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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20년 베테랑 소방관 화재 진압 중 공장 무너져…

권상은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12-31 14:04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이 또다시 참변을 당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소방서 소속 김형성(43) 소방장은 지난 31일 공장 화재를 진압하다 건물이 무너지는 바람에 숨졌다. 김 소방장을 포함해 2012년 한 해에만 화재 진압, 인명 구조 등 근무를 하다 소방관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일산소방서에서는 지난달 17일 공장 화재 현장에서 의무소방대원 김상민(22) 일방이 추락 사고를 당해 13일 만인 29일 숨지기도 했다.

31일 오전 10시쯤 고양시 일산서구 구산동의 필기구 제조업체 H산업 공장 안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볼펜·마커 등을 제조하는 공장 내부에는 유성 잉크, 플라스틱 등 인화성이 강한 물품이 많아 화재가 급속하게 확산됐다. 또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구조여서 피해를 더했다. 화재 초기에 직원들이 소화기 30여대를 동원해 불길을 잡으려 했지만 실패하고 대피했다. 또 유독가스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바람에 소방대원들의 진화 활동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한때 소방 비상 최고 단계인 광역 3호까지 발령했다. 고양·파주·김포소방서의 지원을 포함해 인력 240명, 소방차 31대에 헬리콥터 3대까지 투입해 3시간 30분 만인 오후 1시 27분에 완전히 진화했다. 그러나 연면적 1800㎡에 이르는 제조 공장과 창고 등 건물 5개 동과 내부 기계 설비 등이 전소해 소방서 추산 20억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당시 공장 안에서 작업하고 있던 직원들을 상대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일산소방서 장항 119안전센터 소속으로 이날 화재 현장에 출동한 김 소방장은 동료 소방관 2명과 함께 소방 호스를 들고 제조 공장 안에 진입해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오전 10시 45분쯤 잉크 보관 창고로 이동하던 중 벽체가 무너지는 바람에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일산소방서 관계자는 "경력 20년이 넘는 베테랑인 김 소방장은 12월 초에 임용된 신참 소방관들과 한 조를 이뤘다"며 "상황이 긴박해지자 후배들을 먼저 밖으로 대피시키고 뒤따르다 변을 당했다"고 밝혔다.

일산소방서는 화재를 진압한 뒤 굴착기 등의 장비를 동원해 김 소방장에 대한 수색에 나섰으나 주저앉은 건물 잔해가 많아 어려움을 겪었다. 김 소방장의 시신은 이날 오후 5시 40분쯤 화재 현장에서 발견됐다. 김 소방장은 지난 1992년 소방관으로 임용됐으며 2005년 소방장으로 진급했다. 유족으로는 어머니(79)와 부인(41), 1남 1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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