를 통해 단시간에 ‘국제적 인지도’를 높였다. 알 카에다조차 작년 말 “IS는 지옥 불구덩이의 개” “살인과 파괴의 기계”라며 비난했을 정도다.

미국 국제문제 전문가 프리다 기티스는 CNN에 “‘잔인함’은 IS라는 브랜드의 핵심 요소”라며 “그렇기때문에 이들은 자신들의 비인간성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그것을 뻔뻔스럽게 공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잔학성이 구미권 젊은 층의 IS 지원을 오히려 부추긴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FP)는 “(경제 위기 후) 사회 안전망이 붕괴한 상황에서 분노를 합법적으로 해소하지 못한 서구 세계 젊은이들이 점차 잔인한 것에 중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CIA에 따르면 유럽·북미 등에서 IS에 가입한 사람은 3600여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가상 세계의 폭력에 익숙한 10대도 IS에 쉽게 동조될 수 있는 집단이다. IS는 작년 9월 IS 대원이 길거리의 서방 경찰을 향해 총을 쏘고 칼을 휘둘러 머리와 팔다리를 날리는 내용의 동영상을 배포했다. 세계에서 20억달러 매출을 올린 성인용게임 ‘GTA5’를 가공·편집해 만들었다. 경제지 포브스는 아랍 스카이 뉴스 채널과 인터뷰한 테러범의 말을 인용해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을 이용하는 것이 IS 추종자 수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도했다. 잔인한 게임에 노출된 청소년들은 현실감을 상실하고, 살인을 디즈니랜드에서 놀이 기구 타는 것처럼 짜릿한 일로 여기게 된다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IS에 가입한 외국인 가운데 10대 소녀만 10%가 넘는다. 전체 10대의 비율은 그보다 훨씬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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