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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글은 그림이, 그림의 모자람은 글로 채웠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9-07-10 00:00

김기승씨, 문인화 형태의 소품 80점 전시… ‘연가(戀歌’

“도대체 정체(title)가 무엇인가?” 처음부터 직설적으로 물었다. 김기승을 누구에게 소개라도 할라치면 쓸데없이 길어지거나 끝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김기승은 대답대신 애꿎은 조명만 ‘낮춰라 돌려라’ 스태프에게 주문했다.
 
2006년 봄, 뮤지컬 콘서트 ‘러쉬(RUSH)’이후 3년만에 그가 돌아왔다. “별일 없이 산다”던 김기승은 코퀴틀람시가 2009년 문화의 도시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한 전시회에 초청됐다. 10일부터 에버그린 문화센터에서 막을 올린 ‘한국 예술의 과거 현재 미래’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김기승이 ‘문인화(文人畵)’ 형태를 빌어 만든 80점의 소품, 그림과 함께 슬프디 슬픈 사랑의 밀어(密語)들로 아릿하다. 가슴이 먹먹해 지는 비극적 ‘연가(戀歌)’를 ‘The love songs’으로 번역하고 제대로 된 정서(情緖)를 전달할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한글을 영어로 번역하던 서양 코디네이터조차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추억을 만지듯 그의 작품을 더듬고 나면 얼마간의 숨 호흡이 필요하다. 흔한 시어(詩語) 같지만 느리고 긴 여운이 남는다. 마치 둔중한 무엇으로 뒤통수를 얻어 맞은 듯한 충격, 그는 ‘슬픔의 카타르시스’라고 했다.
 
김기승은 “틈틈이 써둔 글에다 그림을 얹었다”면서 “부족한 글은 그림이 도와줬고 그림의 모자람은 글로 채웠다”고 했다. 피는 속일 수 없다더니 조선후기 최고의 서예가이자 문인화의 대가, 추사(秋史) 김정희의 모습이 어린다. 김기승에게 추사는 한참 거슬러 올라가는 문중의 할아버지다.
 
전시회 개막식, 그가 직접 찍고 감독한 영상 뒤로 영화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영화 음악을 만든 이동준이 작곡한 주제음악이 흐른다. 영 아티스트 이효은의 전자 바이올린 선율이 애절함을 더하면 김기승은 화폭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올해로 무대인생 30년째다. 나이 50에 뒤돌아 보는 세월은 화살과 같고 순식간이다. 하지만 이제서야 새로운 꿈을 꾼다. 무어라고 타이틀을 붙이는 것 자체가 부질 없는 것이다. 그저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나를 안다는 것 자체가 즐겁고 기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제 시작이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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