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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마지못해 던진 한장짜리 답변

이혜운 기자 liety@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5-10 09:25

9일 오후 9시 작곡가 윤이상(1995년 사망)의 부인 이수자(85)씨와 딸 윤정(62)씨가 살고 있는 경남 통영시 화삼리 2층 단독주택. 불은 켜져 있지 않아 주변은 깜깜했고, 윤씨 소유로 알려진 파란색 벤츠만 주차돼 있었다. 북한 당국이 유엔을 통해 북한에 구금됐던 '통영의 딸' 신숙자(70)씨가 간염으로 사망했다는 답변을 통보한 후, 아직까지 신씨 가족에게 월북을 권유했던 윤이상 일가의 반응은 전혀 없다.

하지만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등 국내 민간단체들은 "(설혹 신씨가 죽었더라도) 살아있다고 발표한 신씨 두 딸에 대한 송환 운동을 더욱 확대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상에서도 신씨에 대한 추모의 움직임과 윤씨 일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 생존해 있는 두 딸의 구출 등을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씨의 남편인 오길남(70)씨는 국제 사회 협조를 위해 5월 말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인권 청문회와 6월 말 독일 인권 관련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민간단체들 "두 딸 구출 위해 송환 운동 확대하겠다"

9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종로구 중국 대사관 앞 옥인교회 앞에서 열린 탈북난민 강제 북송 반대 집회에 오길남 박사가 얼굴을 나타냈다. 오씨가 "내 아내가 죽었을 리 없다. 내 두 딸이 나를 보고 싶지 않아 할 리 없다"며 울먹이자, 시민들은 촛불을 흔들며 "힘내세요"라고 외쳤다.

9일 서울 종로구 옥인동 옥인교회 앞에서 열린 제86회 탈북난민 강제 북송 반대 촛불 집회에 오길남 박사가 처음으로 참석했다. 촛불 집회에 온 오 박사가 “내 아내 신숙자가 죽었을 리 없다. 내 두 딸 혜원이와 규원이가 나를 아버지로 여기지 않을 리 없다”며 울먹이자 “힘내세요”라고 100여명의 시민들은 응원했다. /김지호 객원기자 yaho@chosun.com
시민단체·종교단체·해외 한인회는 북한에 남아 있는 신씨의 유해와 살아있는 두 딸 오혜원(36)·규원(34)씨를 송환하기 위해 '통영의 딸 송환대책위원위'를 발족할 계획이다. 기존에 있던 '통영의 딸 국민운동본부'에다 해외한인회, 종교단체 등이 가세해 범국민 운동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대책위 준비를 주도하는 허현준(43) 통영의 딸 국민운동본부 사무처장은 "제네바·뉴욕에 있는 북한대표부에 항의 방문을 하는 한편 대북전단 등을 통해 북한 내부에 '통영의 딸' 소식을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서명운동과 국토대장정, 사진전시회, 촛불집회 등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도 준비 중이다. 북한인권학회 '세이지 코리아'도 오는 8월 미국에서 인권전문가들과 '통영의 딸' 문제를 논의하는 등 혜원·규원을 위한 구출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비정부기구(NGO)인 '북한반(反)인도범죄철폐연대(ICNK)'는 지난 2일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유엔 WGAD를 통해 "신씨의 유해를 송환하라" "사망 증명서를 한국으로 보내라"는 내용의 답변서를 보냈다.

인터넷에선 신숙자 추모 움직임… 윤이상 일가 비판도

트위터 등 인터넷 공간에서도 신씨의 유해 및 생존한 두 딸의 송환을 요구하고, 윤씨 일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추모의 뜻을 담아 검은 리본 표시(▶◀)와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윤이상 마누라, 딸은 통영·독일·북한에 별장 두고 살고"('blueheart777') "통영의 딸 신숙자씨! 삼가 명복을 빌며 두 자녀라도 구출해서 부녀상봉 되도록 줄기차게 요구하며 국민적운동이 가일층 일어야한다!"(@jmkc1) 등의 글도 올라왔다.

트위터 리서치 사이트 트위타돈(http://twitaddons.com/)에서는 '윤이상 가족 남북을 오가며 버젓이 살아도 되나'라는 설문 조사가 진행 중이다. 트위터 통계사이트인 트위트랜드(tweetrend)에선 이날 하루 '통영의 딸'이란 키워드로 글을 올린 사람만 1195명이었고, 일부 통계사이트에선 '통영의 딸'을 주제로 한 단일 글이 '오늘의 리트윗'(RT·트위터 글을 그대로옮기는 것) 순위에서 9위에 올랐다. 반면 아고라 등에는 "윤이상 가족들의 삶의 모습은 그들의 인간성 문제이지, 윤이상의 예술성을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아이디 ('estherchung')의 반박성 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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