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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연은 베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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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7-11-20 00:00

좋은 인연은 베푸는 삶에서

景行錄(경행록)에 曰(왈), 恩義(은의)를 廣施(광시)하라, 人生何處(인생하처)인들 不相逢(불상봉)이랴. 讐寃(수원)을 莫結(막결)하라, 路逢狹處(로봉협처)면 難廻避(난회피)니라.

직역: 은혜와 의리를 널리 베풀어라. 우리가 이 세상 어느 곳에 살든 서로 만나지 아니하겠는가. 원수와 원한을 맺지 말라. 길 좁은 곳에 만나기라도 하면 회피하기 어려우니라.

경행록은 아름다운 행실을 기록한 송나라 때의 서물인데 실전하여 자세한 것은 알 수 없다. 동양의 경전은 인생의 체험에서 나온 담론을 서술한 까닭에 서양 철학의 치밀한 논리적 이론과는 거리가 멀다. 두루뭉술하고 지엽적인 얘기들의 파편만 엮어 놓은 것 같다. 하지만 우리의 심성을 파고드는 예리한 통찰력이 느껴지는 문장이기에 경전성을 확보하는 것이지 않을까.

노자의 도덕경은 단 5000자 정도에 불과하지만 플라톤에서 하이덱거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서양 철학서 모두를 다 합해놓아도 당할 수 없는 심오한 철학적 메세지를 함축하고 있다. 그래서 동양 고전은 소리 내어 깡그리 마음속에 간직하는 학습방법을 취하는 것이지 않을까. 위의 구절도 두 개의 문장이 완벽하게 대(對)를 이루는 대련(對聯)을 이루고 있어 소리 내어 읽는 데 있어서 장단이 아주 잘 맞아떨어질 만치 음악성 있는 좋은 문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당에서 아이들이 저마다의 장단과 박자를 가미하여 읽는 그 낭랑함은 요즘 신세대들이 좋아하는 '랩송'에 다름 아닌 것이다. 랩송은 음악성보다는 가사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제일 중요한 것이다. 이 문장의 메시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만치 명료하지 않을까.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여하히 맺어 가느냐에 따라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해지기도 한다.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남에게 잘해 주면 된다. 잘해준다는 것은 아낌없이 '주는 행위'(give)를 말함이다. 우리는 남으로부터 대접을 받을 땐 알 수 없는 부담을 느끼지만 대가성 없이 남에게 무엇을 주거나 베풀 때 훨씬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것이 곧 사랑의 실체이다. 좋은 인연, 좋은 만남, 좋은 관계는 바로 이런 자세에서 맺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정반대의 경우를 보자. 남과 원수 맺고, 원한을 사는 것은 우리자신의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물론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원한이 뼛속까지 사무치는 일이 없을 수야 없다. 하지만 이것이 인간 본연의 선한 심성을 돌변하게 하고 인간관계를 송두리째 파괴하니 문제인 것이다. 남을 증오하는 감정, 원수 갚는 마음만치 부정적인 생각이 있을까. 답답하고 억울한 그 암울한 마음에서 광명정대(光明正大)한 마음으로 전향(turn around)하는 계기를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예수는 말했다. "네 원수를 사랑하라”(Love your enemy). 공자도 말했다. "원수를 덕으로 갚으라"(以德報怨)고 말이다. 결국 부처가 말한 자비(慈悲)나 예수의 '사랑' 그리고 공자의 '인'(仁)은 우리 인류가 무조건 아무리 많이 가져도 좋은 덕목인 것만큼은 어김없는 사실이다.

우리 속담에도 위의 구절과 비슷한 얘기가 있다.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사람이 살아가면서 원수 맺을 일을 하고 다닌다는 것만치 위험한 발상은 없다. 외나무다리에서 원수 진 사람을 만난다 생각해보라. 돌아갈 수도, 피할 수도 없는 그 처지의 난감함도 아울러 말이다. 그땐 후회해도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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