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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한 사람도 선으로 대하라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1-27 00:00

莊子曰(장자왈), 於我善者(어아선자)라도 我亦善之(아역선지)하고, 於我惡者(어아악자)라도 我亦善之(아역선지)니라. 我旣於人(아기어인)에 無惡(무악)이면, 人能於我(인능어아)에 無惡哉(무악재)이니라.

직역: 장자가 말하길, 나에게 잘 해주는 사람은 나 또한 잘해주고, 나한테 악하게 구는 사람이라도 나 또한 역시 잘 해줘야 할 것이다. 내가 이미 남에게 악하게 대하지 아니하였으면 남이 능히 나에게 못되게 굴 수는 없는 것이다.

역시 장자다운 말이다. 장자는 노자의 중심 사상인 '빔'(虛) 과 '고요함'(靜)에서 나아가 '마음 굶김'(心齋)의 중요한 개념을 도입하여 초월적 우주적 자아를 노래한 사람이다. 도가 철학이 노자를 연원으로 장자가 계승 발전시켰듯이 유가철학도 공자의 중심 사상을 맹자가 계승 발전시켰기에 흔히 노장 공맹이란 말이 생겨난 것이다. 이것은 장자나 맹자가 동양 철학에서 사도 바울의 역할을 한 것과 좋은 유비관계를 이룬다. 사도바울이 없었다면 기독교가 과연 성립할 수 있었을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여간 흥미롭지 않다. 위의 짧은 문장에서 우리는 벌써 노장철학에서 풍기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이 구절은 명심보감의 계선편(繼善篇)이라는 장절이다. 말하자면 끊임 없는 선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를 고민한 성현들의 글이다. 선이란 과연 무엇일까. '착하고 좋은 일'(goodness)이며 '어질고 덕스러움'(virtuousness)으로만 파악될 수 있는 일방적이며 주관적인 개념은 아닐까를 찬찬히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도'(道)라는 개념이 결국 주관적, 객관적 양면을 모두 포괄하여 파악하는 '전체적 그 무엇'인 이상, 선이란 개념도 결코 협애한 의미의 유가적 해석에 만족할 수야 없는 것이다.

세속의 상식적인 처세는 호혜주의(reciprocity)에 입각한다. 즉 남이 나한테 잘 해주면 나 또한 그 빚을 갚고, 내가 남한테 잘하면 남 또한 나한테 잘할 것이라는 쌍방주의에 깊은 신뢰를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보편적인 불문율이다. 하지만 나한테 악하게 구는 사람에게 선하게 대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어떻게 하면 이것이 가능할 것인가. 그것은 달관하는 삶의 자세에 있다. 달관한다는 것은 세상을 넓게 보는 일이요, 소아에서 대아로 다시 태어나는 일이다. 유영모 선생이 말한 '몸 나'가 죽고 '얼 나'로 태어나는 일이다. 결국은 초월한다는 말이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정말 큰 사람이 되면 남이 나한테 악하게 구는 것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비위나 배포가 생겨난다는 말이다.  이것은 마치 여름의 태양이 아름다운 백합화와 가라지를 동시에 비춰주는 것과 같다. 사람이 싫어하는 잡초라고 덜 비추고, 아름다운 꽃이라고 더 비춰주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예수가 "원수를 사랑하라"고 외쳤던 것이다. 결국 진정한 의미의 선이란 너와 나의 구분, 선과 악의 구분도 없어지는 그 어떤 '경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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