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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방사능 오염수 캐나다에 악영향?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8-29 16:24

정부·학계 “위험없다” 공식 입장
한국 내 '캐나다 오염' 낭설 퍼져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유출된 후, 일본산 방사능에 대한 우려가 한국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캐나다 관련 당국은 태평양 해류를 따라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이 분산되지만, 건강에 커다란 문제를 일으킬 수준은 아니라고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한인사회에서는 한국내 공포감과 맞물려 캐나다도 안전하지 않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어 방사능 오염수에 관한 연구 자료와 캐나다와 미국 관계당국의 발표를 모아봤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오염수 북미 도달에 약 4~5년 예상"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방사능 물질의 분산 예상도, 자료원=GEOMAR/학술자료 캡처 >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가 밴쿠버 연안을 포함한 북미 해안에 도달하는 시기에 대해서는 영국물리학회에 올라온 미국 시애틀의 미해양대기청(NOAA)과 독일 게오마(GEOMAR)연구소 공동 발표 논문이 캐나다 국내에서 자주 인용되고 있다.

논문은 지난해 4월 16일 제출됐기 때문에 현재 밝혀진 추가 유출은 반영되지 않았지만, 해류흐름에 따른 오염수의 움직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논문에서 주목할 부분은 오염수의 방사능 물질이 북미 해안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기간과 방사선량이 어느 정도 남는가하는 부분이다. 

2011년 3~4월에 후쿠시마에서 태평양으로 누출된 방사능물질 중 하나인 세슘-137(Cs-137)은 해류를 따라 4~5년 후에 북미 해안에 도달한다고 예상했다. 거의 1년 편차가 나는 이유는 해수 수온에 따라 도달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보고서 내용을 보면 해수 수온이 높을 수록 일본에서 북미 해안까지 도달 시간이 줄어든다.


"세슘 방사성은 4~7년 후 상당부분 감쇠"

세슘의 방사선량은 그 사이 많이 감쇠된다. 누출 2년까지 세제곱미터당 10벨크렐(Bq/㎥)이던 방사선량은 4~7년후에는 1~2Bq/㎥ 정도로 약화된다고 게오마 보고서는 밝혔다. 1~2Bq/㎥ 는 어느 정도 해를 끼칠 수준인지 알아봤다.

캐나다원자력안전위원회(CNSC)의 세슘의 식수 안전기준을 보면 리터당 10벨크렐(Bq/ℓ)이 안전선이다. 10Bq/ℓ은 환산하면 1만Bq/㎥ 에 해당한다.

따라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해류를 따라 북미에 도달할 무렵에 남는 세슘의 방사선량은 인체에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다만 태평양이 인체에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일본의 핵발전소 사고 관리 미비로 오염된 것은 분명하다.

보고서는 후쿠시마 원전 누출 이전보다 태평양 바닷물에 세슘함량이 2배로 남게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슘의 방사성 반감기는 30년이며, 60년이 지나면 75%가 줄어든다.


"체내에 세슘은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

방사능 오염수 유출사건에서 세슘이 자주 언급되는 이유는 10여가지 방사성 물질 중 반감기가 가장 길어 장거리 전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세슘은 수용성이라 체내에 쌓이지 않고 대사과정을 통해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된다.

물론 세슘은 몸에 해롭다. 미국환경보호청(EPA)은 세슘은 식품이나 음료, 또는 분진형태로 우리몸에 들어올 수 있으며, 발암 가능성을 높인다고 기술하고 있다. 특히 방사능 누출 사고로 오염물질과 직접 접촉은 발암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그러나 세슘이 있는 식품을 피하려면 세상에는 먹을 것이 없다. EPA는 "1950년대와 1960년대 핵무기 실험의 결과로 세슘이 대기 중에 퍼져있어 지구상에 거주하는 이들이 세슘 자체를 피하기란 불가능하다"고 기술하고 있다. 체르노빌 폭발사고 때도 세슘이 대기 중에 확산된 바 있는 가운데 최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세슘의 위험성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참고로 밴쿠버 지역 3개 상수원에서 2011년 5월 2일 실시된 세슘 137 방사선량 검사결과 카필라노상수원은 0.03Bq/ℓ, 코퀴틀람과 시무어는 0.01Bq/ℓ로 나타났다.  앞서 후쿠시마 원전에서 대기 중으로 세슘이 뿜어져 나온 지 약 5일 후인 3월16일자 측정자료를 보면 카필라노는 0.02Bq/ℓ, 코퀴틀람은 0.05Bq/ℓ, 시무어는 0.06Bq/ℓ이었다.


캐나다 정부·학계 공식입장은 "위험 없다"

이와 같은 측정 자료를 토대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한 방사능 오염에 관한 BC주정부의 공식입장은 BC주에는 위험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2011년 3월23일, 닥터 페리 켄달(Kendall) 보건청장은 공식 발표를 통해 "일본 핵발전소에서 나온 방사능이 BC주민에게 건강상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입장은 현재에도 바뀌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14일 캐나다 뉴스에이전시 중 하나인 QMI와 인터뷰에서 켄달 보건청장은 오염수가 BC주 해안에 도달할 때 쯤이면 방사선량이 크게 준다고 보았다. 켄달 보건청장은 "현재 상황을 보면 일본에서는 분명한 사안이 됐지만, 어떤 방사능도 태평양을 건너올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캐나다 연방정부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캐나다환경부는 "걱정할만한 요인이 없다"며 2011년 8월에 BC주와 유콘 지역에 임시설치했던 방사능 감지기 9기를 제거했고, 같은 해 9월에는 주간 방사능 데이터 발표를 중단하고 분기별 발표로 전환키로 했다. 현재에는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캐나다에서도 후쿠시마 상황에 관심은 있지만 최근의 방사능 오염수 누출이 캐나다에 '대재앙'이라는 보도나 반응은 찾아보기 어렵다. 2011년 3월 우려가 상당부분 기우였던 데에서 나온 학습효과로 보인다.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위험 등급이 최악 7등급이었던 당시 SFU 핵물리학과 크리스 스타로스타(Starosta)교수는 2011년 3월 19일과 20일, 25일 또 다른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131(iodine 131)이 BC주에 내린 빗물과 해초에서 평소보다 4배 많게 검출됐으나 인체에 해로운 수준은 아니라고 발표했다. 요오드131의 반감기는 8일이다.


'쓰나미 쓰레기장' 우려도 예상과 달라

2011년 3월 발생한 일본 지진해일 쓰레기가 BC주 해안을 뒤덮을 것이라는 예상은 현재까지는 들어맞지 않았다.

짐 스탠든(Standen) BC환경장관은 지난 7월 30일 일본총영사관 브리핑 중 "확정해서 말할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초기 예상 만큼 해일 쓰레기가 쌓일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스탠든 장관은 일본정부가 약속한 청소지원금 100만달러를 조만간 해안 청소를 위한 작업에 향후 2년 동안 분배할 예정이다.  지진해일로 발생한 태평양 부유물은 약 500만톤, 이중 150만톤이 북미해안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 부유물들은 후쿠시마 원전 누출 전에 발생해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았다고 캐나다 보건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부유물 상당수는 올 겨울부터 2014년 초사이에 BC주 해안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내 캐나다 입장·상황 해설에 낭설 있어
확산 아닌 분산인 점에 주목해야


한국내에서는 캐나다가 원자력 관련 사업 보호 때문에 후쿠시마에 대한 어필을 제대로 못한다는 낭설이 나오고 있다. 캐나다 국내에는 원전이 존재하며, 온타리오주는 전력 수급량의 50%를 원전에 의존한다.

캔두원자로는 캐나다의 수출 품목 중 하나다. 그러나 BC주는 원자력 발전소 건립 자체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환경 오염을 우려해 우라늄 광산 개발도 금한 상태다. 캐나다 국내에서 일본과 가장 가까운 지역인 BC주의 주정부가 방사능 오염에 관한 주민을 오도할 이유나 배경은 보이지 않는다.

BC주 당국은 일본 후쿠시마 인근 근해의 방사능 물질 오염과 생태파괴는 심각하다고 보지만, 태평양을 건너오면서 방사능 물질이 분산되기 때문에 캐나다 근처에 이르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앞으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두고 좀 더 상황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한 방사능 물질의 분산(dispersal) 지도를 '확산(spread)'으로 해석하는 오류도 한국내 보도에서 보인다. 게오마 보고서의 핵심은 방사능 물질이 해류를 타고 분산되면서 세제곱미터 단위로 측정했을 때 그 안에 방사선량은 후쿠시마 앞바다에 측정할 때보다 상당히 약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오염수가 후쿠시마 누출 당시의 방사선량이 그대로 유지된 채 태평양을 덮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세슘 - Caesium /조선닷컴 키워드

세슘은 우라늄의 핵분열 과정에서 생기는 것으로,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공중으로 흩어진 방사능의 주성분이다.

세슘-137은 자연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핵실험 등에 의해 생긴 인공 핵종(核種)으로 이 원소의 농도는 방사능 낙진의 영향을 살피는 대표적인 척도.

세슘-137의 반감기 (방사선량이 절반으로 주는 기간) 는 약 30년. 핵실험이 크게 줄어든 최근까지 환경중에 꽤 높은 농도의 세슘이 존재하는 것은 방사성 낙진들이 대기층으로 상승해 오랜시간 머물렀다 서서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GEOMAR 발표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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