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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없다' 펴낸 오강남 교수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2-00-00 00:00

'예수는 없다' 펴낸 오강남 교수
"우리를 신나게 하는 성숙된 믿음 가져야"
21세기 신앙인의 삶 재조명.... 6월부터 '길벗들의 모임' 강좌 시작


'길벗들의 모임'을 통해 밴쿠버 교포 사회에 철학적 화두를 던져온 오강남 교수(리자이나 대학교 종교학과)가 최근 '예수는 없다'(현암사 출판)라는 새 저서를 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출판 이후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고 있는 '장자 풀이'와 '노자 도덕경 풀이'를 통해 동양 사상 이해의 길라잡이가 되어 온 오 교수는 그 동안 기독교에 빚진 마음이었던 것을 이 책을 통해 조금은 갚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올해 환갑을 맞은 오 교수를 만나 그의 새 저서와 올 여름 길벗들의 모임에 대해 들어봤다.










-밴쿠버 조선 독자들과 일년 만에 다시 만나는데 그 간의 근황은?
"학기 끝나고 최근 밴쿠버에 돌아왔습니다. 그 동안 밴쿠버 조선과 LA 지역 한인 신문, 방송에 소개됐던 글들을 모아 이번에 새 책을 펴내게 됐습니다."

-'길벗들의 모임'을 통해 동양 사상을 많이 강의해왔는데 이번 저서에는 기독교를 주제로 삼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돌아가신 어머니께선 제가 목사가 되기를 바랬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어머니 손을 잡고 처음 교회에 발을 들여놓은 후 저는 기독교의 깊은 뜻이 무엇일까 하는 제 개인의 실존적 관심에서 한번도 벗어나 본 적이 없었어요. 어린 시절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자라난 사람으로 늘 기독교에 대해 빚진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책을 쓰면서 그 빚을 조금은 갚은 기분입니다."

-책 제목을 정하게 된 배경은?
"처음 원고를 준비하면서 '기독교 뒤집어 읽기'라는 제목을 붙였었는데 출판사와 기획 과정에서 '예수는 없다'로 정하고 '기독교 뒤집어 읽기'를 부제로 삼았습니다. 기독교의 진수는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핵심이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을 자구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예수가 가르친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알고 그것을 따라 사는 삶을 의미합니다.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과거 특수한 지역, 특수한 시대에 만들어진 일방적인 예수상을 아무런 반성 없이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이 시대에 과연 예수를 따른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스도인의 사명이 무엇인지 한번 깊이 있게 성찰해보자는 것이죠."

-21세기 사람들에게 종교가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보는지?
"우리가 무엇을 '믿는다'라고 할 때 그 믿음에는 우리를 속박하는 믿음이 있는가 하면 우리를 신나게 하고 자유스럽게 하는, 성숙되고 건전한 믿음이 있습니다. 기독교 신앙을 갖는 것이 신나고 자유스러운 삶으로 연결되려면 요즘 흔히 하는 말로 기독교에도 '구조 조정'이 필요합니다. 과거의 신념 체계를 불변의 진리처럼 여길 것이 아니라 기독교 신앙을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더욱 깊이 이해하고 뜻 있게 해석하면 우리를 살리고 신나게 하는 믿음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일부 다른 시각에서 보는 사람들에게는 반론을 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언제나 하는 얘기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들은 특정 종교나 개인을 비판하거나 깎아 내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독자들이 제 이야기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심청전의 예를 들어봅시다. 심청전을 읽고 인당수가 과연 있었을까, 심청이가 그 대목에서 눈을 뜨는 것이 정말 가능한 것이냐에만 관심을 갖는다면 그건 심청전을 잘못 읽은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심청전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읽어내는 것입니다. 미디어와 메시지는 다릅니다. 어떤 미디어를 통해 전달됐는가 보다는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동서양 사상과 종교에 대해 많은 학문적 연구를 쌓아왔는데 개인적으로는 어느 쪽이 더 매력적인가?
"건강을 위해서는 어떤 한가지만을 고집할 수는 없죠. 모든 사상과 종교는 결국 우리가 왜 사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에 이르기 위한 수단입니다. 한 가지 수단만을 고집하지는 않습니다."

-올해로 강단에 서신 지도 25년이 됐는데 그 동안을 돌아본다면?
"눈 깜짝할 새 세월이 흐른다고 하는데 '깜'하면 10년, '짝'하면 또 10년이 훌쩍 지나버린 느낌입니다(웃음). 다행히 큰 과오 없이 산 것 같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제 제2의 삶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살 생각입니다."

-올해 길벗들의 모임 계획은?
"오는 6월 19일 시작해서 8월 초까지 매주 화요일 저녁 7시에 있을 예정입니다. 올해 주제는 최수운의 동학 사상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내달 3일 조촐하게 '예수는 없다' 출판 기념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9월부터는 서울대학교와 서강대학교에서 한 학기동안 '비교 사상' 강의를 맡게 됐습니다. 앞으로 정년 퇴직까지 5년 남았는데 은퇴하면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좀더 많은 일을 하고 싶습니다."


<조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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