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우리 아이도 e미디어 비만?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5-29 00:00

캐나다 어린이들, TV·컴퓨터에 너무 많은 시간 소비 신체활동은 낙제점 수준… ‘부실 청소년’양산 우려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TV와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지면서 밖으로 나가 뛰어 노는 신체활동이 심각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액티브 헬시 키즈 캐나다(Active Healthy Kids Canada)는 27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캐나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체육 활동을 낙제점에 가까운 ‘D’로 평가했다. 특히,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하는 시간은 지난 해 ‘D-‘보다 더 낮은 ‘F’로 평가됐다.

액티브 헬시 키즈 캐나다 보고서에 따르면, 10-16세 캐나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TV 또는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은 하루 평균 6시간에 달한다. 아직 학교에 들어가지 않은 프리스쿨 연령대 어린이들도 하루 중 상당 시간을 스크린 앞에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6-10학년 학생들
주중 하루 평균 4시간 56분
TV와 컴퓨터 앞에서 보내

액티브 헬시 키즈 캐나다의 마크 트렘블레이 수석연구원은 “아이들은 여가 시간을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데 쓰고 있다”며 “문제는, TV를 볼 때는 대사율(단위시간당 사용되는 에너지의 양)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사실상 잠을 잘 때 소모되는 에너지 정도의 수준”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와 미국의 소아과 전문의협회는 어린이들이 TV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을 취학 연령대 어린이들의 경우 2시간, 프리스쿨 연령대 어린이는 하루 1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장하고 있다.  

액티브 헬시 키즈 설문 결과, 캐나다의 6-10학년 학생들이 TV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은 주중에는 하루 평균 4시간 56분, 주말에는 하루 평균 7시간 25분으로 집계됐다.

트렘블레이 연구원은 “이 수치는 숙제나 공부를 하기 위해 컴퓨터를 사용한 시간은 제외한 것”이라며 단순히 여가 활동을 위해 컴퓨터나 TV를 보는 시간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크게 우려가 되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사스캐처원 대학교 운동학과 낸시 기르크식 교수가 진행한 또 다른 연구도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221명의 여학생들에게 신체활동을 방해하는 요인을 물은 결과 TV나 컴퓨터 때문이라고 답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기르크식 교수는 “우리는 TV와 컴퓨터가 청소년들의 신체 활동을 막는 큰 장애요인이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청소년들은 이를 장애요인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청소년들에게 신체활동의 중요성을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는 그 사람의 가치관과도 상관이 있다”며 “여학생들이 TV나 컴퓨터를 여가 활동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은, TV나 컴퓨터를 그만큼 가치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설문에 참여한 학부모 중 90%는 집 주변에 공원과 놀이터가 있다고 답했으며 60% 가량은 이 같은 인근 레크리에이션 시설의 수준에 만족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로 공원과 놀이터 등을 활용한다는 응답은 34%에 불과했으며, 레크리에이션 시설과 그곳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한다는 응답은 이보다 훨씬 적은 23%에 그쳤다.

신체활동 장애요인 찾아
적극적인 해결책 모색해야

기르크식 교수는 “레크리에이션 시설을 마련해놓으면 사람들이 그곳을 이용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시설을 짓게 되지만, 실제로 시설을 마련해놓는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그 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왜 사용하지 않는가, 무엇이 걸림돌이 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일단 원인을 파악하게 되면, 그 장애요인을 없애고 사람들을 밖으로 불러낼 수 있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렘블레이 연구원은 “만약 사람들이 자신이 컴퓨터나 TV 앞에서 얼마나 많은 비생산적인 시간을 써버리고 있는지를 실제로 한번 재보면, 스스로도 깜짝 놀랄 것”이라며 “이런 방법이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는 경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를 발표한 액티브 헬시 키즈 캐나다는 캐나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체육 활동을 권장하기 위해 1994년 설립된 자선단체이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