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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 원하면 얻을 수 있습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5-12 00:00

‘Royal Mutual Funds Inc’권용운씨

◇권용운씨는 인터뷰를 할 때  ‘당신들이 미처 알지 못하는 나 만의 능력이 있다’는 암시 같은 것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oyal Mutual Funds Inc’ 뮤추얼 펀드 권용운씨. 이민 6개월 만에 취업에 성공한 그와의 인터뷰는 본의 아니게, 대화가 수시로 토막이 났다. 끊임없이 그를 찾는 ‘긴급’ 전화들 때문이었다. 한국에서 곧 이민 올 사람의 투자와 관련한 문의였다. 들어보면 긴급한 내용도 아니다. 이미 이날 아침부터 세 차례 국제전화로 브리핑을 한 문제였지만, 그때마다 처음 통화를 하는 것처럼 자세한 설명을 곁들인다.

코퀴틀람 버나비 지점과 밴쿠버 웨스트에 있는 ‘오크(Oak) 브릿지’ 지점을 오가며 근무하는 그에게는 진득이 쉴 틈이 없다.

문득 펼쳐 놓은 그의 월간 스케줄 표에 눈길이 닿는 순간, 보는 사람이 되레 숨이 턱 막힌다. 하루 종일 사람들을 만나 상담하는 사이사이 1달러라도 고객의 수익이 플러스 될 수 있는 정보를 찾아 다시 전달하는 그의 하루 일정이 빼곡하다.

토,일요일도 예외가 아니다. 주말이 더 바쁠 때도 있다. 평소 바쁜 그를 배려한 고객들이 주말이 한가할 것이라고 생각해 잡는 약속들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5월의 주말은 이미 포화상태. 6월 초까지 스케줄이 잡혀 있다. 고객들도 권씨의 그런 마음을 알기에 그의 정보와 전화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신뢰한다. 

“대체 언제 쉬냐’고 묻자 그는 ‘늘 쉬고 있다’고 했다. ‘워크 홀릭’과 ‘일의 즐거움’의 차이는, 스스로의 삶의 기준에서 나아 진다는 명쾌한 해답이었다. 

“항상 제 머릿 속에는 고객 투자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죠. 어떻게 하면 고객의 돈을 안전하고 단1달러라도 더 불릴 수 있을까. 그리고 결과가 예상치를 넘어 설 때 그 기쁨은 제가 산 주식이 수 십 배 올랐을 때보다 더 크다고 할까요. 골프에서 홀인원이 터졌을 때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

권씨는 “재무설계사는 단순히 투자할 곳을 찾아 연결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상속재산이나 자산관리를 안전하게 증식할 수 있도록 고객을 대신해 과학적인 분석으로 투자처를 찾아 안내하는 전문가”라며 “투자리스크를 충분히 감안하고 찾아 낼 수 있는 눈을 가지기 위해 전문성과 더불어 다양한 분야의 폭넓은 지식을 가져야 한다”고 자신의 업무를 소개했다.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경제 사회 전반의 흐름을 읽는 눈까지 겸비해야 비로소 고객들에게 재무설계를 해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MBA과정 마치고 재무설계자격 취득

“30대 중반이 지나서 40대인 부장 차장을 보면 서글펐어요. 외국에서 공부하고 온 똑똑한 후배들은 올라오고, 위로는 상사들이 버티고 있는 틈에서 노후설계나 미래를 걱정해 볼 틈도 없는 그들의 모습이 곧 나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민을 결심했다. 고려대학교 86학번인 권씨는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마쳤고, CFA 국제재무설계자격증을 취득한 상태였다. SK그룹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에 입사 후, 그룹 내 재무전략수립과 계량분석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지난해 7월 영어공부를 겸한 취업에 연관된 과정으로 SFU대학교 MBA과정에 등록하고, 입학시기에 맞춰 이민을 왔다. 그리고 겨우 2학기를 끝낸 올해 2월 로얄은행(RBC)계열사인  ‘Royal Mutual Funds Inc’에 입사하는데 성공했다. 이민 6개월만의 일이다.

회사에서 권씨가 하는 일은 고객을 대신해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회사를 찾아, 고객이 투자가부를 결정할 수 있는 그 회사의 기업정보와 투자수익 예상치를 뽑아 최상의 투자처를 연결 시켜 주는 일. 한마디로 투자회사와 고객의 중간역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전 한국에서부터 재무설계를 하던 그로서는 한국에서 하던 업무와 크게 무관하지 않다. 비록 경력에서 ‘기간’을 인정받지 못했지만 전문성은 인정 받은 셈. 그것은 취업준비를 하면서 고려했던 한 부분이기도 하다.

“외국에서 수습사원이라는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내가 그동안 해 오던 일이란 생각을 했죠. 그것은 또 빨리 이 사회에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구요.”

적극적인 취업전략 그리고 역발상

권씨의 취업전략은 출발부터 좀 남다른 면이 있다. 개인적인 사소한 만남까지 사전에 약속 하는 것은 상식이며 문화인 이 나라에서, ‘약속 없이 찾아가는’ 그의 역발상이 다행히 맞아떨어졌다.  
“약속을 정하더라도 전화로 한 약속과 만나서 정한 약속의 무게가 다르지 않겠어요? 사전 약속하지 않은 첫 방문에서 매니저를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죠. 만나서 이력서를 직접 건네주고 최소한 다음 약속이라도 받아서 오겠다는 생각이었죠.”

직접 작성한 이력서를 들고 그가 처음 찾아 간 곳은 ‘RBC 로얄은행’ 랭리 지점. 이후 오크 브릿지 지점과 밴쿠버 웨스트 케리스데일지점 등을 갔다. ‘미안하다’는 말로 운을 떼며 방문목적을 전해들은 매니저는, 바쁘거나 다른 손님과 대화 중일 때는 ‘몇 분 후 만나자’며 기다릴 곳을 안내해주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부정적이지 않았습니다. 모두 친절하게 ‘우리가 당장 자리가 없어 지금 채용하지 못해서 미안하다. 하지만 자리가 나면 꼭 연락을 하겠다’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때 권씨는 캐나다와 한국의 문화는 달라도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람을 좋아하며, 사람을 보는 눈은 공통점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렇게 방문해서 만났던 케리스데일 지점장이 현재 근무처를 추천해주었다. 

“추천을 받고 면접을 5차례 거쳤습니다. 추천은 추천이고 그 사람의 업무능력과 가능성을 검증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입사절차는 공식적인 절차와 동일했습니다. “

1차 전화인터뷰와 온라인, 마지막으로 지점장 인터뷰 등을 통해 입사가 결정되기까지, 약 한 달간의 기간이 소요되었다.
 
권용운씨의 취업 인터뷰 요령은 3가지

권용운씨가 말하는 인터뷰 요령 포인트는 3가지다. ‘눈을 맞추고 이야기 할 것, 악수를 할 경우 진지함과 강한 느낌을 담고 1초 정도 꼭 잡는 느낌을 줄 것,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업무를 간결하게 정리해 자신 있게 전달할 것’.

“언어란 단어보다 상대와 내가 지금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고, 부족한 영어도 상황으로 알수 있죠.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하면 내가 표현하지 못한 작은 감정까지 전달이 됩니다. 악수를 하면서 1초 정도 꼭 잡는 것은 ‘꼭 일하고 싶다. 당신을 믿는다”이런 의미가 담겨있죠. 마지막으로 당당하게 ‘나’를 브리핑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권씨가 마지막으로 말하는 당당함은 ‘당신들이 미처 알지 못하는 나 만의 능력이 있다’는 암시 같은 것. 그는 현재 ‘CSC(Canadian Securities Course)’마지막 과정에 있다. 이곳에서 경험과 실무를 두루 거친 후 자신이 생기면, 직접 회사를 설립 할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

재무설계업종 기사관련 취업문의: 권용운 Paul.kwon@rbc.com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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