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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손엔 핸들, 한손엔 메스… 도요타를 대수술하다

김은정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3-10 19:30

57세 젊은 사장 아키오, 7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조직 개편
정몽구 회장보다 18세 어린 수장
부사장단 60세 안팎으로 배치… 생산·판매에서 지역 중심으로
삼성에서 배운 노하우 적용하나
작년에 삼성 인재개발원 찾아… 지역 책임자에 非일본인 임명
철저하게 현지화 전략 도입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6일 대표이사 부사장단을 대폭 물갈이하면서 조직 구조를 기능 위주에서 철저히 시장 위주로 재편하는 '신(新)체제'를 발표했다. 이후 업계에선 "도요타 76년 역사상 가장 큰 폭의 조직 변화"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09년 53세의 젊은 나이에 거대 도요타 왕국을 맡은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57) 사장은 지난 4년간 대량 리콜과 대지진, 초유의 엔고(円高) 등을 겪으며 방어 경영만 해왔다. 대지진 후에는 1위에서 3위로 추락하는 쓴맛도 봤다. 그러다 지난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고 엔화 가치도 빠르게 하락하자 거꾸로 자신감을 갖고 대대적인 공격 모드로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도요타 창업주 손자인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취임 4년 만에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 실질적인 ‘아키오 체제’ 출범을 알렸다. 사진은 자사 스포츠카 ‘하치로쿠(86)’를 직접 몰아본 뒤 엄지를 치켜든 모습. 수준급 운전 실력을 갖춘 스피드광이다. /블룸버그
'젊게, 빠르게, 책임 소재 분명히'

아키오 사장은 6일 도쿄(東京) 오다이바에 있는 도요타 대형 전시장 '메가웹'으로 국내·외 주요 매체 기자 80여명을 불러 모았다. 그는 그 자리에서 "도요타의 글로벌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4월 1일자로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면서 구상을 밝히기 시작했다. 4년 전 본인이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임명했던 5명의 대표이사 부사장 중 4명을 갈아치우고 젊은 대표이사들을 대거 발탁한다고 밝히자 장내가 술렁였다. 은퇴한 부사장들의 평균 나이는 67세. 새로 임명된 부사장들은 60세 안팎으로 확 낮아졌다.

이어 아키오 사장과 나란히 단상에 오른 조 후지오(張富士夫·76)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우치야마다 다케시(內山田竹志·67) 부회장은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혔다. 일선에서 물러나 사실상 '고문' 역할을 한다는 의미였다.

조직 구조는 뿌리부터 바뀌었다. 이제까지 기획, 생산, 영업, 연구·개발 등 기능 위주로 구성했던 사업 조직을 렉서스, 제1 도요타(북미·유럽·일본 담당), 제2 도요타(기타 신흥국 담당) 등 철저히 시장 위주로 재구성했다. 제1 도요타 담당 부사장은 미국에서 파는 도요타 차량의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모두 직접 책임지라는 뜻이다.

렉서스, 제1 도요타, 제2 도요타는 각각 50만대, 400만대, 300만대 규모. 아키오 본인은 렉서스사업부를 지휘하기로 했다. 자회사를 제외한 도요타·렉서스의 세계 판매량이 800만대가 넘어가면서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직접 판단하도록 규모를 쪼갠 것이다.

아키오 사장은 "해당 조직을 담당하는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업 전체와 수익을 직접 책임진다"며 "(그간 문제로 지적됐던) 의사 결정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 목소리 듣겠다"

북미·남미·아프리카·유럽 등 굵직한 지역 본부의 총책임자로 비(非)일본인을 임명한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아키오 사장은 "과거엔 차를 찍어내면 무조건 팔리는 줄 알았으나 지금은 소량·다품종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철저히 현지화해야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도요타 인재개발부 간부들이 삼성 인재개발원을 찾아 삼성의 글로벌 인재 양성 노하우를 배워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 1위 도요타가 젊은 아키오 사장 체제로 재편된 것이 폴크스바겐현대·기아차 같은 추격자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아키오 사장은 폴크스바겐그룹의 실질적 경영자인 페르디난드 피에히(Piech·76) 이사회 의장이나 현대·기아차 정몽구(75) 회장보다 스무 살 가까이 젊다. 아키오 사장은 "(아버지인) 쇼이치로(章一郞) 명예회장은 80대, 조 후지오 명예회장은 70대, 우치야마다 부회장은 60대, 나는 50대다. 넓은 시야를 가진 이들에게서 값진 조언을 받겠다"고 말했다.

폐쇄적 도요타 '깜짝 사외이사'… 경쟁사 GM 부사장 출신 영입

도요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사외이사 3명을 임명한 것도 주목된다. 특히 3명 중 독립 컨설턴트 역할을 할 마크 호건(Hogan·61·사진)은 경쟁사 GM의 부사장을 지낸 인물. 폐쇄적인 도요타 왕국에 경쟁사 출신 미국인 사외이사가 영입됐다는 소식에 일본보다 미국 자동차 업계가 더 놀라고 있다. 그는 1980년대 도요타가 미국에서 GM과 합작해 만든 회사 누미(NUMMI)의 창립 멤버로 아키오와는 허물없이 지내는 친구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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