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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생이 20분 초스피드 요리전문가가 된 이유는?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3-07 00:00

윤미영씨(밴쿠버 웨스트)의 해물버섯 덮밥
‘하루 세끼를 레스토랑처럼 차려 먹는 가족……’
주방장이 따로 있을 리 만무한 가정집에서 이런 가족이 있다 VS 없다?
있다.
윤미영씨 가족이 그렇다. 엄마보다 머리 하나 크기가 불쑥 올라오는 윤미영씨의 외아들 태호군과 그녀의 남편은 식성에 따라 주문한 메뉴를 레스토랑 테이블처럼 세팅 된 식탁에서 먹는다. 애초에 그녀가 자청한 고생이지만 하나도 고생스럽지 않고 행복할 뿐 아니라 지금은 대충 차린 식탁에서 가족들이 식사하는 걸 그녀 스스로 보아 넘기지 못한다니 이런걸 두고 소위 어른들은 ‘팔자소관’이라고 하는 것일 게다.

▲ 무인도에서도 살아 남을 것 같은 적응력과 자급자족 능력이 뛰어난 윤미영씨. 과일 한 접시도 영양 밸런스 생각하며 색깔 맞춰 예쁘게 내 놓아야 성에 차는 그녀.‘통통’튀는 여고생들과 평생 살아가는 생활이 젊음의 비결이라지만, 미용실 가 본적 없어도 처녀같은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진짜 비결은 타고난 패션감각때문이다. 그리고 집안이라고 해서 대충 아무 옷이나 입지 않는 긴장감과 나이, 체면, 눈치 보지 않고 목젖이 보일만큼 입을 크게 벌리고 활짝 웃는 그녀의 웃음이 봄처럼 화사해서다.

 그녀의 남편은 채식주의자, 아들은 파스타와 같은 퓨전요리, 그녀는 야채와 과일을 일체 먹지 않는 육식주의자다. 이런 세 사람의 식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일품 요리가 세상에 있을 리 없고, 그렇다면 가족 중 누군가는 입에 맞지 않은 음식에 늘 만족하지 못한 식사를 해야 한다는 결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조리시간의 단축이다.
가족이라고 해봐야 남편과 아들이 전부지만 온가족이 같은 시간, 같은 식탁에 모여 앉아 식사를 하려면, 인스턴트를 조리하지 않는 이상 세 사람 중 누군가는 식거나 불어터진 음식을 먹지 않으려면 그녀가 ‘20분 초스피드 요리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는 계산이다.
이런 발군의 실력으로 세 사람 모두의 식성을 충족시키는 세가지 메뉴를 매끼 차려 내는 그녀, 11학년 아들이 밥을 먹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해냈다. 그것도 속도만 빠른게 아니다. 메뉴마다 전문가가 만든 그 맛을 고스란히 살려낸 일류 레스토랑 요리처럼 완벽한 맛과 컬러, 모양, 음식을 담는 그릇과 테이블 세팅, 디저트, 음료까지 완벽하게 갖춰 폼나게 먹을 수 있도록 차린다.
세상에서 가장 능력 있는 여자가 ‘능력 없는 여자’라는데, “어떻게 그렇게 하고 여태 살았수!” 위로라도 해주려다가 말을 ‘꿀꺽’ 삼켜야 했다.
“평생 딱 한번 먹는 오늘 한끼인데 사랑하는 아들과 남편이 좋아하는 분위기로 음식 차려주면 행복해 지지 않아요?”
어떻게 행복일 수만 있을까. 사람에 따라 ‘웬수’ 같을 수도 있는 일. 이런 완벽한 아줌마, 예쁜 여자 앞에서 같은 여자들이 더 위축감 느끼는 상대적인 박탈감 같은 그런 질투심에 그동안 행복이라 믿으며 살고 있던 내 삶의 한 부분을 단숨에 초라하게 만든다.
이럴 때 스스로를 합리화 시키는 무기는 ‘그녀는 전업주부니까’ 하는 구실이다.
그러나 그녀의 본업은 따로 있단다. 유학보낸 아들이 너무너무 보고 싶어서 한국에서도 밴쿠버 시간에 맞춰 살다시피 하다가 올해 대학입학 앞둔 아들 핑계로 1년간 휴직하고 밴쿠버로 날아왔다는 것. 눈가 주름이 잘 어울리는 나이를 애써 감추려 들지 않고 말끝마다 잘도 웃는 그녀, 굵은 웨이브 롱 헤어스타일에 가녀린 몸매가 ‘무용선생님 아니면 미술선생님’이라는 확신이 들어 딱 찍었다.
“하하하~ 전혀 상관없어요.”
22년째 서울 은광여고에 재직 중인 수학교사. EBS 교육방송 강의, 아이큐 150내외의 세계최고 두뇌들의 집단인 ‘멘사 코리아(MANSA KOREA)’ 정회원……. 그것도 모자라 날개 달린 요리 솜씨에 한번 본 인테리어는 마음만 먹으면 그대로 재현해 낼 수 있는 타고난 미(美)적 감각, 평생 미용실을 가지 않고 직접 머리를 자르고도 돋보이는 매력, 순수 국내파 교사지만 토익, 토플까지 지도할 수 있는 영어실력…… 끝이 없다.
“윤선생! 도대체 당신이 할 수 없는 일이 뭐요?” 묻고 싶은 그녀. 교사를 천직으로 여기며 학생을 가르치며 노력으로 얻어지는 월급 외 주식투자하고 부동산 투자, 부업 등등 목돈 버는 재주는 없단다.
에게… 차라리 말이나 하지 말지. 그걸 단점이라고 내세우는 이런 아줌마, 진짜 ‘얄미운 아줌마 시리즈’ 대상(大賞)감이다.

윤미영씨가 만든 해물버섯 덮밥

 뭔가 ‘한 요리’는 할 모양인데, 요리 제목도 밝히지 않고 앞 뒤 작업대 위에 졸망졸망한 양념병과 소스, 야채, 생선, 고기 등 재료를 펼쳐놓고 싱크대와 오븐레인지 중앙에 자리를 잡고 선 그녀. 칼을 잡고 전투에 나가는 전사마냥 “요리 시작해요” 선전포고 한마디 던지고 오른 쪽 왼쪽 손과 팔을 교차하며 스피드 요리경연대회에 출전한 선수처럼 ‘해치웠다’.
정신없이 바쁘게 따라다닌 카메라에 담긴 요리는 아들을 위한 프레고(Prego)소스 스파게티, 구경꾼들을 위한 새콤달콤매콤한 겨자소스가 화사한 ‘연어새우 모듬샐러드’, 고기를 좋아하는 손님을 위한 부추향 향긋한 부추겉절이에 얇은 차돌박이를 두 겹으로 구워 돌돌 말아 소스에 찍어먹는 ‘차돌박이 부추말이’, 그리고 ‘밥 힘’으로 살아가는 40대 이웃 아줌마들을 위한 ‘해물버섯 덮밥’. 도우미 없이 혼자 일사천리로 해냈다.
한 컷도 놓치지 않고 몽땅 카메라에 담았지만 감춰두었다가 계절에 맞춰 하나씩 꺼내 놓기로 하고, 우선 가장 간단한 ‘해물버섯 덮밥’을 첫 번째 레서피로 내놓기로 했다.
“자~ 이렇게 송이를 넣고 프레고 소스를 넣어서 익기만 하면 끝! 어디 얼마나 쉽고 맛있나 한번 당해보세요~”
세상에 요리를 ‘먹어 보라’든가 ‘맛을 보라’든가 하는 말은 들어봤어도 ‘당해 보라’는 말은 처음이다. 간단하게 만든다고 맛을 섣불리 판단하지 말라는 뜻이다. 당해 본 그녀의 손 맛은 정말 ‘따끔’했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해물버섯 덮밥

■ 재료 모듬 해물 200g, 양송이 3개, 빨강·노랑·주황색 파프리카 각 1/2개, 초록색 피망 1/2,
양파 1/3, 전분 1TS, 버터 약간, 다진 마늘 2ts, 소금 1ts, 후추 2ts, 설탕 2ts, 참기름 2TS

■ 만드는 순서

① 뜨거운 물에 소금을 조금 넣어 해물을 살짝 데쳐 건져 놓는다.
② 피망과 파프리카를 가로세로 1센티가 넘지 않는 크기로 썰어 놓는다.
③ 중간 불에 팬을 달궈 버터를 녹인 후 다진 마늘을 넣어 볶는다.
④ 살짝 데쳐 건져 둔 해물을 넣어 볶아 주며, 소금, 후추, 설탕으로 간을 한다.
⑤ 4의 재료에 먼저 양파와 양송이만 넣고 30초 정도 볶은 후 피망과 나머지 야채를 모두 넣어 20초간 볶는다.
⑥ 물 1컵에 녹말가루를 재빨리 풀어 한 손으로 저어가며 녹말가루를 넣으면 끝. 접시에 밥을 담고 완성된 해물소스를 덮어 낸다.

■ Cooking Point

① 해물은 살짝 데쳐야 국물이 깨끗해요.
② 녹말가루는 한꺼번에 붓지 않고 재료를 저으며 ‘Z’로 넣어야 응어리가 생기지 않아요.

■ Cooking Tip

① 해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해물을 데치지 않고 만들면 국물이 갈색이 되지만 해물 맛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어요.
② 버터를 싫어하시는 분은 참기름을 좀 넉넉하게 둘러주세요.
③ 좀 더 깔끔한 맛을 원하시는 분은 후추가루를 조금 넉넉하게 넣어주면 향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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