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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찜닭’ & ‘인도 소스 생선요리’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2-23 00:00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최은석씨 (노스밴쿠버 거주)

맛있는 냄새 솔솔 피우며 주방을 점령한 남자들의 요리 모임이 있는 밴쿠버. 음식솜씨 좋은 남편, 레서피 없이 오직 개척정신으로 만드는 그들의 레서피는 쉽고 간단하며 기존 레서피의 파괴를 통해 성공적인 맛을 내는 ‘파격’이 특징. 밴쿠버 조선일보에서는 ‘생존을 위해서’라는 변(辯)을 내세우며 주부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그들에게도 지면을 활짝 열기로 했다. ‘남편 레서피’ 1회 주인공 일식요리 전문가 홍선동씨에 이어 두 번째 주인공은‘사랑하는 아내를 위해서 요리를 한다’는 ‘무공해 남편 ’최은석씨.

▲ 아내가 어떤 투정을 해도 몽땅 받아줄 것만 같은 넉넉한 가슴과 푸근한 성격의 최은석씨. 아직 신혼 단꿈에 푹 젖어 있는 게 보이는데도 오랜 기간 친구로 지내온 ‘룸 메이트’같은 사이라고 우긴다. 요리를 하는 도중 아내의 전화를 받은 그의 얼굴에 희색이 만면한 것이 딱 걸렸다. 아내를 위한 요리사 그의 수줍은 표정에서 이들 부부의 행복함을 다시한번 엿볼 수 있었다.

“제삿상 차리는 것도 아닌데 간단히 만들어서 맛있게 먹자!” “레서피 없는 요리의 특징! 아시지요? 요리가 끝날 때까지 맛을 안 보기 때문에 나도 내 요리가 무슨 맛이 나올지 잘 모릅니다. 아내를 위해 만드는 요리인데 제 아내만 맛있으면 그만이죠. ”

사랑은 코카인을 마신 효과라고 하더니, 결혼 1년 차 신혼의 최은석씨는 아직 ‘혼수상태’였다. 아내를 위해서 요리하는 것은 “당연하고, 즐겁다”는 남편의 요리를 앉아서 받아 ‘드시는’ 부인의 반응은 어떨까.

“처음에는 고마워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색다른 요리를 해달라는 주문에 반찬 타박까지 한다”면서도, 그걸 속상해 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좀더 맛있는 요리를 해줄까 고민한다는 그. 신혼시절이 기억조차 나지 않는 구혼 새댁 ‘염장 지르는’ 그의 말을 더 듣고 있다가는 죄 없는 남편 ‘잡을’ 일만 남을 듯해 서둘러 요리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오늘의 요리는 ‘짝퉁’ 안동 찜닭인 ‘밴쿠버 찜닭’ 그리고 ‘인도 소스 생선요리’. 요리를 시작하기 전 ‘무제(無題)’의 요리를 앞에 놓고 그와 즉흥적으로 지어낸 이름이다.

미리 손질해 둔 광어에 사선으로 칼집을 낸 다음 소금과 후춧가루로 밑간을 해 둔 솜씨하며, 소스로 사용할 양파는 매운 맛이 덜한 양파, 찜 요리에 넣을 양파는 단맛이 나는 양파를 골라서 준비한 치밀함 까지 재료의 맛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칼 끝으로 마늘을 떠 넣고, 소스를 휘젓는 모습만 보면 전문가 중에서도 전문가 처럼 보인다. 음식쓰레기를 줄이고 영양소 손실을 줄이기 위해 가능하면 껍질째 사용하고, 수시로 냉장고를 뒤져 남은 재료를 먼저 소비한 다음 쇼핑을 하는 그의 살림솜씨가 어설픈 주부 찜쪄 먹을 품새다.

큰 키와 넉넉한 몸집을 보아서는 전혀~ 어쩌다가라도 요리를 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그가 못 참는 일 중 하나는 냉장고에서 음식재료가 시들어가는 것. 프로는 프로를 알아 보는 법. 딱 한번 그의 집에서 차를 마시면서 살림솜씨를 눈 여겨 본 여행동호회 주부 정혜정씨의 강력한 추천을 받고 초대된 그의 직업은 부동산 리얼터다. 시간적인 안배가 다소 자유로운 점도 아내를 대신해 요리를 하게 된 배경이라면 배경. 회계사로 일하는 부인과는 대학동문이라고. 부인의 직업이 궁금해 시작된 그의 솔직 담백한 결혼이야기는 요리보다 맛있고 맛깔스럽게 이어졌다.

“아, 그럼 CC(캠퍼스 커플)였군요.” 땡! 틀렸슈! 재학시절 최씨는 한국에서 유학 온 선후배들 챙기는데 선수인 오지랖 꾼. 덕분에 최고 성적과 크게 친하지 않았던 반면, 부인은‘철저히 공부하고, 오직 공부하고 죽도록 공부하자’는 것이 삶의 목표였단다. 이렇듯 서로의 신분(?)이 전혀 다른 당시 이쪽은 저쪽을‘날라리’쯤으로 여기고, 그쪽은 이쪽을‘숨 막히는 사람’으로 여겼다는 것.

하지만 주인공 전도연과 한석규가 스치듯 끝날 듯… 그러나‘만나야 할 사람은 만난다’는 것이 주제였던 영화‘접속’을 기억해 보시길. 졸업 후 남자는 밴쿠버로 여자는 몬트리올로 떠나면서‘끝’인 듯 했던 두 사람은 영화처럼 다시 만났고 결혼했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진한 향기를 내뿜는 흑장미 한 다발은 얼마 전 발렌타인데이에 부인으로부터 받은 게 분명했다. “아뇨~ 제가 아내에게 선물한 꽃입니다. 캐나다는 무조건 남자는 여자에게 줘야 합니다. 결혼기념일에도 주고, 생일에도 주고, 발렌타인데이에도 주고, 화이트데이에도 주고…. ” 사랑에 푹 빠진 신혼 부부가 볶는 깨소금 향은 자존심 마저 마비 시키는 가보다. 아무 것도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전하는 목소리가 아내에 대한 사랑으로 푹 젖어있다. 질투 나게…

■ 재료

◇ 밴쿠버 찜닭 닭, 와인, 양파, 파, 생강, 당근, 사과, 레몬, 토마토, 빨간 양파, 칠리, 흑설탕, 간장, 당면, 떡볶이

◇ 인도 소스 생선요리 광어, 인도 스윗 소이소스(T&T 판매), 칠리, 빨간 양파, 피망

■ 조리법

◇ 밴쿠버 찜닭

① 닭은 날개를 제외하고 껍질을 모두 벗겨 깨끗이 씻어 소쿠리에 받쳐둔다.

② 당면은 냉수에 담궈 둔다.

③ 사과, 토마토, 흑설탕, 생강, 마늘을 믹서에 넣고 갈아 준다.

④ 1의 닭을 먼저 넣은 후, 갈아 둔 소스를 넣는다.

⑤ 양파, 칠리, 당근, 대파 등 야채를 넣어 뚜껑을 덮고 센 불에 끓인다.

⑥ 10분 후 당면과 떡볶이를 넣고 한 김 올려 마지막으로 시금치 올려 담아낸다.

- 조리 point

① 와인을 커피잔 1컵~ 2컵 가량 넣으면 잡내를 없애 준다. ② 시금치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한번에 넣고 센불에서 빨리 익혀 내는 것이 포인트. ③ 소스를 만들 때 고기와 야채를 고려한 적당한 간을 한다.

◇ 인도 소스 생선요리

① 생선은 깨끗이 씻어 페이퍼 타올로 물기를 닦아 칼집을 낸 다음, 소금 후추로 밑간한다.

② 토마토, 작고 붉은 양파, 피망, 칠리를 가로세로 1센티 미만으로 작게 깍둑썰기 한다.

③ 2의 재료에 인도 스윗 소이소스를 듬뿍 올려 섞은 다음 둔다.

④ 프라이팬에 생선을 굽는다.

⑤ 구운 생선 위에 레몬즙을 뿌린다.

⑥ 골고루 소스를 끼얹어 낸다.

- 조리 point 칠리를 넣어 매콤한 맛을 가미하고 레몬 즙으로 새콤함을 더한다.

- Tip ① 흰살 생선 소스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② 야채 겉절이, 샐러드로 소스를 활용해도 맛있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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