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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활짝 풀어헤치고 바닷바람을 맞이 하자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7-26 00:00

작아서 아름다운 바닷가 - 웨스트 밴쿠버 화이트클리프 파크(Whytecliff Park)

웨스트 밴쿠버 화이트클리프 파크(Whytecliff Park)는 작아서 더 아름다운 공원이다.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과 바다를 비집고 들어 간 듯 바다 가운데 떠 있는 작은 절벽의 산이 더 없이 예쁜 이곳. 눈 아래 바닷가 풍경도 눈을 돌릴 때마다 다른 장면과 다른 표정이 있다.

■ 찾아가는 꼬불꼬불한 길조차 정겨운 공원

1번 고속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호슈베이가 나오면 페리 승선장으로 진입하지 말고 조금 더 진행하면, 직진만 있을 듯한 도로 중앙에 죄회전 표시가 있다. 공원으로 진입하는 꼬불꼬불한 도로가 그대로 하나의 드라이브 코스이면서 또 풍경이 되는 이곳은 마린 드라이브를 따라 끝까지 가면 된다.
공원에는 주차시설이 많지 않은 것이 흠이지만 구석구석 돌아보면 어느 곳이든 빈 공간이 나오고, 주차 후 편안한 운동화로 갈아 신은 다음 공원 아래 바닷가로 내려가보자.
육지 깊숙이 파고든 파도가 남긴 듯 돌길을 따라가면 바위섬이 고즈녁하게 떠 있다. 좁은 길을 따라 이곳으로 올라가면 육지가 있는 웨스트 밴쿠버와 돌아서면 보이는 광활한 태평양 바다, 그리고 작은 절벽을 끼고 있는 산을 바라보는 풍경이 시야에 따라 제각각 새로운 풍경으로 다가서는 신비함에 감탄하게 된다.

■ 공원 어디에 자리를 깔아도 좋다

시원하게 바람부는 공원 한 켠에 자리를 깔아도 좋겠고, 바닷가 햇살 따가운 모래사장 피크닉 테이블 곁에 여장을 풀어도 좋다. 바닷가에 앉아 검은 고무 옷을 입고 산소통과 장비를 맨 스킨스쿠버다이버들의 물놀이 장면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작은 섬 아래 깊지 않은 물에서는 검게 그을린 상체를 드러낸 건장한 남자들의 수영하는 모습도 이채롭다. 초보 다이버들은 어설픈 다이빙으로 얕은 물에서도 한껏 물을 먹고 올라와 ‘캑캑’대면서도 구경꾼들 앞에서 어깨를 으쓱거리며 뽐내는 통에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산등성이에는 낚싯대 끝에 연을 매달아 새 모양의 연을 하늘 높이 날리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연줄에 매달지 않고 낚싯대 끝에 매달아 바람의 세기에 따라 줄을 풀며 놀고 있는 이 사람, 주말이면 이곳에서 연을 날리는 것이 취미라는 그가 맨 가방에는 전통적인 연 놀이를 즐기던 우리 한국인들이 보면 ‘피식’ 웃음이 날만한 괴상한 모양의 장난감에 불과한 연들이 많이 있다. 한번 날려보겠냐는 제안을 해왔지만 거절하고 자리를 걷어 작은 산 정상으로 옮겼다.

■ 솔 향이 날 것만 같은 나무가 있는 곳

이 공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는 공원 우측 작은 산 정상. 바위로 이루어 졌지만 평평한 돌 산인 이곳에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예쁘게 자란 키 작은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누구는 이 나무를 소나무라 하고, 누구는 전나무라고 우기기도 했지만 정확한 이름은 아직 미지수. 그러나 자그마한 키에 소나무 잎을 닮아 제법 솔 향이 나는 듯도 한 이 나무 아래 자리를 깔고 앉으면, 태평양 바다와 스킨스쿠버들의 다이빙 하는 광경, 멀리 태평양 바다와 UBC 방향으로 길리건 섬(Gilligan’s Island), 공원, 자연 속에 앉혀 진 웨스트 밴쿠버의 아름다운 집들까지 한 눈에 구경할 수 있다.

■ 오는 길에 등대섬을 들러보자

이 공원을 찾을 땐 필히 썬그라스와 함께 긴 팔의 옷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나무그늘에 자리를 깔고 앉아 있노라면 무상 무념이 되는 이곳은 한여름에도 바닷바람에 한기를 느끼는 서늘함이 있기 때문이다.  화이트클리프 파크에서 조용히 쉬다가 돌아가는 길에는 등대공원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얀 기둥 위에 빨간색 지붕의 등대 앞에서 포즈를 취하면 누구나 모델이 되고 싸구려 카메라로 찍은 사진도 예술 사진 버금가는 멋진 기념사진으로 남을 것. 

■ 찾아 가는 길

밴쿠버에서 라이온스 게이트 브릿지를 통해 웨스트 밴쿠버의 마린 드라이브를 따라 진입할 수 있다. 지도에서 호슈베이를 바라보며 주행하다가 호슈베이 페리 승선장으로 진입하는 길을 지나치면 곧바로 좌회전길이 나오고, 이 길을 따라 좌회전해서 들어갈 수 있다.
● 주소: 7100 Block Marine Dr.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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