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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자위대 목숨 건 원전 '撒水' 작업...과연 성공할까

장상진 기자 jhi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3-17 09:58

(사진=NHK 보도 화면 캡처)

시위진압용 고압 살수(撒水·물 뿌리기)차를 앞세워 후쿠시마 제1 원전에 접근했던 일본 경찰 특수임무팀 11명이 현장의 강력한 방사선에 밀려 고전 끝에 물러났다. 현장에는 경찰을 대신해 자위대가 투입돼 사투(死鬪)를 벌이고 있다.

NHK는 “17일 오후 현장에 도착한 경찰 기동대가 고압 살수차로 작업에 나섰지만, 물줄기가 목표에 닿지 않았고, 방사선이 많아 위험하다는 판단이 내려져 작업을 중단하고 안전한 장소로 물러났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작업에 나선 후쿠시마 1원전 3호기는 ‘사용후핵연료봉(폐연료봉)’이 들어 있던 수조(pool)의 냉각 기능이 중단되면서 뜨거워진 핵연료봉이 냉각수를 증발시키는 것으로 관측됐다. 증발로 냉각수가 없어지고 핵연료봉이 공기와 맞닿으면 핵분열이 일어나면서 방사성 물질이 공기 중으로 퍼져 나간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 대책본부는 자위대와 경찰청에 냉각 작업을 요청했었고, 경찰은 25~41세의 기동대원 10명과 지휘관 1명으로 구성된 팀을 꾸려 현장에 내보냈다. 경찰 수뇌부는 이들을 ‘결사대’라 불렀다.

오전 10시쯤 자위대 헬기가 원자로에 30t의 물을 쏟아붓고 물러난 뒤 투입된 이들의 임무는 80m 거리까지 물줄기를 보낼 수 있는 살수차를 몰고 원자로에 최대한 접근, 15·16일 폭발로 생겨난 원자로 외벽 틈새로 냉각수를 주입해 수조를 채워 넣는 것. 하지만 시간당 400밀리시버트에 이르는 강력한 방사선이 쏟아져 나오는 것으로 알려진 현장에서, 이들은 수차례에 걸쳐 물줄기가 닿을 수 있는 거리까지 접근하려다 실패하고 돌아섰다.

400밀리시버트는 원전 근로자의 연간 방사선 노출 허용치(50밀리시버트)의 8배이다.

17일 일본 동북부 해안에서 자위대 헬기가 후쿠시마(福島)현 원자력발전소 냉각을 위한 바닷물을 퍼 올리고 있다./AP 연합

경찰이 물러난 자리는 자위대가 메웠다. 자위대는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특수 소방차 5대를 동원, 3호기를 향해 30톤의 냉각수를 쏟아붓고 있다. 이 소방차는 1명의 대원도 외부에 나오지 않고 살수 작업을 할 수 있는 특수 차량이다.

자위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에 끝난 헬기 살수 작업에 대해서도 “물 폭탄이 정확하게 수조 부위에 들어간 것을 확인했다. 성공적이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경찰과 자위대의 사투 소식이 전해지면서, 트위터와 인터넷 게시판에는 일본인들의 감사와 응원도 이어지고 있다. 자위대원의 아내라고 자신을 밝힌 한 여성이 “‘괜찮아? 무리하지 말아줘’라고 남편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냈더니 ‘지금 무리하지 않으면 언제 무리하지?’라는 답이 돌아왔다”는 글을 올리자, “감동적인 이야기”라는 답글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원자로 3호기 건물 내의 수조를 가득 채우려면 약 1400t의 물이 필요하다. 중동의 위성TV 알자지라는 이번 작전을 다룬 리포트 말미에 “냉각을 위해서는 물을 100회 이상의 쏟아부어야 한다. 다소 결례인 표현이지만, ‘큰 바다의 물 한 방울’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야자키 케이 오사카대학교 명예 교수(원자력 공학)는, “(전력 공급 중단으로) 냉각수를 순환시킬 수 없는 현재 상태로서는 수조에 물이 가득 차 있다고 해도 시간당 5t씩의 물을 추가로 넣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프랑스 원자력 산업 연구기관인 ‘방사능 방어 및 핵안전 연구소(IRSN)’의 티에리 샤를 소장은 이날 오전 “앞으로 48시간이 중대 고비”라면서 “13일 이후로 (일본 당국의) 어떤 대책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점을 볼 때 전망은 비관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이날 오후면 전력 공급이 끊어진 원자로 1·2호기에 대한 송전을 부분적으로 회복해 원자로 냉각 장치를 돌릴 수 있을 것이라던 이날 오전 당국의 발표와는 달리, 이날 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일러야 18일에야 냉각 장치 가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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