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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추억을 빚었어요"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9-28 00:00

김정태씨(버나비 SFU)

▲ SFU 캠퍼스에 살고 있는 경일이네와 서연이네 세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즐거운 추석명절을 보냈다. 

 추석을 하루 앞둔 저녁, SFU 캠퍼스 내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긴급 소집명령이 떨어졌다는 전갈이 왔다. 그것도 그냥 빈손으로……

얼쑤! 추석이 좋긴 좋은 날인가 보다. 명절이면 제사상에 남정네들 수발에 허리가 휘던 한국에서야 말할 필요도 없지만, 빈손으로 조신하게 먹기만 하라는 초대는 평소에도 주부들에게 저녁 먹고 퇴근한다는 남편 전화만큼 기쁜 일. 흐~ 추석 빔 얻어 입고 신나게 동네를 뛰어 다니던 어린 시절마냥 기쁜 마음으로 아침부터 기다리다 그들의 약속시간보다 30분 먼저 달려갔다. 카메라 챙겨 들고……

But~ 김정태 주부. 정작 명령을 내린 그녀는 결혼 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김치를 담궈 본 적이 없다며, ‘폴란드 요리 전문가’ 임희씨를 레서피 지면에 추천하고 살짝 빠져나간 사람 아닌가. 불안 불안하다. 그렇다고 긴말 잔말 늘였다가는 SFU기숙사 한인 입주자 가운데 ‘짱’인 그녀에게, ‘하극상’으로 내몰릴 위기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밴쿠버 입성 2년 차인 그녀. 대학 시절부터 ‘하루 땡볕이 무섭다’는 둥, 하루 선배가 하늘이라는 등의 말의 어원을 깊이 새겨볼 때, 갓 입성한 사람에게는 하나님과 동일시해도 무방한 연차다. 만약, 가수 태진아가 들었다면 이렇게 노래하지 않았을까?  “선~ 배는 아무나 하나~ ‘짱’은 아무나 하나~” 그렇다. 후배가 동서남북 가늠 못할 때 쇼핑몰도 알려주고, 학교에 입학시키는 일, 스쿨버스 타는 정류장, 보이스카웃 가입하는 법, 싸고 저렴한 스파게티 식당 정보에 지천에 널려 있는 산딸기로 복분자 담그는 법까지 좌충우돌 터득한 모든 것을 송두리째 후배를 위해 풀어주는 아량. 그게 선배지. 그래서 그녀가 선배다.

그러나 세상살이에 하등 보탬 되지 않는 가장 비경제적인 감투 ‘선배’, ‘고참’을 거부하다가 떠맡게 된 그녀, 2007년 추석을 맞이하여 타향살이 외로운 후배 가족들을 어여삐 여기사 ‘맨손’이벤트를 열었던 것이었다. 아이들에게 ‘추석을 기억시키자’는 역사적인 민족중흥의 사명을 띠고 송편은 다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전제가 하나 붙긴 했다.

한 달 만에 방문한 그녀의 집, 그사이에 또 달라져 있다. 소파가 바뀌어 있고, 주방에 동그란 접시가 사각모양으로 바뀌어 있고, 이 집 저 집에서 얻어 오고 주워 모아 살아가는 다 같은 처지라도 후배들의 살림과 그 수준이 다르다. 이렇게 되기까지 중고가구라 해도 지속적으로 교체 교체 하다 보면 어느 시점 제법 그럴싸한 물건들만 모인다는 것. 이것이 바로 주부 ‘짬 밥’, 노하우라는 거다. 밴쿠버에서 그녀의 ‘필살기’는 이렇게 부지런하기, 기자의 ‘필살기’는 끔찍한 동생 자청해서 깜찍하게 살아가기다.

송편 만들기는 숙달된 조교 ‘서연이’ 엄마의 시범으로 찬물에 반죽한 떡쌀을 놓고 둥그렇게 앉아 시작되었다. ‘호호 하하’ 웃고 떠들며 송편을 만드는 아이들은 숫제 찰흙놀이를 하고, 아이들 손도 손인지라 반죽은 금세 동이 났다. 그런데 콩은 그대로다. 아이들이 송편 속으로 콩을 딱 한 알씩 넣었단다. ‘길쭉 샐쭉’한 모양의 송편 위에 콩을 하나씩 더 올려 만든 ‘억지 송편’이었지만 맛은 제법 송편이다. 세 가족 모두 버나비 마운틴에서 처음 맞이하는 추석날 밤은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 재료

멥쌀가루 3컵, 찹쌀가루 1컵, 강낭콩, 소금, 선인장 꿀 가루, 설탕 약간

■ 만드는 법

① 강낭콩은 푹 삶아 선인장 꿀 가루나 설탕으로 단맛을 낸다.
② 멥쌀과 찹쌀을 3:1로 섞어 찬물로 반죽한다.
③ 반죽이 쫄깃해지면 완성.
④ 조금씩 떼어 내어 콩으로 속을 넣고 만든다.
⑤ 경상도에서는 동그란 보름달 모양, 그 외 지방은 반달모양의 송편을 만든다. 어린이들에게는 무리인 듯 흉내만 낸 송편.
⑥ 떡솥 바닥에 물에 적신 면 보자기 혹은 키친 타올을 깔고 떡 솥을 올려 15분 가량 찐다.
⑦ 송편이 붙지 않도록 떡 하나 하나에 참기름을 발라 반질반질 윤기를 낸다.

■ Cooking Point
① 먼저 물을 끓여서 김을 올린 다음 떡 솥을 올리고 쪄주세요.
② 반드시 생쌀가루로 해야 합니다. 마른 가루는 떡이 되지 않습니다.

■ Cooking Tip
① 쌀 반죽에 녹차가루(녹색)와 비트(분홍색), 치자 물(노란색), 단호박(짙은 노란색), 당근(빨간색)으로 천연 오색 떡을 만들 수 있어요.
② 찬물로 반죽을 하면 입안에 붙지 않고, 떡이 식어도 쉽게 딱딱해 지지 않아요.
③ 송편 속은 식성에 따라 다양하게 할 수 있지만, 아이들과 만들 때는, 가능한 한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 보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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