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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례 탈북 끝에 한국 땅 밟은 여성

유마디 기자 umadi@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3-07 13:23

탈북女 “몸팔아 만신창이 된 날 도운 사람은…”
탈북자 황미선(42·가명)씨는 중국에 억류된 탈북자 얘기가 나오자 눈물부터 글썽였다. 꿈에 그리던 한국 땅은 2006년 1월에 밟았다. 최초 탈북 후 9년이 걸렸다. 참으로 질곡의 세월이었다. 북한을 탈출하기 위해 두만강을 3번 건넜고, 가까스로 닿은 중국 땅에서 중국 공안에 잡혀 강제 북송된 것만 2번이었다.

황씨는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태어났다. 광산에서 마광기(광석을 잘게 부수는 기계)를 운전하던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5남매 중 맏이였다. 세 끼는커녕 허기 달래기가 어려웠던 시절 옆집 일가족 7명이 굶어 죽는 것을 목격했다. 1997년 8월, 황씨는 처음 두만강을 건넜다. '일단은 북한만 탈출하자'고 생각했다고 한다.

"나이 스물일곱에 가진 건 몸뚱아리뿐이었습니다. 옌볜 조선족 마을에서 혼자 살고 있는 30대 남자에게 2만위안(약 356만원)에 몸을 팔았어요. 낮에도, 밤에도 노예처럼 살았습니다."

가짜 호구(戶口)증을 가지고 다니며 시장에서 김치를 팔아 연명하던 황씨는 2002년 11월 처음 중국 공안에 발각됐다. 17㎡(약 5평) 남짓한 변방구류소에 황씨 같은 탈북자 30여명이 떨고 있었다. 공안들은 실내에 사냥개를 풀었다. 낮에 개에게 물어뜯기고 나면, 밤엔 공안들이 자고 있는 탈북자들을 깨워 때리기도 했다. 한 달 뒤 북한에 송환됐지만, 황씨는 강제노동 6개월 만에 허술한 경비를 틈타 다시 두만강을 넘었다.

몸이 상할 대로 상한 채 길거리를 배회하는 황씨를 도운 건 한 한인 자선단체였다. 건강을 회복하며 목숨을 부지했지만, 악몽은 다시 찾아왔다. 2004년 옌볜 길거리에서 중국 공안에 다시 붙잡혔고, 이번엔 고향인 무산군 보위부로 이송됐다.

각목으로 두들겨 맞아 오른쪽 어깨가 부서졌고, 양쪽 귀가 잘 들리지 않게 됐다. 숨이 넘어가기 직전 풀려났고, 이틀 만에 다시 두만강을 기어 넘었다. 한국으로 가야 한다는 일념뿐이었다.

이를 악물었다. 탈북 브로커의 도움을 받아 라오스·태국을 거쳐서 2006년 1월 황씨는 한국 땅을 밟았다. 황씨의 비행기가 인천공항 활주로에 닿았을 때, 황씨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황씨는 지난 1월 자신을 담당하는 강서경찰서 최명현(57) 경위의 도움으로 어깨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이다. 뼈 속까지 곪아 터진 염증을 긁어냈고, 아직 몇 차례 더 수술을 앞두고 있지만 황씨는 "행복하다"는 말을 거듭했다. 그동안 고문 후유증으로 직접 돌보지 못했던 4살 된 딸아이도 이젠 제 손으로 기를 수 있게 됐다. 황씨는 "북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 우리 가족들이 어서 한국에 와서 나처럼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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