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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심쩍은 이민정책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3-21 00:00

연방 보수당의 이민정책이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보수당은 지난 14일, 이민신청 대기자 적체현상을 해소하고 캐나다에  필요한 기술인력 즉시 확보를 위한 이민법 시행 개정안을 의회에 상정했다. 새 법안에는 이민부 장관에게 막강한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이민유형은 물론 이민자 선택도 가능하게 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보수당이 이민자 유입에 빗장을 걸려는 시도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진보적 성향의 토론토 스타는 17일자 사설, ‘Dubious moves on immigration’에서 이점을 우려했다. 아래는 사설요약이다.

다이앤 핀리 이민부 장관은 지난해 이민자수가 사상최고를 기록했다면서 스스로 만족해 했다. 42만9000명이 넘는다는 것은 보수당 정부가 이민정책에 얼마나 적극적인가 하는 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란 점도 강조했다.

그런데 숫자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25만1000명의 영주권자 외에도 임시 취업상태의 외국인 근로자 수가 포함되어 있다. 보수당이 지난 1911년 이후 최대라며 발표한 수치에 임시 체류자까지 포함한 것은 논란거리가 된다.

이민법 시행안 개정의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85만명이 넘는 이민신청대기자 적체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보수당 정부가 지난주 예산안 실행법안 수정안을 발의하면서 이민부 장관에게 이민유형과 선택권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부여했다. 또, 이민 심사관으로부터 입국허가를 받은 신청자도 경우에 따라 취소할 수 있게 했다.

핀리 이민부 장관은 캐나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민허가를 얻기까지 최소 3년에서 6년이 걸리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조치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핀리 장관은 “이런 상황은 이민신청자나 가족, 고용주 모두에게 공평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캐나다에 이민하려는 희망자에게 문을 걸어 잠그는 일도 공평한 처사가 아니다. 보수당 발표 이후 항간에서는 경제이민과 같은 특정 그룹의 이민 문호만 넓히고 출신지역에 따라 차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됐다. 이민 종류와 출신 국가에 따라 영주권 취득 기간이 훨씬 더 오래 걸리는 사례가 이미 존재하고 있다.

만일 보수당 정부가 이민신청 절차를 단축하겠다는 진정한 의사가 있다면 이민심사를 담당할 공무원부터 우선 더 많이 채용해야 한다. 핀리 장관은 “캐나다가 필요로 하는 직업에 맞는 새 이민자를 더 많이 받아들이고 가족 재결합도 도울 것”이라고 했다. 이 또한 이민부 장관이 어떤 이민 형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보수당 정부는 새로운 이민종류를 하나 더 만들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실시될 ‘CEC’라 불리는 캐나다 경험이민(Canadian Experience Class)이다. 이는 캐나다에 체류하고 있는 임시 노동자와 외국인 학생이 주된 대상이다. 또, 국가별, 이민형태별로 이민적체가 심한 경우 특별전담반을 구성할 예정이다. 특정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거나 가족재결합이 거부되어서는 곤란하다.

캐나다 인구의 고령화와 출산율저하로 노동력 부족이 심각해짐에 따라 2012년까지 이민자수는 더욱 필요하고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로 이민하려는 자격 있는 노동자의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 질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새로운 이민자가 캐나다에 정착할 수 있도록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하되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이민자를 문전 박대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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