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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를 소요하는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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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8-03-18 00:00

천하를 소요하는 영혼의 자유

列子曰(열자왈), 痴聾痼啞(치롱고아)라도, 家豪富(가호부)요. 智慧聰明(지혜총명)이라도, 却受貧(각수빈)이라. 年月日時該栽定(년월일시해재정)인데, 算來由命不由人(산래유명뷸유인)이니라.

(직역): 열자가 말하길 어리석고,귀먹고, 병신이고, 벙어리라도 집이 호화롭고 부자로 산다. 지혜롭고 총명한자가 오히려 가난하게 산다. 사주팔자가 숫제 처음부터 정해졌으니 점을 쳐봐도 천명에 말미암지 사람에 말미암지 않는다.

열자는 전국시대 정나라 사람으로 성이 열(列), 이름이 어구(禦寇)이다. 열자는 그의 존칭이다. 장자라는 서물에도 자주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장자와 동시대의 사람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이 구절은 순명편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칠언절구이다. 이 문장도 문자주의적으로  해석한다면 잘살고 못사는 것이 모두 타고난 사주팔자에 달려있다는  염세적 운명론밖에 읽을 수 없지만 꼭 그렇게만 해석할 필요가 있을까. 문자를 뛰어 넘어 행간을 읽을 때 오히려 이 문장이 담고 있는 원래의 멧세지가 전달된다. 특히 장자를 비롯한 전국시대의 도가 사상가들이 가진  핵심적 사상의 골간은 바로 스스로 말미암는다는 "자유"(自由)이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 찢어지게 가난했다. 하지만 가난의 사슬에서 벗어나 대붕이 되어 천하를 소요하는 영혼의 자유를 그 무엇보다고 중요하기 여긴 것이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이니 하는 말이다. 인간의 상식으론 지혜롭고 총명한 사람이 눈치 빠르게 이재(理財)도 잘하고 취직도 잘되어 출세하고 돈도 크게 벌 것이다. 반대로 백치, 벙어리, 귀먹어리, 병신은 사회적 보살핌없이는 생존에 위협을 받을 만치 가난하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 위의 문장은 세상의 상식을 완전히 뒤엎은 역발상으로 그려낸 도가적 표현으로 보아야 마땅한 것이지 않을까.  주체롤 못할 정도의 부자로 호의 호식하는 사람은 방종과 음란에 빠져 인간 구실 못하는  병신이 되기 십상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는 것일까.

오히려 가난한 빈궁을 마다하지 않고 온 몸으로 끌어 안을 때 지혜롭고 총명해지는 반대 급부가 있는 것은 아닐까. 베토벤이 불후의 5번 교향곡을 작곡한 배경에는 집세를 낼 수 없는 찢어지는 빈궁이 있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 해준다고 볼수는 없는 것일까. 문제는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풍요는 별개라는 사실을 꼬집어 말한 것으로 풀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인과관계가 잘 설명되지 않는 인생사야 지어진 운명인 사주팔자로 돌려 버리면 그 뿐 그 보다도 훨씬 귀한 영혼의 자유를 구가하며 사는 인생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예수의 산상수훈에 나오는 구절 "마음이 가난한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安貧樂道乃眞福 偉偉天國若輩屬)라는 말도 어떤 의미에서는 위의 이 구절과 일맥 상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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