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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신앙인 임 동 진 장로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2-00-00 00:00

탤런트 신앙인 임 동 진 장로

"아름다운 가정은 내 연기의 원천"

연기 31년… 배역통해 내자신 돌아보며 가슴치기도







최근 드라마 '왕과비'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선굵은 연기로 세조대왕역을 소화해냈던 탤런트 임동진 씨가 밴쿠버를 찾았다. '연기자 임동진'이 아닌 신앙인 '임동진 장로'로 이곳을 방문, 지난 주 15일 빌라델비아 교회에서 간증집회를 가진 임동진 씨는 자신의 불우했던 성장 과정과 신앙인으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교민들에게 진솔하게 털어놨다. 시종일관 유명 연예인답지 않은 소박하고 겸손한 어조로 기자의 질문에 대답한 임동진 씨는 "가정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오래 알아온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같은 임동진 씨를 만나 오십줄에 들어선 그의 살아가는 얘기를 들어봤다.





- 일정에 쫓기며 사는 연기자들에게 이런 해외여행은 쉽지 않을텐데요?


"사실 여행이 아니죠. 일이 있는 당일에 도착해서 그 다음날 비행기로 돌아가고 늘 그런 식입니다. 해외 촬영이 있을 때는 어떻게들 아시는지 교민교회에서 미리 알고 집회 간증을 부탁해 오십니다. 그동안 일본과 미국 LA, 시카고 등에서 간증 집회를 가졌습니다. 밴쿠버는 이번이 두번짼데 96년엔 현대극단의 공연때문에 왔었고 이번엔 시온찬양단 창단18주년 찬양예배에 초청받아 왔습니다."



- '왕과비'가 끝난 후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오는 10월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될 우리 뮤지컬 '과거를 묻지마세요' 준비로 바쁩니다. 제가 대표로 있는 극단 예맥의 작품입니다. 제목이 좀 통속적인데 사실 내용은 '하나님도 당신의 과거를 묻지 않았다'는 겁니다.






- 연기 경력이 30년을 넘어섰는데.

"TV드라마만 올해로 31년쨉입니다. 중학교 때부터 연극을 했으니까 '배우'가 된 지는 그보다 더 오래됐죠. 그동안 수많은 역할을 맡으면서 제 인생을 조명해볼 기회가 많았습니다. 내 자신이 부끄러워서 아직도 내가 이모양인가 하고 가슴쳤던 때도 많았습니다. "



-'연기자 임동진'과 '장로 임동진'은 어떻게 공존하고 있는지요?

"연기는 저희 배우들의 생산품입니다. 배역을 맡을 때마다 '왜 하나님이 내게 이 상황을 주셨을까'를 생각하며 어떤 목표를 갖고 연기할 것인가 고민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이뤄져야 생명력있는 연기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말도 많고, 심지어 동료간에 손가락질까지 하는게 연예계인데 그동안 큰 흠없이 연기생활을 해올 수 있었던 것도 늘 하나님과의 관계를 생각해온 덕분이라고 믿습니다."



-이번 집회에서 불우했던 성장 과정과 가정 얘기를 많이 털어놓으셨는데.

"사실 제 성장과정은 자식으로서 온전히 자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폐인처럼 살다가신 무책임한 아버지, 그때문에 평생 가슴앓이를 하다가 제가 9살 때 약을 드시고 어린 제가 보는 앞에서 자살하신 어머니가 늘 원망스러웠죠. 어릴 때부터 남앞에 나가서 곧잘 노래를 불렀는데 부산 중앙동 판자촌 살 때 '추억에 운다'를 불러 동네 아줌마들한테 인기가 높았어요. 고작 7살난 제가 불렀던 그 노래 가사가 "울어보아도 웃어보아도 시원치 않더라"였죠. 부모님 여읜 후 제 삶의 정서는 '추억에 운다'였습니다. 그렇게 원망했던 아버지보다 더 폐인처럼 살았으니까요. 연극하면서도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켰죠. 허구한 날 술에 취해 정신병에 가까운 신세타령을 늘어놓는, 정말 대책이 안서는 인간이었습니다."



-지금 모습으로는 도저히 상상이 안가는데.

"절 아시는 분들도 제 인상이 달라졌다고 그래요. 대책없이 막 살 때는 제 인상이 참 더러웠거든요(웃음). 아내가 먼저 신앙인이 됐고 저도 아내를 따라 신앙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사실 겉멋으로 다녔죠. 교회에 헌신적인 아내를 보고 "나한테나 잘해"하고 늘 타박했으니까요. 신혼초 불안정한 생활때문에 늘 신경질적이던 아내가 변화하기 시작하더군요. 저도 그 과정에서 겉멋이 아닌 신앙인으로 거듭났습니다. 부부간의 관계는 남편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남편이 온전치 못하면 부인도 온전치 못하죠. 부인은 남편의 인격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가정의 소중함을 많이 강조하셨는데 실제 가정 생활은 어떤가요?

"1남 2녀를 두었는데 아들은 얼마전 목사 안수를 받았고 딸들은 제 뒤를 잇고 있어요. 늘 기도하는 부모를 보고 자란 이 아이들은 무슨 일이 있을 때면 꼭 기도해달라고 합니다. 저희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바깥생활에서 안정을 찾고, 또 신앙적인 인격을 쌓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늘 감사드립니다. 가정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습니다. 자기 가정을 파괴하는 사람이 바로 가정파괴범이죠."



-스스로 '눈물이 많은 배우'라고 하셨는데 연기를 떠나서 실제로 우신 적이 있는지요?

"살면서 세번을 크게 울었어요. 한번은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였죠. 가정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늘 아버지를 저주하고 마음속으로 죄를 많이 지었죠. 돌아가시기 전까지 용서하고 화해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오열했습니다. 또한번은 어머니 임종 때였습니다."나만 두고 왜죽어"하는 원망이었죠. 그리고 최근에 성지순례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을 재현해봤는데 그 십자가를 내려놓고 통곡했습니다."



-국제기아대책본부의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계신데.

"국제기아대책본부는 굶주민 사람들을 돕기위한 세계적인 단쳅니다. 후배 동료 연예인들과 함께 북한동포돕기 등 여러 행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올 연말에 KBS에서 방영될 예정인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있고 또 10월에는 뮤지컬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소설TV'를 통해서도 여러분들을 만나게 될 겁니다."

【조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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