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서광사 주지 태응 스님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2-00-00 00:00

서광사 주지 태응 스님


"한국 불교 문화의 힘 담긴 소중한 문화 유산 되었으면"

전통 목조 건축 양식 대웅전 건립....캐나다 최초의 한국 전통 사찰



밴쿠버 지역 불교 신도들의 숙원 사업이었던 서광사(西光寺) 대웅전이 최근 건립됐다. 한국 전통 목조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서광사 대웅전은 앞으로 캐나다 땅에 불교 사상 뿐 아니라 한국의 전통 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문화 유산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랭리에 위치하고 있는 서광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통도사 미주 분원으로 93년 건립됐으며 현재 약 1천 세대의 불교 신자를 두고 있다. 서광사 주지 태응 스님은 "불교는 역사적으로 우리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국민들을 정신적으로 묶어주는 힘이 되어 왔다"며 "이번에 건립된 대웅전과 석탑이 한인들에게 자긍심을 불어넣어주는 훌륭한 문화 유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응 스님을 만나 대웅전 건립과 불교계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대웅전 건립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서광사가 생기기 전까지는 밴쿠버 불교 신자들이 멀리 미국 타코마까지 가서 불공을 드렸습니다. 여기에 절 하나 짓고자 하는 신자들의 바람이 절실했죠. 부산 통도사에서 관심을 갖고 부지를 마련해 서광사가 시작됐으며 신자들이 지금까지 대웅전 건립을 위해 뜻을 모아와 첫 결실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겨우 법당과 석탑이 완성됐을 뿐 한국 사찰로서 완전한 면모를 갖추기까지는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절터를 랭리로 결정한 이유는?

"이곳은 풍수적으로 좋은 곳입니다. 벨마운트가 주봉이 되어 두 개의 물줄기가 흘러나와 한 줄기는 복판에 바닥을 깔아주고 나머지 한 줄기는 주변을 둘러싸고 있지요. 또 '손자가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 수염을 뜯고 노는 형상'이라 하여 지리적으로 아주 재미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남향을 선호하는데 대웅전이 정남향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한국 목조 건축 양식으로 대웅전을 건립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기둥과 대들보만 캐나다에서 조달하고 단청과 기와, 문틀, 벽화 등은 전부 한국에서 컨테이너로 실어다 지었습니다. 대웅전은 외 7포, 내 9포이며 구리 기와를 이고 있습니다 단청은 '금단청'이라 불리는 최고 단청이며 22편의 불화 역시 장엄하게 그려진 것들입니다. 백년 후엔 한국 국보급이 될 만한 목조 건물입니다."

*대웅전 앞에 세워진 팔각 구층 석탑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요?

"신라시대 경주에 황룡사가 있었는데 거기에 부처님의 사리가 안치된 팔각 구층 목탑이 있었어요. 소실되어 없어졌지만 그것과 가장 닮은 것이 오대산 월정사에 있는 팔각 구층 석탑입니다. 여기 세워진 석탑은 월정사 석탑과 거의 비슷하며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습니다. 팔각은 부처님이 중생에게 가르치신 '팔정도(八正道)'를 의미하며 구층은 우리나라 주변에 있는 아홉 개의 오랑캐를 물리친다는 호국 불교의 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불교계 활동은 다른 종교계에 비해 한인 사회에 많이 드러나지 않는 것 같은데?

"아직은 준비 과정입니다. 그럴 수 있는 시간이 안됐죠. 내실을 기해가면서 차차 해 나가야 하겠죠."

*최근 서양인들이 불교 사상을 배우기 위해 한국에 많이 찾아 들고 있는데 이곳에서도 그런 움직임이 있는지요?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 서양인들이 가끔 있어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받아들이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가르치려면 선(禪) 센터도 필요하고 지도를 맡을 수 있는 책임자도 필요합니다. 환경이 허락되면 차차 해나갈 수 있겠죠."

*이민 사회에서는 종교의 사회적 기능이 많이 강조되는데 불교 신앙이 신자들에게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종교가 정신적인 의지처가 되어야 합니다. 어디에 중심과 목적을 두고 나아가야 할 것인가 방향을 정해 올바른 인생관을 가지고 살아야지요. 한인 청소년 문제만 해도 그래요. 구조적으로 부모와 자식 간에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어요. 캐나다에 이민 와 살면서 변화는 하지 않고 구습만 따른다면 무리가 따르죠. 신앙을 통해서 이런 정신적 고난을 극복하고 자기를 믿는 확실한 자신감을 갖게 되어야 근본적으로 치유될 수 있습니다."

*한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국에 비해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캐나다에 한국의 전통 불교 문화를 전할 수 있는 대웅전이 건립된 것은 대단한 국위 선양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화는 새로운 삶을 창조해나가는 힘입니다. 그래서 문화가 중요합니다. 이번에 건립된 대웅전이 힘겨운 이민 생활 속에서 주눅 들어 있는 한인들에게 어깨를 펴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자랑스러운 문화 유산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