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1-28 00:00

새마을떡집 대표 손광진·박동기씨

버나비 킹스웨이에서 ‘새마을 떡집’을 운영하고 있는 손광진씨와 박동기씨는 한국에서 떡 만드는 기술을 익히고 돌아와 지난해 7월 이 집을 인수했다. 웰빙 열풍과 함께 제빵시장을 넘보는 수준으로 그 규모가 커진 한국에 비해 밴쿠버에서는, 그 수요가 적은 편이라 현재 운영되고 있는 떡집은 4곳 남짓. 다른 업종에 비해 많은 편이 아니라 경쟁도 그만큼 치열하지 않은 장점이 이는 반면, 그만큼 수요도 적은 편이다. 그러나 교민들 사이에서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개업 6개월 만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만큼 주문이 밀려들고 있는 새마을 떡집 손광진·박동기씨의 창업 이야기.

■ 떡집의 첫째 조건 체력

“떡집은 체력이 첫째 조건 아닐까요? 평소에는 새벽 4시, 주문이 많은 주말에는 3시에 나와서 준비를 해야 약속한 시간에 모두 배달해 드릴 수가 있어요. 그러다 보니 기술력이 조금 손에 익숙해진 요즘 기술보다 체력이 우선 조건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기운이 부친다는 말이지요. ”

2006년 7월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떡집을 인수해 6개월째 운영하고 있는 손광진씨와 박동기씨. 이민 후 친해진 이웃으로 오래 전부터 형, 동생 하는 사이다.

손광진씨는 미국에서 보트를 수입, 판매하는 사업을 하다가 떡집 창업을 염두에 둔 지난해 한국으로 나가 부산의 ‘종로 떡집’에서 6개월간 떡 만드는 법에서부터 운영 노하우를 익히고 돌아왔다. 겉보기에는 기술력만 익히면 음식점 운영보다 훨씬 쉬울 것 같아 보여, 후배 박동기씨와 의기투합해 떡집을 인수했지만, 인건비가 비싼 이 나라에서는 지출을 줄이기 위해 새벽부터 주인이 직접 무거운 쌀가루와 떡 시루를 옮겨가며 떡을 쪄야 하고, 완성된 떡을 배달하고 나면 오후엔 녹초가 된다. 

■ 한번 망치면 한 순간 손님을 잃을 수 있어

흔히 떡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 떡집 창업을 생각하는 경우, 다른 업종을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의욕이 많은 편이다. 이것은 평소 떡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요즘 떡은 빵만큼 종류가 다양하고, 멥쌀과 찹쌀, 그리고 혼합하는 비율에 따라 수 백 가지 맛을 낸 떡이 전혀 새로운 이름으로 시중에 등장해 있다. 이전에 접하던 시루떡과 찰떡, 가래떡, 인절미 등 일반적인 떡만 생각하고 떡에 대한 공부를 소홀히 하고 덤비는 경우, 창업 후 십중팔구 1년을 넘기지 못한다.

“떡집은 몸은 힘들어도 장사가 잘 된다더라는 소문만 믿고, 막연한 욕심에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만큼 소모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힘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행사에 따라 또 연령에 따라 떡의 종류와 다른 맛을 끊임없이 개발해 내놓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떡 관련 책을 뒤지며 많은 연구가 필요하죠.”

박동기씨는 떡은 음식처럼 조미료나 향신료가 가미 되어 맛을 내는 것이 아니라, 멥쌀과 찹쌀만 사용해 맛을 내야 하므로 쌀의 배합과 소금간에 맛의 포인트가 달려 있다고 한다. 따라서 요리처럼 적성에 맞지 않으면 이 부분을 놓칠 위험이 크다는 것.

어떤 면에서는 음식보다 더 예리한 고객들의 입맛을 잘 파악해야 한다. 조금만 짜거나 달거나, 씹었을 때 떡의 질감이 정확한 제 맛을 내지 못하면 금세 고객이 끊어질 위험이 있다. 따라서 떡집은 내구성 제품과 달리 한 순간 빠른 속도로 손님을 얻을 수도 있고, 반대로 잃어버릴 수도 있는 특수성을 가진 업종에 속한다.

■ 떡 만드는 기술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문제가 바로 이 기술력이다. 떡집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러나 요즘 떡집은 기계로 공장화되어 기술력보다 기계력이 떡집의 힘이고 경쟁력이라고 볼 수도 있다.

예전처럼 대단한 기술력을 필요로 하진 않는다. 옛날식으로 떡을 만든다고 광고하는 집들도, 정말 옛날 방법처럼 시루떡을 옹기에 시루번을 둘러 쪄낼 수 없고, 인절미를 떡메로 쳐서 손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따라서 떡집의 기술력은 기계를 작동하는 법이 첫째. 그 다음 떡 만드는 순서와 일반적인 방법이 아니라 노하우를 말한다. 이 노하우를 다시 응용해 ‘나만의 노하우’를 만드는 것이 최종 떡집의 기술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떡집 주인들은 누구나 돈 버는 건 나중이고 내가 만든 떡이 손님들에게서 ‘맛있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저희처럼 인수를 받은 경우엔 이전 주인의 손끝 하나의 흐름에 노하우가 담겨 있죠. 하지만 노하우란 배워서 되는 게 아니라 배운 다음 직접 해보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익혀지는 것이므로 마음을 비웠더니 어렵지 않았습니다.”

■ 6개월 이상 떡집에 취업, 일을 배워야

떡은 한번 망치면 쌀을 다시 담가 불리고 빻아서 쪄야 하는 시간이 길어, 그 시간에 독촉하는 고객들의 전화에 신뢰감을 잃을 수도 있다. 이것은 떡마다 특성과 자주 실수 할 수 있는 문제점, 핵심 및 노하우를 꼼꼼히 체크하지 않아 생기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떡 만드는 순서만 익힌 경우 이런 문제가 생기죠. 불을 세게 한다고 원래 맛을 가진 떡을 시간 단축해서 만들어 낼 수 없는 게 이 떡입니다. 이를 무시하고 불을 높이면 설익거나 맛이 변해버려 실패합니다. 성질이 아무리 급해도 떡을 만들 때는 반드시 지켜야 할 순서와 반드시 기다려야 하는 소요 시간이 있으므로 창업을 하기 전 떡집에서 일을 해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박동기씨도 부산의 떡집에서 일을 배웠다. 이곳에서 떡 만드는 기술보다 먼저 떡집에서 이루어지는 허드렛일과 보이지 않는 부분을 먼저 익혔다.

■ 시설일체와 거래처인수 안정적인 매출

손광진씨와 박동기씨가 약 4000평방피트 1, 2층 공장을 인수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20만달러. 인수 후 보일러를 약간 손본 것 외 추가비용이 들지 않아 비교적 수월하게 창업했다.

시설은 대형 냉동고와 냉장고, 쌀가루를 빻는 분쇄기와 떡 찌는 시루 등 일체의 장비와 도구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밖에 거래처를 모두 인수해 고정고객도 많이 있어, 처음부터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디자인과 포장에도 신경을 쓴 상품으로 이 나라 사람들도 공략해 볼 생각이다.

*문의 604-431-5435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이정숙씨 (코퀴틀람) '발칙한 탕수육'
녹말가루가 꽃처럼 피어나게 튀기던 그녀의...
“건물 낡아 5년 후에는 옮길 예정”
BC주정부는 버나비 윌링던가(Willingdon Ave.)가 BCIT 버나비 캠퍼스 건너편에 30개 침상을 갖춘 정신병동을 올해 7월까지 개설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버나비 정신보건원(Burnaby Centre for Mental Health)로 명명된 정신병원은 일단 개설 후 계속 규모를 늘려 내년까지 100개...
정부 지원 프로그램 활용하기 사업준비-자기개발에 유용한 스몰비즈니스 프로그램
스몰비즈니스BC(Small Business BC)는 BC주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규모 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 보조 기관이다. 통계에
전세계 불우 어린이 돕는‘Free the Children’ 1995년 12세 소년이 설립… 세계적 자선단체로 성장
◇ 세계 각국의 어린이들이 손을 마주잡고 하나가 되어있다. 매일 배불리 먹고 따듯한 이불 속에서 자며 입을 옷이 수십 벌이나 되는 우리와는 정반대로 아프리카를 비롯한 여러 빈곤국가들의 시민들은 당장 먹을 것도 없이 굶주리며 마실 물도 없어 목이 타...
숭례문 화재 2008.02.21 (목)
2008년 2월 10일, 조선시대 역사의 산물이라 할 수 있는 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이 방화로 소실됐다. 다행히도 1층 내부는 별다른 손상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으나, 수백 년의 역사가 담긴 국보를 그대로 복원하기는 어렵다는 여론의 반응이다. 사실 해외에서...
아카데믹‘표절’의 위험과 폐해 인식해야
인터넷이 발달하고 각종 매스컴이나 유용 사이트에서 정보공유가 쉬워짐에 따라 발생되는 기이한 현상중의 하나가 바로 남의 것을 쉽게 베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이른바 플레이져리즘(Plagiarism; 표절)의 위험성이다. 간단히 말해서, 보고서나 숙제를 쓰면서...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
새 봄을 시작하는 3월을 맞아 밴쿠버에서 세계 저명 인사들의 강연이 잇달아 열린다. 내달 5일 GM 플레이스에서 열리는 파워 위딘(The Power Within) 컨퍼런스에는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Martha Stewart·사진)를 비롯해 테니스 스타 안드레 애거시(Andre Agassi), 여러...
4월 1일부터 3.6% 인상 적용
BC주 전기요금이 앞으로 2년간 14% 인상될 전망이다. BC하이드로는 댐과 송전소, 전력선을 개선하기 위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향후 2년간 14% 인상안을 20일 BC공익설비위원회(BCUC)에 제출했다. BCUC는 인상안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한 후 인상 가부를 결정하게...
휘발유 등 화석연료 사용 부담 커져
BC주정부는 화석연료 사용을을 억제하기 위해 탄소세를 도입...
북서노선·남동노선 2개안 놓고 공청회 2014년 완공 목표..올봄 노선 확정
BC주정부의 대중교통망 건설 예산 지원 발표(본지 1월 14일자 보도) 후 로히드 타운센터와 코퀴틀람 센터 구간을 연결하는 에버그린라인 경전철 사업이 2014년말 완공을 목표로 속력을 높이고 있다. 코퀴틀람시는 오는 27일 오후 4시부터 코퀴틀람 시청에서 오픈...
서부 지역에서 올들어 14명 참변
쿠트니와 알버타주 밴프 국립공원 경계지점에 위치한 그레이트 디바이드(Great Divide) 남쪽 치카디 밸리에서 백컨트리 스키를 타던 알버타주 캔모어 거주 여성이 19일 눈사태에 휩쓸려 숨졌다. 이 여성과 함께 스키를 타던 친구는 가슴까지 눈에 파묻힌 상태에서...
4년간 32% 증가
캐나다 청소년들의 총기사용 범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4년간 총기 관련 범죄 발생 보고서에 따르면, 총 8105명이 총기 범죄에 희생되거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총기 관련 범죄 중 3분의 2는 권총인...
부활절 기념 ‘코리아싱어즈’ 정기공연 부활절을 맞이하여 메시아의 고난과 부활을 기리는 ‘코리아싱어즈’의 음악회가 오는 3월 8일 써리 퍼시픽 아카데미 오디토리움에서 열린다. 코리아싱어즈는 이번 공연에서 예수의 고난과 부활을 기리는 ‘십자가상의...
천명편이 끝나고 순명편으로 들어가는 첫 구절에 나오는 이 문장은
어린이 충치 예방 2008.02.18 (월)
먼저, 박테리아(bacteria count)입니다. 충치는 입안에 상주하고 있는 세균(Strep-mutan·박테리아)이 치아에 부착된
공장형 세탁소 ‘Dual Mountain’대표 김주연씨
미국에서도 가장 경기를 덜 타는 업종 중 하나가 세탁업이라고 한다. 성공한 초기 이민자 가운데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로 자주 등장하는 것도 세탁업. 현재 60대가 된 초기 이민자들은 ‘먹고 살기 위해’ 세탁업을 선택한 반면, 50대와 40대로 연령층이 낮아 질수록...
바람의 땅, 그리고 9일간의 트레킹
감동을 주는 산에는 어떤 구성요소들이 있을까? 우선 완만한 능선과 그 기슭에 만발한 야생화. 또는 에메랄드 빛 호수와 들녘을 감싸며 구비구비 흐르는 강물
평균 은퇴연령은 낮아져… ‘임시’ 은퇴가 원인
BC주내 낮은 실업률로 인해 나이든 근로자들이 예전보다 좀더 오래 일하는 경향이 있다고 BC주 통계청이 15일 보고서를 발표했다. 현업에 종사 중인 55세부터 64세 사이 근로자 비율은 2006년 17%로 10년전 13%보다 늘어났다. 반면에 25~54세 비율은 68%에서 64%로 줄었다....
실종 후 사체로 발견
지난 13일 새벽 2시30분 방화 사건이 발생한 밴쿠버 웨스트 브로드웨이 소재 식당 주인이 사체로 발견됐다. 캐나다통신은 폭발이 일어나 전소된 상점 2곳 중 하나인 타코 델 마 식당 주인 부부 중 부인이 자살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연방경찰은 15일 써리...
'점퍼' 주인공 헤이든 크리스텐슨 단독 인터뷰
구김 없이 성장하고 있는 청춘 스타를 만나는 일은 유쾌하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점퍼'(Jumper·14일 개봉)에서 순간이동 능력을 지닌 초능력자를 연기한 헤이든 크리스텐슨(Christensen·27)을 런던에서 만났다. '스타 워즈'에서 결국 악을 대표하는 다스 베이더를...
 1401  1402  1403  1404  1405  1406  1407  1408  1409  1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