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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값 깎자” “협찬 좀…” 민원 넣는 정치인도

채민기 기자 chaeplin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6-28 12:08

연예인 뺨치는 정치인 패션 경쟁

정치인 A씨는 얼마 전 책을 내면서 한 국내 의류업체에 'SOS'를 쳤다. 책 안에 일상복을 입은 자신의 사진을 넣어야 하는데 늘 정장 차림을 하다 보니 입을 옷이 마땅치 않아 협찬을 부탁한 것이다. 문제는 50대의 A씨가 20~30대를 주요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의 옷을 기대했다는 점이었다. A씨와 업체를 연결시켜 줬던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연령대가 맞지 않는 옷을 무리해서 입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설득해 A씨의 나이에 맞는 다른 브랜드를 주선해 줬다"고 했다.

정치적 행보 못지않게 국민에게 주는 인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정치인들의 패션과 스타일이다. 그래서 최근 정치인들 사이에는 연예인 못지않은 '가꾸기' 열풍이 불고 있다. 스타일에 민감한 여성 정치인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풍조는 더 심화되는 추세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여성 정치인 B씨는 수시로 의류업체에 의상을 부탁하며 할인을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했다. 업체에 근무하는 지인을 통해 '직원 할인'을 부탁한다는 것. 이 업체의 옷은 국내 브랜드 중에서는 상당히 고가(高價)에 속한다. 이 관계자는 "B씨 말고도 남들의 시선을 신경 써야 하는 정치인, 특히 패션에 관심 있는 여성 정치인들은 수입 명품보다는 국내 고급 브랜드 의상을 직원 할인 등을 통해 구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다.

인사청문회 같은 정치적 이벤트는 스타일과 이미지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는 순간이다. 이런 때는 정치인들도 스타일리스트의 도움을 받아 '완벽한' 모습을 연출한다. 여성 정부 고위직 C씨도 청문회를 앞두고 스타일리스트의 도움을 받은 경우다. 청문회 때 C씨를 도왔던 스타일리스트는 "직접 쇼핑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정치인들을 대신해 백화점 등을 돌며 의상 등을 준비한다"며 "정치인의 이름을 대면 디자이너들이 가격을 알아서 빼주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멋을 챙기는 데 여성보다 더 까다로운 남성 정치인도 적지 않다고 한다. 정장 차림을 하는 남성 정치인들은 멋을 부릴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후줄근한 '아저씨'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더 신경을 쓴다는 것. 장관급 인사 D씨의 스타일링을 담당했던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어찌나 옷을 까다롭게 고르는지 몇 번이나 다시 쇼핑을 해야 했다"며 "여성 정치인들도 보통 이틀이면 마치는 청문회 패션 준비에 꼬박 1주일이 걸렸다"고 했다.

아직까지 정치인들은 패션·홍보업계가 먼저 나서서 협찬을 제안하는 대상은 아니다. 한번 착용하면 금세 입소문이 나는 연예인들과 달리 정치인들은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되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패션 관계자는 "패션을 통해 자기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려는 정치인들이 늘어나고 있고 국민의 관심도 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정치인을 활용한 마케팅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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