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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크리스챤 한인학교 김효신 교장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2-00-00 00:00

만나봅시다 / 밴쿠버 크리스챤 한인학교 김효신 교장


"모국어는 두 사회 이어주는 다리"

크리스챤 한인학교 8일 개교... '기독교 정신' 바탕으로 한 모국어 교육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밴쿠버 크리스챤 한인학교'가 8일 문을 연다. 이 학교의 초대 교장으로 선임된 김효신 교장<사진>은 "집에서는 한국말을 써야죠"하며 말문을 열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러시아와 영국, 미국에서 교수와 연구학자로 활동해오다가 6년 전 캐나다에 온 김 교장은 최근까지 명문 사립학교인 욕 스쿨에서 교사로 일해왔다. 김 교장은 "두 가지 언어를 배우면 어린이들의 두뇌가 2배로 활동하기 때문에 그만큼 두뇌 발달에도 좋으며 모국어를 할 수 있는 한인 2세는 두 사회를 이어주는 교량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 교장을 만나 밴쿠버 크리스챤 한인학교의 특성과 2세 교육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초대 교장을 맡으신 소감은?

"아는 분께서 새로 생기는 학교의 교장직을 맡아달라고 청해오셔서 처음엔 망설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일도 많아서 정중하게 거절했는데 교사분들을 만나 뵙고 나서 맡기로 결정했습니다. 모두 교육 현장에서 많은 경험을 쌓으신 분들이고 열심히 하시는 분들입니다."

*크리스챤 한인학교에 대한 교포 사회의 관심이 높습니다. 크리스챤 한인학교는 기존 학교들과 어떤 점이 다릅니까?

"한인 2세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통해 한국 문화를 가르친다는 점에서는 기존 학교들과 같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서 교육을 한다는 점이죠. 단순히 한인 2세를 위한 한국어 교육 뿐 아니라 한인 3세, 더 나아가 부모님들과 한인 유학생들을 위한 교육까지도 장기적으로 추진해나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정신'을 교육 이념으로 하고 있는데 비 기독교 한인 학생들도 등록을 받고 있습니까?

"종교와 관계없이 원하는 학생 모두를 받고 있습니다. 비기독교인이라고 해서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을 겁니다. 수업 시작하기 전에 짧게 예배 시간을 갖는 것 외에는 한국어 교육과 다양한 특별 활동으로 학과 일정이 운영됩니다."

*교재나 커리큘럼의 특징이라면?

"교과서는 교재의 일부분이고 교사들이 개발하는 교재, 예를 들면, 그림, 플래시 카드, 동화 구연 등을 많이 활용할 계획입니다. 또 교실에서는 한국어 사용을 원칙으로 하는 'Korean-immersion' 개념으로 수업이 운영될 겁니다."

*모국어 교육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까?

"모국어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이제는 국제화 시대이기 때문에 한가지 언어만 잘 해서는 경쟁할 수 없다는 사실이죠. 서울대를 졸업해도 취업이 힘들지만 영어와 한국어를 모두 유창하게 구사하는 교포 2세들은 취업이 더 잘 되고 있어요. 모국어와 영어를 모두 잘 하면 두 사회를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더 중요한 이유는 모국어 교육이 한인 2세들의 자아 정체성 확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입니다. 모국어를 할 수 있는 아이는 부모 세대와 대화가 가능하지만 영어만 할 줄 아는 아이는 어느 시점에 다다르면 부모 세대와 대화가 단절됩니다."

*댁에서는 자녀에게 어떻게 언어 교육을 시키고 있는지요?

"가급적이면 집에서는 한국말을 하도록 하죠. 물론 쉽지는 않아요. 한국 부모님들은, 집에서 영어만 쓰게 하는 타입과 한국말만 하도록 하는 타입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뉘더군요. 영어만 고집하는 부모들은 자녀들이 영어가 빨리 늘도록 하기 위해서, 또 자신이 영어를 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 심리로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집이 아니면 한국말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없으니까 집에서는 되도록 한국말을 쓰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한인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데 언어 때문에, 또 이곳의 교육 문화를 잘 모르기 때문에 학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가 자녀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역할이라면?

"꼭 영어를 잘 해야 학교 활동에 참가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선생님과 상의하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많아요. 부모가 적극적으로 학교 자원 봉사 활동에 나서면 아이들의 학교 생활을 파악하는데도 좋고 자녀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아이가 학교를 싫어한다고 해서 혹시 교사에게 문제가 있나 의심하기 보다는 선생님을 믿고 상담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자녀가 잘 되려면 부모와 교사가 한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또 자녀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예를 들어 아이가 연어에 대해 배우면 같이 도서관에 가서 책도 빌려보고 비디오도 빌려보는 거예요. 또 한 달에 한번 열리는 학부모 회의에도 무료 ESL 수업 듣는 셈 치고 가보세요. 그곳에서 캐나다 부모들도 사귀게 되고 여기 문화도 알게 됩니다. 너무 한국 사람들끼리만 만나다 보면 캐나다 문화를 배울 기회가 없어요."

*크리스챤 한인학교가 8일 개학하는데 앞으로 학교 운영 계획은?

"현재 이메일과 팩스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등록하고 있습니다. 개학날도 등록을 받고 레벨 테스트를 통해 반을 정한 후 수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학교측에서 오픈닝 하우스 행사도 조만간 열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맡은 기간 동안 크리스챤 한인학교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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