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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쌀이라도 윤기가 자르르르… 냄비의 마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1-12 00:00

그 어렵다는 '냄비밥' 고슬고슬 맛있게 짓는 법
잡곡밥보다 흰쌀밥이 제격 쌀은 30분 이상 불리고
뜸은 5분 이상 들이고… 센불부터 점점 줄여주세요


가을 햅쌀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냄비밥'으로 지어먹는 것이다. 밥 잘하는 이들은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쌀에 수분이 많을 때 냄비밥을 짓고, 여름부터 햅쌀이 나올 때까지는 압력솥을 쓴다. 지금이야말로 냄비밥 짓기 좋은 시기. 하지만 냄비밥 짓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다. 까딱하면 설익거나, 바닥이 눌어 탄내 나기 십상이다. 요리연구가 박종숙씨의 도움말로 냄비밥 맛있게 짓는 비결을 들었다.


◆냄비밥이 보드라운 이유는 수분 때문

우선 냄비밥이 보드랍고 맛있는 이유는 뭘까? 압력솥보다 더 많은 수분이 필요하고 끓는 시간도 더 많이 필요해 쌀이 충분한 수분을 머금고 퍼지기 때문이다. 수분 함유량이 많다는 게 냄비밥의 핵심.

같은 냄비밥이라도 무거운 뚜껑이 압력솥 역할을 하는 가마솥밥이나 주물냄비밥은 비교적 윤기가 흐른다. 무거운 뚜껑이 증기의 유출을 막고 솥 내부의 압력을 높여 쌀을 고온에서 익게 해 맛과 향을 유지시키기 때문이다.

또 냄비밥으로는 잡곡밥보다 쌀밥이 제격이다. 잡곡은 익는 시간이 각기 다르므로 냄비로 잡곡밥을 지으려면 보리나 수수는 따로 삶고, 콩도 하룻밤 정도 미리 불려야 하는 등 손이 많이 간다. 영양돌솥밥을 지을 때도 재료를 각기 손질해야 한다. 따라서 냄비에 밥을 지을 때는 흰 쌀밥이 편하다.

▲ 요리연구가 박종숙씨가 빨간색 주물냄비에 지은 흰 쌀밥. 감기로 입맛 없을 땐 보드라운 냄비밥이 그만이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쌀을 30분 이상 충분히 불리세요

맛있는 냄비밥을 지으려면 쌀을 불리는 과정이 필수다. 압력솥이나 전기압력밥솥이라면 쌀을 씻어 바로 밥을 지어도 되지만, 냄비밥은 다르다. 쌀은 밥 짓기 30분 전에 씻어서 충분히 불렸다가 체에 밭쳐 물기를 쏙 뺀다.

불리는 시간은 여름 30분, 겨울은 1시간 정도가 좋다. 박종숙 씨는 "쌀을 씻을 때 처음 붓는 물을 쌀이 20% 정도 흡수하므로 첫물은 정수한 물이나 맑은 물을 사용하는 등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밥물은 1(쌀)대1.2(물)의 비율이 정석이지만, 충분히 불린 쌀이라면 물과 1대1 비율로 맞추는 게 요령. 쌀 불리는 시간도 아까운 맞벌이 주부라면 잠들기 전 쌀을 씻어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다음날 아침에 밥을 짓는다.


◆보드라운 냄비밥의 관건은 뜸들이기

고슬고슬한 밥이 완성되려면 아무리 솥이 좋아도 불 조절이 제1관건이다. 주물냄비, 미니가마솥, 돌솥, 내열자기, 뚝배기, 스테인리스 스틸 삼중냄비 모두 불 조절의 기본 요령은 같다. 처음에는 센 불에서 시작해 끓으면 불을 줄이고 중불에서 10분 정도 끓이다가 밥물이 잦아들고 밥 냄새가 고소하게 퍼지면 불을 아주 약하게 줄여 5분 이상 충분히 뜸을 들인다. 센 불로 계속 끓이면 밥물이 넘치고, 모자란 밥물을 다시 부으면 밥이 맛없어진다. 고소한 누룽지를 만들고 싶다면 뜸들이는 시간을 오래 잡으면 된다.

보드라운 냄비밥의 또 다른 관건은 뜸들이기에 있다. 밥이 다 되어 불을 끄더라도 뚜껑을 열지 말고 5분 정도 기다렸다가 밥을 푸는 게 좋다. 박종숙씨는 가마솥에 지은 것처럼 밥알이 올올이 살아 있게 하는 비결을 귀띔했다. "밥이 끓기 시작할 때 뚜껑을 열고 주걱으로 위아래를 잘 섞어주세요. 그러면 공기가 들어가서 밥알이 눕지 않고 잘 서기 때문에 한 알 한 알 살고 뜸도 잘 듭니다." 뚜껑이 가벼운 가마솥이나 돌솥에 밥을 지을 경우 밥물이 넘치는 일을 미리 막기 위해 처음에는 뚜껑을 열고 끓이다가 불을 줄인 다음 뜸들일 때 뚜껑을 덮는 방법도 있다.


모양도 요령도 가지가지… 어떤 냄비로 지을까

▲ 파스텔 색상으로 고급화된 뚝배기. 파이렉스‘클레이팟’제품.

 

▲주물냄비=냄비밥을 지을 때는 3중 바닥 스테인리스 스틸 냄비나 주물냄비처럼 바닥이 두껍거나 무거운 것이 좋다. 무쇠로 만든 주물냄비는 전통의 가마솥과 비슷해 끓기까지 시간은 좀 걸리지만 열이 고루 전달되고 오래 지속되어 밥을 중간에 뒤섞지 않아도 설익지 않고 밥이 차지다. 주물냄비로는 프랑스 브랜드 르크루제가 품질이나 디자인 면에서 인기 있지만 가격은 다소 부담스러운 편.

▲뚝배기, 옹기, 내열자기=흙으로 빚어 구운 그릇 3총사. 표면이 매끄러운지, 기포나 균열이 생긴 곳은 없는지 살핀 후 구입한다. 숨쉬는 그릇이기 때문에 처음 구입했을 때 쌀뜨물을 부어 한 번 끓인 후 사용한다.

이들은 고르는 요령보다 밥짓는 요령이 더 어렵다. 뚜껑을 닫으면 밥물이 쉽게 넘치기 때문. 불린 쌀에 1.2배 정도의 물을 넣고(일반 냄비밥에 비해 물이 20% 정도 더 들어간다) 뚜껑을 연 채 센 불에서 끓인다. 밥물이 거의 없어지고 큰 거품이 일면서 끓으면 불을 가장 약하게 줄이고 뚜껑을 닫은 채 5분 정도 더 끓인다.

내열자기는 도자기와 같은 소재지만 직접 불에 가열할 수 있다. 전통 뚝배기보다 표면이 매끈하고 대부분 검정색이며 냄비처럼 손잡이가 있는 것이 특징. 한국도자기나 행남자기, 한국월드키친 등 유명 브랜드에서 내구성이 강하고 안전성을 보장하는 내열자기를 선보이고 있다. 1인용이라면 지름 15㎝, 2인용이라면 18㎝ 이상이 적당하다.

▲ 파스텔톤 내열자기에 지은 홍합밥이 먹음직스럽다. /한국월드키친 제공

▲무쇠솥=처음 구입하면 깨끗이 씻어 약한 불에 올려 말리고, 솥 안팎에 얇게 기름을 칠한 후 약불로 5분씩 가열하기를 두세 번 반복한 다음 사용한다. 밥을 짓고 나면 항상 깨끗이 씻어 약불에 올려 말린 다음 기름칠을 살짝 해두어야 녹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가족이 함께 먹을 밥을 짓고 싶다면 5인용 이상 크기를 구입하는 게 좋다. 운틴가마에선 5인용 가마솥이 5만3000원.

▲돌솥=각섬석을 깎아 만든 돌솥은 흠집 난 곳이 쉽게 눋기 때문에 흠이 없는 것으로 고르고 처음부터 길을 잘 들인다. 면 조각이나 키친타월에 식용유를 묻혀 돌솥 안팎에 골고루 바르고 약한 불에 달구기를 두세 번 반복해 윤이 나도록 한 다음 사용한다. 밥을 짓고 나면 반드시 식혀서 설거지하고, 씻은 후에는 약불에 올려 물기를 말린 뒤 보관한다. 식당용 조리도구를 취급하는 서울 신당동 중앙시장에 많은데, 지름 22㎝ 크기는 사야 두어 명이 먹을 밥을 지을 수 있다. 받침과 전용 집게도 함께 구입하는 게 좋다.


조선일보
이덕진 생활칼럼니스트 dukjinyi@hotmail.com
도움말=최현정 요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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