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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이 10억원 벌면 3억~5억원은 前官들 몫

한경진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2-18 10:32

前법무장관 출신은 6년간 재산 48억 늘어… 검사장 출신은 6개월, 고검장은 1년이 대목

황교안 법무장관 후보자가 16개월간 로펌에서 16억원가량(월 1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검찰·법원의 고위직 출신 전관(前官) 변호사들의 소득이 관심을 끌고 있다.

황 후보자는 변호사 시절 정액 급여는 월 3600만원(세후 2600만원)가량을 받았지만 어떤 달은 수당 포함 3억원을 받기도 했다.

매년 검찰·법원의 인사철이면 갓 퇴직한 전관들을 끌어가기 위한 로펌들의 '스카우트 전쟁'이 불붙는다. 프로야구의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다. 로펌은 이들에게 '1~2년간 월(月) 수천만원 고정급여, 사건 유치액의 ○○% 인센티브 보장' 조건을 내건다.

로펌이 앞다퉈 전관들을 영입하는 이유는 이들이 그만큼 로펌 수입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로펌 업계에선 "유치하는 매출의 30~50%를 받는다"는 게 통설이다. 일반 스태프들 급여에 사무실 임대료, 차량 유지비, 영업활동비 등 각종 비용이 많기 때문에 연봉 10억원을 받으려면 최소 20억원대 매출(수임료)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2011년 기준 국내 5대 로펌의 변호사 1인당 매출은 5억 3000만원 정도였다.

검사 출신 중엔 고검장급, 검찰 인사를 다루는 검찰국 간부 출신 등이 '대어(大魚)'로 손꼽힌다. 특히 고검장 출신은 25년 이상 검사 생활을 하면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전국구'여서 인기다. 대검 차장(고검장급) 출신인 정동기 전 감사원장 후보자는 변호사 7개월간 7억원을 받았고, 서울고검장으로 퇴직했던 김경한 전 법무장관은 변호사 6년간 재산이 48억원 늘었다.

고위직 전관들은 직접 법정에서 변론을 하진 않지만 그간 쌓은 인맥(人脈)을 활용해 사건을 유치하거나 의뢰인들 스스로 '전관예우' 혜택을 의식해 찾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로펌의 중견 변호사는 "갓 퇴임한 고위직 전관에겐 기업 의뢰인들이 사건을 맡아달라고 '통사정'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들이 받는 보수가 해당 로펌 최고 대우가 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과거 고위직 전관들의 전매특허였던 '전화 변론', '도장 변론' 관행도 여전하다고 말한다. 전화 변론은 전관이 현직의 후배들에게 전화로 '청탁'하는 경우다. 10년 전쯤 한 전직 법무장관이 전화 변론으로 1억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도장 변론'은 대법원 사건 상고 이유서에 대법관 출신 변호사의 도장이 없으면 사건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말에서 나왔다.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전직 간부는 "몇년 전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상고 이유서를 쓰면서 대법관 출신 변호사에게 3000만원을 주고 도장을 받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전관 변호사의 몸값 고공 행진이 얼마나 지속하느냐는 '매출 기여도'에 달렸다.

대형 로펌 관계자는 "개인별로 다르지만 검사장은 6개월, 고검장은 1년쯤 지나면 (사건 유치가) 파장 분위기"라며 "전관들이 월급봉투를 보며 처음엔 '0'이 하나 더 붙어서 놀라지만 몇년 후엔 '0'이 하나 사라져서 또 한 번 놀란다는 말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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