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IS “人質 2명 살해” 日총리 협박… 2억弗 요구

도쿄=차학봉 특파원, 노석조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1-20 11:10

IS 격퇴 위해 2억弗 지원 표명한 아베에 반발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인질 2명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며 일본 정부에 석방 대가로 2억달러(2180억원)를 요구했다.



20일 공개된 동영상에 따르면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일본인 인질 두명과 함께 등장한 검은색 복면 괴한이 “72시간 안에 몸값으로 2억달러를 지불하지 않으면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했다. 인질은 민간 군사회사 경영자인 유카와 하루나(湯川遙菜·42)씨와 프리 저널리스트 고토겐지(後藤健二·47)씨이다. 두 사람은 평소 친분이 있는 사이다. 유카와씨는 작년 8월 민간 군사회사의 지사 설치를 위해, 고토씨는 작년 10월 난민 취재를 위해 각각 시리아를 찾았다가 납치됐다. 고토씨는 가족에게 “유카와를 구출하기 위해 간다”는 말도 했다고 NHK는 전했다.

주로 군사 작전에 참가하는 미국·프랑스·영국 등을 대상으로 인질 살해 협박을 했던 IS가 이번에는 테러대책과 관련한 경제 지원을 선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겨냥했다. 협박 동영상은 아베 총리가 17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연설하는 NHK화면으로 시작한다. 아베 총리는 당시 연설에서 IS 대책 비용 2억달러를 포함, 중동 정세 안정화를 위해 25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IS는 동영상에서 “일본 총리에게, 너희는 스스로 십자군(IS 격퇴에 참여한 서방 동맹국을 지칭)에 지원했다. 우리의 여성과 어린이를 살해하고 이슬람교도의 집을 파괴하기 위해 자랑스럽게 2억달러를 지원했다”면서 “일본 국민은 2명의 인명을 구하기 위해서 일본 정부에 2억달러를 지급하라는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NHK는 “IS가 동영상을 통해 몸값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IS는 시리아·이라크 국경지대에서 납치한 인질에 대해 해당 정부에 거의 예외 없이 몸값을 요구했지만 이전까지는 비공개였다. 작년 “미국의 IS 공습에대한 보복”이라면서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살해하는 동영상을 공개할 때도 금전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 중앙정보부(CIA)에 따르면 IS는 이 같은 영상을 유포하기 수개월 전부터 미 정부와 폴리 가족에 석방 조건으로 13250만달러를 요구했다. 영상을 통해서는 ‘정당한 보복’이라며 살해를 합리화하려 했지만 실제로는 돈이 목적이었던 것이다. IS에 지난 2년간 납치된 인질 20여명의 국적은 대부분 서방 선진국이었다. 미국(4프랑스(4)·영국(3)·스페인(3)·덴마크(2) 순이었다. 경제적 여력이 없는 아프리카·이슬람권 국민은 인질로 삼지 않았. IS는 몸값으로 인질 1인당 200만유로(26억원) 이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인질 살해 협박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정상회담 이외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예루살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명을 중시하는 대응을 하겠다”면서도 “테러에 굴복하지 않고 관계국과 협력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IS 대책으로 2억달러를 지원하는 것과 관련, “식량·의료등 난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이라면서 “지원 방침을 바꿀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인명 중시를 강조한 데다, 과거 일본 정부가 테러범에게 몸값을 지급한 전례가 있어 물밑 협상 가능성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1977년 항공기를 납치한 적군파에 인질 석방 대가로 600만달러를 지급했다. 공식적으로는 부인하지만, 2004년에도 이라크에 억류된 인질의 석방과 관련해 몸값을 지불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도쿄=차학봉 특파원, 노석조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안보 전문가들이 본 도청 논란
외교·안보 원로들은 10일 미국이 한국 등 우방을 도청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가 유출된 데 대해 “우방끼리 첩보전을 펴는 건 공공연한 비밀로 흥분할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문서 유출 경위에 관해 미국 얘기를 충분히 듣고 우리의 방첩 역량을 끌어올리는...
주한미군이 북한의 ‘괴물 ICBM’ 발사 도발 다음날인 17일 한미 연합공중 작전, 임진강 도강 작전 등 각종 실전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북한은 이날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관영통신인 조선중앙통신·TV를 통해 김정은이 딸 김주애와 지난 16일 ICBM 발사 훈련을 현지...
탑승 전 가족과 연락...도착 시간 지나도 연락 안돼
네팔에서 15일(현지 시각) 추락한 여객기에 탑승한 한국인 2명은 군 상사 아버지와 그의 자녀인 것으로 알려졌다.네팔 정부는 이날 사고 여객기 탑승 한국인 2명은 성이 모두 ‘유(Yoo)’라고 밝혔다.유모 상사는 지난 14일 그의 자녀 1명과 네팔 여행을 하기 위해...
올해 1분기 1335건, 작년보다 60% 늘어
해외 거주 미국인의 시민권 포기 건수가 올해 1분기 1335건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작년 같은 기간의 854건보다 6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이렇게 된 원인은 최근 강화된 미 정부의 세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IS 영상 속 '지하드 존'은 기독교 학교 유일한 무슬림
인질로 잡은 구호활동가·기자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동영상에 등장한 테러단체 IS의 검은 복면의 남성‘지하드 존’은 어릴 적 영국 프로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좋아하는 평범한...
아들 잃은 캐나다 여성… 反IS 운동가로 맹활약
캐나다의 한 가정주부가 자신의 아들이 테러단체 IS(이슬람국가)의 온라인 선전물에 속아 시리아에 넘어갔다가 목숨을 잃자, 반(反)IS 운동가로 변신해 활약하고 있다고 CNN이 20일 보도했다....
요르단軍人 산 채로 불태워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 IS(Islamic State·이슬람국가)가 3일 (현지 시각) 인질로 억류하고 있던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를 불태워 살해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일본인...
IS, 일본 저널리스트 인질 살해 영상 공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IS(이슬람국가)가 유카와 하루나(湯川遙菜·42)씨에 이어 1일 프리 저널리스트 고토 겐지(後藤健二·47)씨의 살해 동영상을 공개했다. IS는 이날 공개한 동영상에서 아베...
IS 격퇴 위해 2억弗 지원 표명한 아베에 반발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인질 2명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며 일본 정부에 석방 대가로 2억달러(약 2180억원)를 요구했다.20일 공개된 동영상에 따르면 주황색 죄수복을...
7일 파리 도심에서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소속 언론인과 경찰 등 12명을 살해하고 이틀 뒤 인질극을 벌이며 프랑스를 테러 공포에 빠뜨린 이슬람 극단주의 추종자 사이드 쿠아치(35)와 셰리프 쿠아치(33) 형제가 범행 60시간만에 경찰에 사살됐다.경찰은 테러...
프랑스 언론사 테러
7일 프랑스 파리의 주간지 ‘샤를리 엡도’사무실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은 외견상 지난 10월부터 잇따라 서방 국가의 안방에서 벌어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
의사당 등 동시다발 총격
캐나다 국회의사당에서 22일 중동의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발생, 수도 오타와의 심장부가 난사(亂射) 당했다. 캐나다는 전국에 테러 경보를 내렸고, IS...
오는 10일 발표할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프란치스코 교황(77)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 보도했다. 주요 후보 리스트에는 콩고 내전 성폭행 피해 여성을...
성폭행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미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후보들이 줄줄이 낙선했다. 6일(현지시각) 연방상원의원 선거 결과 공화당 소속 토드 아킨(미주리), 리처드 머독(인디애나), 톰 스미스(펜실베이니아) 후보들이 모두 패배해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