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직원 죽여 보험금 타내려 회사 차린 30대

남양주=권상은 기자 sekwo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2-13 11:25

경찰 “범행의 잔인함이 1993년 지존파 연상케 해”

거액의 보험금을 노려 보험설계사를 납치 살해하고, 유령 회사를 차린 뒤 직원들을 보험에 가입시켜 살해하려 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주범은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

경기도 남양주경찰서는 13일 이 같은 혐의로 진모(26)씨 등 고교 동창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 청부살인을 의뢰하는 등 범행을 주도한 염모(38)씨는 지난 8일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신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미혼인 염씨는 지난 2010년 8월 서울에 가방 판매업체를 차리고 영업사원 3명을 고용해 보험 범죄를 계획했다. 당시 염씨는 영업사원들 명의로 사망 시 59억원을 탈 수 있는 종신보험에 가입시켰고, 자기 돈으로 1억원가량의 보험금을 대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염씨는 작년 12월 사망 시 수익자를 자신으로 변경하는 동의서를 영업사원들로부터 받는 등 범행 사전 준비를 마쳤다. 동시에 염씨는 또 다른 보험 사기도 계획했다. 평소에 알고 지내던 보험설계사 김모(38)씨에게 작년 11월쯤 "보험료 100억원을 일시불로 납입했다는 내용의 보험증권을 만들어주면 300억원 보험 고객을 소개해주겠다"고 제의했다.

염씨는 "신뢰를 얻으려면 큰 액수의 보험증권이 필요하다"고 보험설계사를 유혹했지만 경찰은 "보험설계사를 살해한 뒤 100억원 보험증권을 제시해 보험금을 받아낼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후 염씨는 알고 지내던 진씨를 끌어들여 본격적인 범행 준비에 들어갔다.

올 1월 중순쯤 "보험설계사와 영업사원 등 4명을 잡아 혼내주면 한 사람에 1000만원, 죽이면 한 사람에 1억원씩 4억원을 주겠다"고 제의했고, 진씨는 자기 친구 2명을 추가로 가담시켰다.

염씨와 진씨 등은 지난달 26일 오후 3시 35분쯤 남양주 종합운동장 주차장에서 계획대로 보험설계사 김씨를 납치, 인터넷에서 175만원을 주고 구입한 냉동탑차(대포차) 적재함에 태웠다. 이들은 납치한 김씨를 협박해 가방 판매 영업사원 3명에게 전화를 걸도록 했다.

협박당한 보험설계사 김씨는 "보험 해약금 500만원을 주겠다"며 사원들을 유인했으나 가방업체 직원들은 서로 간에 전화를 통해 '만나자는 장소와 시간이 모두 다른 점 등 뭔가 수상하다'고 느껴 응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직원들은 나중에 경찰에서 "1월 초에 염씨가 준 음료를 마시고 구토 증세를 겪은 일도 있다"고 밝혔다.

염씨와 진씨 등은 전화가 끝난 뒤 보험설계사의 코와 입 등 온몸을 청테이프로 묶어 숨지게 한 뒤 28일 전북 익산시의 운동장 인근에 차량과 함께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범행은 보험설계사 실종사건 수사에 나선 경찰에 의해 탄로 났다. 염씨는 진씨 등으로부터 범행 대가로 돈을 내놓으라는 협박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 결과 보험설계사 김씨가 염씨에게 전달한 100억원 보험증서는 임의로 만든 것으로 보험사에는 등록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수사 경찰은 "범행의 계획성과 치밀성, 잔인무도함이 1993년 지존파를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지존파 사건

1993년 강동은, 문상록 등 6명이 부유층의 돈을 노리고 5명을 연쇄 살인한 사건이다. 이들은 전남 영광군 집 지하실에 창살감옥과 사체 은닉을 위한 소각시설 등 살인공장까지 만들었다. 지존파 전원이 강도살인죄로 사형을 선고받고, 1994년 11월 교수형이 집행됐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보수 對진보단체, 25일 임진각…통일전망대서 격렬한 몸싸움
[한국] 지난 25일 오전 11시 20분쯤 경기 파주 임진각 입구에 트럭 한 대가 도착했다. 오후 1시로 예고된 보수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필요한 장비와 물품을 싣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열악한 의료환경 탓에 간 이식받은 60대 심각한 후유증-경찰, 1억여원 챙긴 브로커 적발인터넷에 밀거래 카페 개설… 장기 제공자·수요자 모집가족인 것처럼 서류 위조… 인도 병원에 내고 수술받아장기이식이 필요한 국내 환자들이 그동안 암암리에 장기...
지난달 28일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 사고로 불산 가스가 공장 밖 외부 대기(大氣)로 유출된 사실이 드러나자 정부가 화성 공장 인근 지역의 환경 영향에 대해 전면 재조사에 착수하기로 15일 결정했다. 정부 관계자는 "다음 주 초에...
수원 유흥업소 무더기 적발경기도 수원 지역 유흥가의 룸살롱들이 세금을 포탈하기 위해 비영리단체 명의로 개설한 가맹점의 단말기를 빌려 결제를 한 혐의로 무더기 입건됐다. 검찰은 허위 가맹점 개설업자→단말기 대여 브로커→룸살롱에 이르는 조직적인...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이 또다시 참변을 당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소방서 소속 김형성(43) 소방장은 지난 31일 공장 화재를 진압하다 건물이 무너지는 바람에 숨졌다. 김 소방장을 포함해 2012년 한 해에만 화재 진압, 인명 구조 등 근무를 하다 소방관 8명이...
경찰 “범행의 잔인함이 1993년 지존파 연상케 해”
거액의 보험금을 노려 보험설계사를 납치 살해하고, 유령 회사를 차린 뒤 직원들을 보험에 가입시켜 살해하려 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주범은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아파트에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