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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동창회 관악상 수상 UBC 박경애 교수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2-00-00 00:00

만나봅시다 /

서울대 동창회 관악상 수상 UBC 박경애 교수



"캐나다·북한 외교 수립 기여 큰 보람"

캐나다 학자 대표단으로 북한 여러 차례 방문, 대화 물꼬 터
북미 한국정치학회 회장으로 학계에서도 활발한 활동



UBC 정치학과 박경애 교수<사진>가 올해 서울대 동창회 관악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박 교수는 미국 프랭클린 대학교와 마샬 대학교 등미국에서 10년간 정치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8년 전 UBC로 부임했다. 북한 문제 전문가인 박 교수는 1995년 이후 캐나다 대표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세 차례 방문, 올해 양국 대사급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데 큰 기여를 하기도 했다. 현재 북미 한국정치학회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미국, 일본, 한국 등에서 활발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는 박 교수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관악상 수상을 축하 드립니다. 이번 수상자로 결정된 데 캐나다와 북한의 수교에 크게 공헌했다는 점이 큰 역할을 했는데 처음 어떻게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까?

"미국에서 중국과 북한 정치 비교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 때는 미국과 중국의 수교가 이뤄지기 전이었는데 한참 미국 내에서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을 때였죠. 논문을 준비하면서부터 북한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당시에는 북한을 방문할 수도 없고 자료도 너무 부족한 실정이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캐나다 정치권에서 북한에 대한 인식은 어떻습니까?

"북한의 일인 독재 정치, 인권 문제 때문에 캐나다가 북한을 보는 시각이 부정적이었는데 한국 정부의 햇볕 정책 이후 캐나다도 북한에 대해 많이 개방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고 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캐나다와 북한 양쪽 실무진과 함께 일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캐나다 대표 자격으로 북한을 처음 방문한 것이 95년도였어요. 캐나다와 북한 두 나라 사이의 대화 창구가 없던 상황이었죠. 제가 캐나다 연방 외무성에 가서 북한에 대한 브리핑도 하고 캐나다 학자 대표단으로서 두 나라가 대화할 수 있는 채널 역할을 맡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 북한 문제 전문가가 없는 가운데서 제가 그 역할을 하면서 외교관계가 수립되었기 때문에 보람을 느낍니다."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했는데 돌아보신 소감은?

"반공 교육을 철저히 받고 자란 세대라서 평양에 처음 갔을 때는 깜짝 놀랐어요. 제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많이 달랐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곳에 머무르면서 식량 문제, 특히 에너지 문제가 대단히 심각하다는 사실이 눈에 보였어요. 고위 당 간부와 면담을 했는데 면담 하는 동안 그 방의 전력이 여러 차례 끊기더군요. 식량 문제는 최근 들어 외국 원조에 힘입어 상당히 개선됐지만 에너지 문제는 아주 심각합니다."

*대북 문제가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일 하시면서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습니까?

"저는 주로 미국 쪽에서 강연을 많이 합니다. 제가 적은 UBC에 두고 있지만 일년에 반 정도는 비행기를 타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죠. 미국에서는 주로 대학 정치학 연구소나, CIA, 외무성 등 정책 결정가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많이 합니다. 그런 강연은 실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정치학자로서 제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센시티브할 때가 있어요. 같은 논문을 발표해도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너무 진보적이라는 평가와 너무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동시에 받기도 합니다. 제 시각은 어디까지나 학문적인 접근이지 이데올로기적인 접근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듣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사실이 간과된 채 그들의 시각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가급적이면 신문이나 방송 인터뷰는 거절하고 있습니다. 학자로서의 제 의견이 왜곡 보도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죠.

*밴쿠버 한인 사회에서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이곳 교포 중에는 6.25를 겪으면서 가슴에 아픈 사연을 담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북한을 동족으로 보고 돕자는 시각을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최근 한인 사회에서 북한 돕기 행사가 많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도 교포 사회에서 동족 의식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남북한 문제는 동서독 문제와 다릅니다. 동독과 서독은 전쟁을 하지 않았지만 남한과 북한을 전쟁을 했기 때문에 둘 사이에 감정적인 앙금이 남아있습니다. 남북한 관계가 일사 천리로 개선될 수는 없지만 시행 착오를 겪으면서 관계가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봅니다."

*여성이기 때문에 정치학자로 일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았습니까?

"제가 연세대 정외과에 지원하고 면접을 하러 갔더니 교수님이 "외교관 부인 되려고 지원했냐?"고 물으시더군요. 정외과에 여학생은 단 둘 뿐이었어요. 정치학 박사 하러 미국 간다고 했을 때도 다들 의아해하더군요. 또 일 때문에 북한을 방문할 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고위직 당 간부 부인이냐, 외국인을 위한 관광 안내원이냐 그런 호기심 어린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남북한이 서로 참 많이 다르지만 여자를 전문 직업인으로 보지 않는 그런 선입견은 똑 같구나 하고 느꼈죠."

*앞으로 어떤 연구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

"미국에 있는 평화문제연구소에서 연구비를 지원 받아서 북한의 미국 정책에 관련된 책을 저술하고 있습니다. 학자라고 해서 상아탑 안에만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연구 활동을 통해 미국의 한반도 정책, 캐나다의 한반도 정책, 한국의 대북 정책 수립에 기여하고 이 나라들이 서로 평화적 관계로 발전하는데 밑거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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