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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9-04-10 00:00

유명한 사진작가의 작품을 보면 흑백사진이 많습니다. 지난 주에 이야기한 “앤셀 아담스” 같은 경우는 사진의 거의 다가 흑백입니다. 저도 필름으로 사진을 찍을 때는 거의 대부분 흑백사진만 찍었습니다. 물론 그 까닭이 유명작가들과는 전혀 달랐지만 말입니다. 제가 흑백사진을 찍은 까닭은 돈이 없어서이고, 유명작가들이 흑백사진을 찍는 까닭은 흑백사진이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진은 흑백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기술적인 한계였습니다. 쓸데없는 상상이지만 처음에 컬러사진부터 나오고 나중에 누군가가 흑백사진을 선보였다면 아마도 그 흑백사진은 상당히 충격적이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컬러로 봅니다. 아무리 색맹이라도 세상이 흑백으로 보이는 사람은 없지요. 그 총천연색인 세상을, 색을 빼버리고 밝고 어두움 만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사진이 나오기 전까지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처음 사진이 발표되었을 때는 그저 찍힌다는 그 사실이 너무나 압도적이어서 컬러고 흑백이고를 따질 겨를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사진사들은 흑백으로 세상을 나타내는 법을 체득하기 시작했고 그 전통은 컬러가 개발된 다음에도 꾸준히 이어져 내려왔습니다.


제 사진관에 걸려있는 사진의 반은 흑백이고 반은 컬러입니다. 많은 분들이 그 사진들을 보시면서 “역시 흑백이 좋아”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중에 어떤 분들은 정말로 흑백사진을 좋아하시는 분도 있을 터이고, 또 어떤 분들은 아마도 그저 그런 척 하시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웬일인지 흑백사진을 더 좋아하는 것이 사진에 대해 좀 더 세련된 감각을 지닌 것처럼 생각되기도 합니다.
흑백사진은 사실 매우 독특한 것입니다. 이야기한대로 컬러인 세상을 흑백으로 나타내니까요. 그러니까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현실의 재현이라는 사진의 기본적인 속성에서 보면 흑백사진은 한계가 있는 사진입니다. 동시에 아주 새로운 시각일 수 있습니다.


색을 빼버린 흑백사진은 우리를 사물의 형태에 집중하게 합니다. 색은 사물을 표현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인 동시에 사물의 본질에 다가서는 것을 방해하는 눈가림일 수도 있습니다. 울긋불긋한 화려한 옷을 입고 그것도 모자라 얼굴 가득 이른바 색조화장을 한 여인도 흑백사진 속에서는 본 모습을 숨길 재간이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그렇습니다.


따라서 흑백사진을 찍을 때 사물을 바라보는 눈과 컬러사진을 찍을 때의 눈과는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엔셀 아담스”는 사진을 찍으면서 그 마지막 결과물인 흑백 프린트를 미리 마음 속에 그려보았다고 합니다. 사물은 미리 흑백으로 보는 재주가 있었던 것일까요?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좋은 흑백사진을 찍으려면 사진을 찍기 전에 미리 그 밝고 어두움 만으로 사물을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필름으로 사진을 찍을 때는 사진을 찍기 전에 흑백으로 찍을지 컬러로 찍을지 미리 정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일단 찍고 나중에 정해도 됩니다. 이것도 디지털이 가져다 준 커다란 편리함 중에 하나입니다. 제가 방금 한 말에 따르자면 디지털로 사진을 찍으면서도 미리 흑백이냐 컬러냐를 정하고 찍어야 하겠지만 그건 그렇게 쉽게 되는 일이 아니니, 일단 찍고 나중에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 배워나가는 것이지요.


디지털 카메라에도 흑백으로 찍는 기능이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 것은 별로 권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디지털 카메라의 흑백기능은 진정한 흑백필름의 역할이 아니라 마치 컬러로 찍은 필름을 그냥 흑백으로 현상하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무슨 산에 올라가 도를 닦는 것도 아닌데 굳이 디지털의 편리함을 마다할 까닭도 없고, 또 실제로 나중에 흑백으로 바꾸는 것이 예전의 흑백필름에 더 가깝게 접근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방법만 제대로 안다면 말이지요.
억지로 흑백사진을 좋아하시려고 애쓰실 필요 없습니다. 다만 흑백과 컬러가 어떻게 다른지 그 것만 아시면 됩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그걸 알고 나면 저절로 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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