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발달하고 각종 매스컴이나 유용 사이트에서 정보공유가 쉬워짐에 따라 발생되는 기이한 현상중의 하나가 바로 남의 것을 쉽게 베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이른바 플레이져리즘(Plagiarism; 표절)의 위험성이다. 간단히 말해서, 보고서나 숙제를 쓰면서 “누가 이말 했다더라” 하는 것을 쏙 빼고 마치 나의 생각인양 다른 사람이 쓴 것을 이용하는 것을 말하는데, 진리를 탐구해야 할 대학가에서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플레이져리즘은 개인이나 사회의 창의력을 후퇴시키고 보고 베끼는 문화와 기술이 범람하는 사회적인 심각성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고도의 지식과 사고력이 바탕이 되어 다양한 창의력이 요구되는 대학생들에게는 애써 열심히 공부하려는 노력이 상실되고 적당히 공부하거나 남의 지식을 돈으로 사거나 훔쳐서 자신의 것으로 쉽게 만들려는 모순성과 위험성을 주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주로 모방문화나 모방상품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아시아 국가에서 시작되어 태평양을 건너 북미사회로 옮겨온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개인의 지적소유권 보호와 창의력을 매우 중요시하는 북미사회에서는 이에 대한 철저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옛말에 ‘한 명의 도둑은 잡을 수 있어도 아홉 명의 도둑은 못 잡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학생들 사이에 표절이 만연되고 있는 최근의 현상에서 누가 진짜이고 누가 가짜인지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대학가에는 일부 졸업생을 중심으로 아예 돈을 받고 숙제를 대신해주거나 레포트를 완성해주는 사례가 젊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으니 플레이져리즘의 심각성은 위험한 수준에 이른 듯하다.
한국학생들이 유학 와서 선배들로부터 가장 처음 교육받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플레이져리즘에 대한 철저한 주의사항이다. 다시 말해 개인 소유권 또는 재산권 보호에 대한 미국과 캐나다인의 의식은 아주 대단하다. 일부 대학에서 남의 레포트를 이용하여 짜깁기를 하여 제출한 레포트를 담당 교수가 발견하면 모든 학점이 취소되고 결국에는 퇴학을 당하기도 한다.
실제로 UBC대학 내에서는 어떠한 논문이나 레포트에서도 “누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하더라” 라고 덧붙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어서, 반드시 출처를 밝히고 해당 문헌의 저자, 출판사, 출판 도시명, 출판 연도, 페이지 넘버 등을 적을 때에는 엄격한 규칙을 따라야 한다. 어떤 까다로운 교수는 “언제 어디서 누구랑 대화를 통해 얻은 아이디어와 영감(靈感)” 이라는 것까지도 적으라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아직도 한국 유학생 중에는 에세이나 레포트를 쓸 때에는 당연히 남의 글 몇 편 읽고 ‘짜깁기’해서 내는 것인줄 아는 많은 유학 초년생들은 표절의 심각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대학사회에서 뜻밖의 복병에 걸려 곤란을 당하는 일, 심지어는 짐 싸서 집에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매우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정영한 인턴기자(UBC 경제학과 2년) petery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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