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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父子)함께 운영, 세대간 장점 공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7-26 00:00

윌로우브룩 아트갤러러 대표 박양옥·박성빈 씨

◇ 아버지가 운영하던 가게에 매니저로 취업, 자신의 전공을 살리며 세대간 장점 공유로 성공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박성빈씨. 아버지와 함께 가족 여행이나 모임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 아쉽다는 그는 온라인 갤러리를 열어 캐나다 전지역 마케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환율상승, 미국 무비자 입국, 한국 내 경기불황의 여파가 겹친 밴쿠버 경기가“예전 같지 않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스몰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교민들은 몇 해 전과 비교해 30~ 50%정도 매출이 하락했다고 호소한다. 이런 어려운 여건에서도 박양옥·박성빈씨 부자(父子)가 운영하고 있는 윌로우브룩 아트갤러리(Willowbrook Art Gallery)는, 14년간 이 지역 캐네디언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은 아버지의 경영노하우와 미술과 비즈니스를 전공한 신세대 아들의 감각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경기에 흔들리지 않는 평균적인 매출을 유지하며 성공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 대학 졸업 후 아버지 사업처에 취업

랭리 윌로우브룩(Willowbrook) 쇼핑몰 1층에 위치한 윌로우브룩 아트갤러리(Willowbrook Art Gallery)는 교민 박양옥씨가 아들 박성빈씨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미술 판매와 프레임 맞춤제작 전문 샵이다.
미술을 전공하고 SFU대학에서 비즈니스를 전공한 박성빈씨는 대학을 졸업한 후 94년 현재의 가게가 위치한 쇼핑몰 내에 매장을 내고 사업을 하고 있던 아버지의 아트갤러리(Art Gallery)에 매니저로 취업했다. 
일반 기업으로 취업하지 않고 부자(父子)가 함께 일을 하게 된 것은, 일반 매장과 달리 미술품에 대한 전문성과 안목의 필요성을 느낀 아버지의 생각도 있었지만 캐네디언들을 대상으로 한 경영 노하우를 배우고 싶은 그의 생각이 더 컸다.
박씨는 예술적인 감각을 살리면서도 그러나 작가적인 감각만 고집하지 않고 한국인들과 다른 고객의 취향을 파악해 캐네디언 취향의 대중성을 바탕으로 한 맞춤 프레임 제작을 시도, 요즘처럼 불경기라고 아우성인 시기에도 평균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아버지인 박양옥씨가 닦아 놓은 고객과의 신뢰감 위에 미술을 전공한 전문성으로 서로의 부족한 면을 보완하고 장점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일반 갤러리와 프레임 샵과 차별화 하는데 성공했다.

■ 부자(父子)간 서로의 장점만 공유

박씨 부자(父子)가 함께 일을 하게 된 것은 흔히 이민자들이 마땅한 취업처를 찾지 못해 부모님의 권유로 가업을 이어받는 경우와 달리, 미술을 전공한 성빈씨가 자신의 전공과 연결한 전문성을 살릴 수 있고, 아버지의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경영노하우를 배우고 싶어 선택한 길이었다.  더불어 갤러리를 찾는 고객 95%가 백인계 캐네디언인 점을 감안, 일반적인 대화에 불편함은 없더라도 온·오프라인에서 전문 마케팅을 펼치기엔 다소 역부족인 기성세대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자신감 때문이기도 했다.
“우리 젊은이들의 경영 이론과 지식이 아무리 방대하고 아이디어가 참신할지라도 그 분야에서 오래 몸담고 일하며 터득한 연륜에서 나오는 경영 노하우는 따라가지 못합니다. 비즈니스는 언어 소통만으로 이루어지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교감, 한국 정서로 본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정(情) 같은 것이라고 할까요. 그런 게 있죠.”
지역마다 고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공통적인 정서가 다르고 교감을 나누는 방법에서 차이가 있듯, 아버지 박양옥씨가 이루어 놓은 고객과의 관계와 신뢰감은 어떤 전문지식과 경영방침을 앞서는 ‘자산’이라고 말했다. 특히 농사를 주업으로 하는 대지주들이 많은 편인 랭리지역은 고객관리가 쉬운 듯 하면서도, 그들과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기 위해서는 그들의 눈높이와 정서로 흡수하기보다 흡수 당하는 피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이것이 곧 노하우라고 할 수 있다는 것.
중학교 3학년이던 91년 캐나다로 이민을 온 박씨는 경영자로서 아버지 박양옥씨에 대한 신뢰감은 절대적이었다. 이런 부자(父子)간에 유지된 끈끈한 믿음은 또 고객들에게 전달되어 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 힘으로 작용한다.   

■ 시장성을 파악하는 안목이 필요

미술품 판매와 프레임 맞춤 제작업종의 어려움으로는 “고객들이 어떤 미술품을 좋아할 지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선호하는 그림을 파악하고 시장성을 꿰뚫어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미술을 전공하고 그 업계에서 8년의 경력이 쌓인 요즘도 그 일이 ‘쉽지 않다’고 털어놓는 박씨는, 이 어려움은 현존하는 화가들의 그림을 주문 구입하는 것 외 대중적으로 판매할 수 있고 추후 주식처럼 거래시장이 형성되어 자산의 가치도 있는 한정판을 구매하는 방법으로 극복해냈다.
“사람들은 아트갤러리라고 하면, 화가들의 작품을 구매하고 위탁 판매하거나 그림에 맞는 프레임만 제작해 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좋은 그림, 또 우리 고객들이 선호하는 그림을 구매하기 위해 눈과 귀 오감(五感)을 활짝 열어 놓고 예술적인 흐름도 잘 읽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두고 그는 외형적으로 우아하게 떠 있지만 수면아래로 숨가쁘게 물살을 헤치는 ‘백조’에 비유했다.

■ 집안 가구와 분위기 예측해 프레임 제작

그의 갤러리를 찾는 고객들 대부분 근처 랭리지역 백인 캐네디언들로 농사를 짓는 사람들로, 일반적으로 유행흐름과 상관없이 동물이나 자연환경을 담은 그림 등을 좋아하고 미술품 구입시 선호도에 선택 기준을 둔다. 따라서 예술성과 재산적 가치를 우선하는 타 지역에 비해 갤러리 운영이 쉬운 편. 그러나 고객이 그림을 선택한 후 집안의 소파와 가구의 컬러와 분위기를 고려해 프레임을 제작하는 과정은 더 까다롭다. 이 과정에서 박씨의 예술적인 감각과 미술을 전공한 전문가로서 능력이 빛을 발한다.
“한국에서는 시중에 판매되는 프레임의 컬러와 사이즈가 다양하고 대중화 되어 있어 그림이나 사진을 끼우면 그만인 경우가 많아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면이 있어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취향에 따라 고른 그림을 보호하면서도 집안 인테리어로 생각하기 때문에 프레임 맞춤에 굉장히 정성을 기울여요. 햇빛에 반사되는 유리로 할 것인지 아닌지 선택에서부터, 그림과 프레임의 컬러 매치 외 집안 가구와 분위기와의 조화도 고려해야 하죠.”
고객의 집을 방문하지 않고 고객의 집안 가구와 분위기를 예측해 프레임을 조화시키는 과정이 그림을 그리는 작업만큼 까다롭다고 말하는 박씨는, 그러나 단지 그림을 보호하기 위한 작업만으로 끝나지 않고 그 그림을 가장 돋보일 수 있는 프레임 선택과 조화를 이루는 역할이 이 업종의 매력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 프레임 제작 업종 자격과정

쇼핑몰 내 위치한 가게의 영업시간을 쇼핑몰에 따라야 하는 어려움으로 낮 시간 가족 모임이나 가족 여행을 다닐 수 없어 아쉽다는 박씨는, 얼마 전 온라인 홈페이지를 개설해 갤러리가 없는 캐나다 전역에 그림을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사이트에 올려진 사진을 보고 주문한 그림을 배송해주는 온라인 갤러리는 직접 구매자들과 구매 패턴이 현저한 차이를 보여, 요즘 이들만을 위한 미술품 구매에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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