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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발달, 정자 기증자에겐 '재난'?

장상진 기자 jhi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11-15 08:44

라울 월터스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충격에 빠졌다. 모니터에는 월터스의 어린 시절을 쏙 빼닮은 검은 곱슬머리에 검은 눈동자, 밝은 인상의 아기 사진이 나타나 있었다. 아기의 얼굴은 월터스의 두 자녀와도 흡사했다. 모니터 속 아기의 이름은 ‘장고’(Django). 월터스는 넋을 잃고 장고를 한참 동안 바라봤다.

월터스는 로스쿨 재학 중이던 2004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의 정자은행 ‘크라요뱅크(Cryobank)’의 ‘정자 기증자’였다. 크라요뱅크의 정자 기증자로 뽑히기 위해서는 잘생긴 외모, 큰 키, 명문대 졸업장, 깨끗한 직계가족 병력(病歷) 등 엄격한 심사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매년 2만6000명의 지원자 중 단 1%만이 선택된다. 하버드 대학 경쟁률(3만5000명 지원에 6%)보다도 까다롭다. 정자 기증자로 뽑혔다는 사실만으로 ‘엘리트 중의 엘리트’임을 공인받는 셈.

월터스는 로스쿨 등록금 마련을 위해 1년 반 동안 주(週) 2~3회씩 1년 반에 걸쳐 정자를 제공하고 대가로 1만 달러를 받았다. 당시엔 그것이 훗날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7년 뒤, 검색엔진에서 자신의 ‘기증자 번호’(donor number)를 넣어본 월터스는 상상하지도 못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 것. 그는 “형언하기 어려운 기분”이라며 “순간적으로 ‘얘가 왜 익숙한 느낌이 들지?’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충격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월터스는 장고의 모친이 만든 이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정자를 기증받은 또 다른 두 여성이 올려놓은 아기 사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말하자면 월터스의 정자를 받은 여성들끼리 일종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었던 것.

미국의 시사지 애틀랜틱(the Atlantic)은 최근 발간된 12월호에서 이렇게 월터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인터넷의 발달이 기증자들에게 과거엔 예상치 못했던 여러 가지 상황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사람의 기증자를 공유하는 엄마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됐으며, 나중에 아이들이 자라서 온라인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커졌다는 것이다. 또 이들 자녀가 ‘익명의 아버지’를 찾아내는 일도 가능할 것이라고 잡지는 덧붙였다.

잡지는 또 “인기 있는 기증자의 경우, 한 여성이 구입해 임신하고 남은 정자를 인터넷으로 재판매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며 “순식간에 생물학적 자녀가 급증하는 상황이 생기기 쉽다”고 분석했다. 실제 라울의 경우, 장고의 모친이 찾아낸 자녀의 수만 22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울은 현 상황에서 다시 과거로 돌아가 정자를 기증하라면 하겠느냐는 잡지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정자 기증은 할 것 같아요. 하지만, 그때는 이런 혼란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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