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정월 대보름 요리에 숨겨진 건강비결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9-02-09 00:00

예부터 우리라는 음력 1월 15일인 정월보름(올해는 양력 2월 9일)이면 한 해의 건강을 기원하며 오곡밥, 부럼, 묵은 나물, 귀밝이술 등을 먹었다. 또 풍요를 기원하며 밭과 들의 마른 풀을 태워 벌레를 잡고 비옥한 땅 만들기에 들어갔다. “내 더위 사시요” 하며‘더위 팔기’ 풍습을 통해 여름철 건강 또한 기원했다. 이러한 풍습은 먹을 것이 풍부해진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정월 보름에 먹는 요리에 숨은 ‘건강 비결’을 알아보자.


First Full Moon Food 1.
다섯 가지 곡식으로 지은 종합영양제 ‘오곡밥’

오곡밥은 우리나라에서 경작되었던 다섯 가지 곡식인 찹쌀, 차조, 붉은팥, 찰수수, 검은콩으로 지은 밥이다. 전통적인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해 추수해 보관했던 곡식을 다음해 농사를 위해 선별하고, 남은 곡식을 모아 밥을 지어 먹었다. 조상들은 오곡밥을 해먹으며 한해 농사가 잘 되길 기원했고, 이때만큼은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었다.

경희의료원 사상체질과 이준희 교수는 《경희의료원보》를 통해 오곡의 특징을 소개했다. 찰지고 단맛이 있는 찹쌀은 성질이 따뜻하며 소화기를 따뜻하게 해 구토, 설사를 그치게 하는 효과가 있으며,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에 좋다. 차조 또한 소음인에게 좋은데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가 있다. 수수는 소화는 덜 되지만 몸의 습기를 없애주며, 열을 내려 태음인에게 좋다. 고단백인 콩도 태음인에게 좋다.

오장을 보하고, 십이경락의 순환을 돕고 장위를 도와준다. 팥은 화와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 좋다. 맛이 달며 부종을 빼주고 이뇨작용을 도우며, 종기와 농혈을 배출하고 갈증과 설사를 멈추게 한다. 오곡밥은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한 식품이다. 식이섬유, 미네랄, 비타민, 단백질이 풍부해 변비를 없애고, 각종 생활습관병 예방에 좋다.

Tip 오곡밥 만들기
오곡밥에 들어가는 팥은 팥알이 터지지 않을 정도로 삶아서 넣어야 다른 잡곡과 함께 부드럽게 씹힌다. 콩과 잡곡은 충분히 불려 넣는 것이 좋다. 잡곡은 쌀보다 단단하고 까끌까끌하므로, 평소 밥을 지을 때 붓는 물의 양보다 10% 정도 물을 더 부어야 오곡밥을 맛있게 지을 수 있다. 이때 팥 삶은 물을 넣으면 고소하다. 오곡밥을 차지게 지으려면 압력솥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First Fool Moon Food 2.
귀의 건강과 좋은 소식 기원 ‘귀밝이술’

한자로 이명주(耳明酒)인 귀밝이술은 정월 보름날 아침, 식사하기 전에 차게 해서 마시는 술을 의미한다. 정월대보름은 남녀노소 누구나 한 잔씩 술을 마실 수 잇는 유일한 날이었다. 귀밝이술을 마시면 1년 동안 귀가 건강하고 좋은 소식을 듣게 된다고 해, 가을에 추수가 끝나면 좋은 쌀을 따로 모아두었다가 술을 빚었고 때로는 한약재를 넣기도 했다.

귀밝이술 문화는 우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의 《해록쇄사(海錄碎事)》에는 '귀밝이술'이라는 의미인 치롱주(治聾酒)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으며, 러시아에서도 설날 식사 전 '윗가'라는 귀밝이술을 마신다. 최근 와인, 청주 등 특정 술이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알코올 음료를 적정량 섭취하면 심장 질환의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청주의 발효과정에서 생성되는 올리고 펩타이드는 병원성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고 암세포에 대한 항암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일본에서 발표되기도 했다.

First Fool Moon Food 3.
와작~ 건강해지는 소리 ‘부럼’

예전 정월 대보름은 쉽게 볼 수 없었던 견과류를 모처럼 맛볼 수 있었던 행복한 날이었다. 어머니들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부럼’이라 부르는 호두, 밤, 땅콩, 잣 등의 견과류를 가져와 이로 깨물게 했다. 부럼을 깨면 잡귀가 물러가고 치아가 건강해지며, 종기와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고 믿었다. 견과류는 건강에 좋은 영양소가 풍부하다. 지방이 풍부한 견과류는 오래 보관하면 냄새와 맛이 나빠질 수 있으므로 신선할 때 먹는 것이 좋으며, 너무 많이 먹으면 비만, 설사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하루 한 줌 정도가 적당하다.

호두는 DNA 전구체가 많이 들어 있어 뇌 건강에 좋고, 불포화지방산인 리롤린산과 리놀레린산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호두에 포함된 비타민E와 플라보노이드 등은 암세포의 성장을 느리게 하고 염증을 막는 데도 도움을 준다.
땅콩은 단백질 함량이 높으며, 글루타민과 아스파틱산이 뇌세포의 발육을 돕고 기억력을 증진시킨다. 아이들에게 좋은 식품이지만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설사를 일으키기도 한다.

잣은 원기 회복에 좋은 식품인데 겨울철 피부가 건조하거나 머릿결이 좋지 않을 때 등 미용식으로도 좋다.
밤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무기질, 비타민 등이 골고루 들어 있는 식품으로 비타민B1 함량은 쌀의 4배 이상이며, 비타민C도 풍부하다. 속껍질의 떫은맛을 내는 탄닌 성분은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변비를 일으키므로 제거하는 게 좋다.


 

First Fool Moon Food 4.
겨울철 부족한 비타민 공급 ‘나물’

아직 봄나물이 나오지 않은 정월 대보름에는 지난 가을 말려 보관한 나물을 삶거나 볶아 오곡밥과 함께 먹었다. 요즘에는 사시사철 채소를 볼 수 있어 정월 대보름에 먹는 나물이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오곡밥과 말린 나물, 부럼은 영양적으로 조화를 이루므로 챙겨 먹도록 하자. 호박, 가지, 박, 무, 고사리, 콩나물, 버섯 등 정월 대보름에 먹는 나물의 종류는 딱히 정해진 것이 아니다. 이러한 나물을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하며, 겨울철에 부족한 비타민을 보충할 수 있다.

Tip 나물 맛있게 먹기
말린 나물은 하룻밤 정도 차가운 물에 불려 군내와 쓴맛을 빼고, 부드럽게 한다. 삶을 때 쌀뜨물을 넣고 끓이면 아린 맛을 제거할 수 있고, 소금을 약간 넣으면 밑간이 베어 맛이 더 좋다. 호박나물은 볶을 때 새우가루를, 고구마순나물과 토란대나물, 시래기나물은 볶을 때 들깨가루와 물을 섞어 함께 넣으면 고소한 맛이 더해진다. 시래기나물은 된장과도 잘 어울리며 멸치가루나 멸치액젓을 약간 넣어 간을 해도 좋다.

고사리나물은 충분히 볶지 않으면 쓴맛이 난다. 무나물은 너무 얇게 썰면 부서지기 쉬우므로 세로 결을 따라 적당한 굵기로 자른다. 삶을 때 물 대신 육수를 부으면 더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시금치는 물에 살짝 데쳐 수산을 제거한다. 도라지나물을 쓴맛을 제거해야 한다. 소금물에 30분 담갔다가 소금물에 데치듯이 삶은 후, 찬물에 여러 번 씻으면 된다. 나물을 삶거나 볶은 후에도 딱딱하다면 뚜껑을 덮어 약간 뜸을 들인다. 나물에 넣는 깨는 넣기 직전에 갈아야 기름 냄새가 나지 않고 고소한 향이 강해진다.


/ 취재 서영란 월간 헬스조선 기자
사진 조은선(상상이 스튜디오)
요리&도움말 문인영(101recipe)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리노베이션 시작한 지 6개월만”
UBC 인류학 박물관(MOA: Museum of Anthropology)이 ‘새 단장’을 마치고 지난 3월 8일 재개장했다. 리노베이션 및 확장공사에 들어간 지 약 6개월만이다. 박물관 측은 “아직 공사가 100% 완료된 것은 아니며, 멀티버스티 갤러리 등은 여전히 리노베이션 작업이 진행...
이민사기 예방 절실
‘4개월 이내에 영주권을 발급해 주겠다’는 광고 문구가 캐나다 이민 관련 사이트에 떠돌고 있어...
뉴 웨스트민스터-코퀴틀람 선거구 보궐선거 가능성
지난 총선에서 한인 후보와 겨루었던 돈 블랙(Black) 연방하원의원이 주의원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연방의원에서 사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뉴 웨스트민스터-코퀴틀람 선거구에서 연아 마틴 상원의원과 경쟁을 벌였던 블랙 의원은 신민당(NDP) 국방논평담당으로...
지난 수년 동안 각 금융기관들은 복합 모기지 상품을 개발하는데 많은 시간과 자금을 투자하였습니다. 복합모기지는 쉽게 말하여 한 집을 담보로하여 Line of Credit의 한도액을 인준받고 그 인준 금액 내에서 일부분은 고정금리 모기지로 또 일부분은 Open모기지로...
써리 관할 연방경찰(RCMP)이 지난 1월 27일 발생한 은행강도 사건에 대한 공개수사에 착수했다. 용의자는 신장 157cm 정도의 백인 남성으로, 범행 당시 카키색 바지와 회색 자켓을 입고 있었다. 용의자는 1월 27일 오전 10시경부터 써리 소재 은행 3곳에서 범행을...
한국관광공사 밴쿠버 등 3개 도시 설명회
한국관광공사는 3월 9일부터 11일까지 2009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설명회를 개최한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캐나다공예연합(Canadian Crafts Federation) 등과 공동으로 마련한 설명회는 밴쿠버, 토론토, 캘거리 등 주요 도시에서 열린다. 설명회는 9일...
“BC주 아시아 주요국과 경제협력 강화할 것”
‘아시아-태평양 비즈니스 센터’가 6일 타운타운에 사무실을 열고, 공식활동을 시작했다. BC주와 아시아권 국가간의 무역 증진과 투자 확대 등이 비즈니스 센터가 내세운 1차 목표다. 아이다 총(Chong) BC주 경제개발부 장관은 “이번에 설립된 비즈니스 센터를 통해...
선발 류현진 43개 호투 정근우는 깜짝 투런포대만 감독 "한국 수준 높다는 점 부정 못해"      도쿄=강호철 기자 jdean@chosun.com   6일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대만 경기가 시작되기 전, 애국가가 일본 도쿄돔을 울렸다. 3루측 라인 선상에...
한국 경제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던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번엔 이명박 대통령을 ‘친환경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FT는 6일자 인터넷판에 ‘친환경 일자리 창출하는 서울’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1년전...
상위 1% 학생들, 의대·치대·한의대 '우울한 쏠림'전국 의·치·한(醫·齒·韓) 거친 뒤 서울대 다른 과에 지망 부모세대의 환상 큰 탓취업해도 月收200만원 개업해도 7%는 도산… "그 우수두뇌가 아깝다" 김민철 기자 mckim@chosun.com  김경화 기자 peace@chosun....
먼지와 디지털 2009.03.06 (금)
우리가 사는 곳에는 언제나 먼지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먼지는 우주 어디에든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왜 필름 시절에는 문제가 없던 먼지가 디지털에는 문제가 되는가? 그것은 지난 번에 이야기한대로 필름카메라가 기계장치라면 디지털 카메라는...
[특집] 중년 배낭족의 미얀마 단상
‘황금사원의 나라’ 또는‘미소의 나라’- 아내와 나는 지난 1월 미얀마를 20일간 배낭을 메고 돌아보면서...
최신식 카메라 설치, 신호위반 단속 강화
교통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교차로 140곳에 최신식 감시 카메라가 배치된다. 존 밴 두젠(Dongen) BC 법무부 장관은 “신호위반 감시 카메라를 통해, 난폭 운전자 등을 더욱 효과적으로 색출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교통사고 발생률이 더욱 낮아질...
“건축허가액수 전달 대비 17.5% 감소”
건축허가액수가 지난 해 12월에 이어 올 1월에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건축허가액수는 44억달러로, 전달 대비 4.6% 감소했다. 특히 밴쿠버의 건설 시장 상황은 더욱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 1월 건축허가액수는 약 1억4000만달러로,...
“올 한해는 ‘역성장’ 불가피”
로얄은행은 지난 해 12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BC주 경제는 전국평균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
앨버타주 한국어 제 2외국어 채택 일등공신 캘거리 한국어학교 이원재 이사장 한국이 모국이기 때문에 당연히 한국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는, 자녀가 성장하면서 점차 설득력을 잃게 된다. 정체성을 확립하려면 한국 문화 특히 언어에...
“하룻밤 새 총격사건 4건, 두 명 숨져”
또 다시 ‘총격사건’이다. “형사법을 강화해 조직범죄에 대응하겠다”는 엄포에도 불구하고 메트로 밴쿠버 곳곳이 총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룻밤 사이 발생한 총격사건만 모두 4건이다. 첫 번째 사건은 3일 저녁 8시경 버나비 소재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BC주는 최저임금 인상 놓고 설전중
온타리오주정부가 시간당 최저임금을 높여 발표해 BC주에서도 쟁점이 되고 있다. 온타리오주는 오는 3월31일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을 9달러50센트로 인상한다. 온타리오주는 2004년 이후 6번째 최저임금 인상을 발표하면서 2010년에는 최저임금을 10달러25센트까지 올릴...
수수료와 이자, 원금23%로 제한
BC주정부는 올해 11월1일부로 페이데이론(북미판 소액 사채) 업체 개설을 신고허가제(면허제)로 변경하고 기업규정 및 소비자 보호청(BPCPA)이 관련 업무를 관할하게 된다고 2일 발표했다. 존 밴 두젠(Dongen) BC법무장관은 “많은 BC주민들이 때때로 페이데이론을...
“주정부, ‘보상금제도’로 의료의 질 높일 수 있다”
캐나다 의료 시스템의 문제점 중 하나로 많은 이들이 ‘지나치게 긴 진료 대기시간’을 꼽는다. 특히 응급환자들의 불만이 높은 상태다. 이는 주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BC NDP(신민당)의 단골 소재이기도 하다. 방어 입장에 있는 보건당국이 이에 대한 대책 한 가지를...
 1331  1332  1333  1334  1335  1336  1337  1338  1339  1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