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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스토리] 밴쿠버에 부는 나폴리 피자의 바람

이광호 기자 kevi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3-19 15:40

치대고 돌리고 얹어 500도 장작 화덕에 90초간 익힌 예술
쫄깃한 도우와 신선한 재료가 어우러진 담백한 맛
마거리타, 마리나라 피자가 나폴리 피자의 기본

피자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동그라미, 두툼한 도우(dough), 타바스코소스, 피자배달 아저씨, 실처럼 길게 늘어지는 치즈…

피자라고 다 같은 피자가 아니다. 모든 음식이 그렇듯이 저마다 태어난 이유가 있고, 모양과 맛이 제각각이고, 그 맛에 빠진 팬들을 몰고 다닌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피자는 미국으로 건너와 이탈리아식과 미국식으로 나뉘고, 여기서 또 각 지역의 이름을 따 로마와 나폴리, 그리고 뉴욕 스타일과 시카고 스타일 등 꾸준히 분화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밴쿠버에서는 나폴리 피자가 대세다. 나폴리 피자가 뭔가. 화덕 피자라고 하면 그림이 그려지는가.

나폴리 사람들은 그들만의 피자 전통을 지키기 위해 협회까지 만들어 제조법과 재료를 까다롭게 정해놨다. 협회에 가입한 밴쿠버 레스토랑 몇 곳도 인증서를 걸어 원조라고 자랑한다. 물론, 협회나 인증 자체를 무시하고 대대로 내려오는 손맛으로 만드는 자기야말로 ‘진짜 원조’임을 강조하는 집도 있다.

한 조각으로 끼니가 해결되는 두툼한 미국식 피자 대신 나폴리 피자는 얇음의 미덕을 강조한다. 가장자리의 두께는 2cm 남짓, 한가운데는 0.3cm를 넘지 말아야 한다. 반죽은 반드시 손으로 하며 밀대 대신 손으로 동그란 모양을 만들어 내야 한다. 주재료는 토마토와 치즈다.

나폴리 피자를 나폴리답게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보다도 장작을 때는 화덕. 레스토랑의 자랑거리답게 어느 자리에서나 보이도록 설계한다. 베수비오 산의 끓어오르는 용암으로 피자를 구워내던 전통이 장작 화덕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게 빠지면 나폴리 피자집 리스트로 인정받기 어렵다.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가스 오븐 대신 찰흙과 벽돌로 화덕을 쌓고 주로 참나무를 때 500도 가까이 온도를 올린 후 1분 30초 내외의 짧은 시간에 피자를 익혀 낸다. 가장자리가 탔다며 바꿔달라면 ‘촌사람’ 취급당한다. 얇디얇은 도우가 높은 온도와 만나니 그을릴 수밖에 없는, 원래 그렇게 먹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나폴리 피자의 또 다른 특징은 ‘심플한’ 토핑이다. 도우 위에 잔뜩 쌓아올린 재료 대신 신선한 몇 가지만으로도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어촌 나폴리를 느낄 수 있다.

나폴리 피자집의 솜씨를 즐기려면 마거리타(margherita) 피자가 제격이다. 마거리타 여왕의 이름을 땄다는 속설이 있다. 마거리타 피자의 특징은 단순함. 이탈리아 국기처럼 세 가지 색의 재료로 이뤄져 있다. 빨강(토마토), 하양(모짜렐라 치즈), 파랑(바질)이 어우러지는 신선한 재료와 맛, 그리고 쫄깃한 도우가 특징인 ‘피자의 기본’이다. 

나폴리 피자의 또 다른 베스트 셀링 아이템은 마리나라(marinara) 피자다. 마리나라 피자는 토마토, 마늘과 오레가노 향초가 주재료다.

자, 마거리타 피자와 마리나라 피자, 이 두 아이템을 기준으로 밴쿠버 레스토랑을 다니며 채점표를 만들어 보자.



Nicli Antica Pizzeria (62 E. Cordova St. · 604-669-6985)
밴쿠버에 나폴리 피자 붐을 일으킨 선두주자 중 하나. 개스타운 끝자락에 있다. 단층 벽돌 건물 벽에 ‘PIZZERIA’라는 네온사인이 붙어 있어 자칫 놓치기 쉬운 위치. 단순하면서도 모던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일방통행 길 양쪽으로 주차할 수 있으며 예약은 받지 않는다. 매일 오전 11시 30분 첫 손님을 받아 자정까지 영업. 테이크아웃도 할 수 없다.
마거리타 $13 · 마리나라 $9



Via Tevere Pizzeria (1190 Victoria Dr. · 604-336-1803)
나폴리 출신 사장이 어릴 적 자란 동네 이름을 따 개업한 가장 최근에 생긴 식당. 빅토리아 드라이브 한적한 주택가에 있지만 찾아오는 손님으로 북적거린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밀가루 반죽을 치대고 돌리고 토핑을 얹어 나무가 타오르는 화덕 안으로 밀어 넣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월요일 휴무. 매일 오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예약불가. 나폴리 피자 협회 등록 업소. 
마거리타 $12 · 마리나라 $9



Pizzeria Farina (915 Main St. · 604-681-9334)
조지아 바이아덕트 고가도로 아래 놓인 작은 피자집. 잘 숙성시킨 쫄깃한 도우가 자랑이며 식당에서 먹을 때 탄산수가 무료로 제공된다. 매일 오후 5시부터 영업 시작. 재료가 떨어질 때까지만 주문을 받는다. 전화로 주문한 후 테이크아웃 픽업하려는 사람이 많다. 좌석 수가 적고, 가스 오븐인 점이 흠.
마거리타 $12 · 마리나라 $9

The Bibo (1835 W 4th Ave. · 604-568-6177)
키칠라노 입구의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자부하는 집. 요리사의 손맛이 음식 맛을 좌우하며 향초와 버섯을 비롯한 주요 재료는 이탈리아에서 공수해온다고. 마리나라 피자에는 올리브와 앤초비 토핑이 추가로 올라간다.
월요일 휴무. 오전 11시 30분~ 오후 2시 30분. 오후 5시 30분~오후 10시 30분.
마거리타 $12 · 마리나라 $14

Marcello Pizzeria (1404 Commercial Dr. · 604-215-7760)
이탈리아 사람들이 모여있는 커머셜 드라이브에 있는 터줏대감. 태양의 신 얼굴을 한 커다란 화덕이 유명하다. 기본 나폴리 피자 외에도 다양한 토핑을 얹은 피자 메뉴가 많다. 가족끼리 식사하기 적당한 분위기.
오전 11시 문을 열어 주중에는 오후 11시까지, 주말에는 자정까지 영업한다. 
마거리타 $11.5 · 마리나라 $9



Famoso Neapolitan Pizzeria (1380 Commercial Dr.· 604-251-2292)
앨버타주 에드몬튼에 처음 문을 열어 밴쿠버와 온타리오주로 확장한 프랜차이즈. 테이블마다 놓인 메뉴판을 보고 정한 후 주문표를 작성해 카운터에 내면서 돈을 내는 셀프서비스 방식이다. 음식은 테이블로 가져다준다. 살짝 시끌벅적한 분위기.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화덕으로 섭씨 480도에서 1분 30초간 구워낸다.
일요일 휴무.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 수요일~토요일은 문 닫는 시간이 좀 더 늦다. 
마거리타 $11.5 · 마리나라 $9

이광호 기자 kevi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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