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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늦은 아이들, 어떻게 도울까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2-22 00:00

유아의 언어 발달

캐나다에서 자라는 한국 유아들 중에는 '말이 늦은' 아이들이 드물지 않다. 부모와 형제가 모두 한국어를 사용하는 가정인데도 어린아이가 한국말을 잘 배우지 못한다. 서너 살이 되어도 대화는 고사하고 간단한 자기 표현도 잘 못한다. 한국말을 잘 배우지 못한 아이들은 영어습득도 매우 느리다. 프리스쿨을 몇 달이나 다녀도 영어를 배우는 기미가 안 보이고, 프리스쿨에서는 제멋대로 행동하거나 방관자처럼 가만히 있다가 집에 오는 일을 반복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말이 늦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자폐증상이나 지능적인 결함과 같은 선천적인 요인으로 말이 늦은 경우도 있고, 아이의 언어발달을 촉진시킬 수 있는 환경이 적절히 구비되지 못해서 그런 경우도 있다. 특히 기질적으로 언어발달에 취약성을 가진 아이들은 환경적인 결손이 조금만 있어도 정상적인 언어발달이 힘들다. 한국과 달리 충분한 한국어환경이 제공되지 못하는 이 곳 상황을 고려할 때, 아이가 제대로 한국어를 배워가는지에 부모들이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아이들은 영어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게 된다. 한가지 유창한 언어의 기초 위에서 다른 언어의 학습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늦어진 언어 발달로 인해 친구관계와 학교 생활, 학업 등에서 자신감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런 부정적인 결과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누적되기 때문에 유아기의 언어발달은 아이의 전반적인 학업, 사회성 및 성격발달에 매우 중요하다.

언어 발달이 느린 아이들에게 행동문제가 같이 따라오는 경우도 흔히 발견된다. 자기의 의사를 언어로 잘 표현할 수 없고, 선생님이나 부모의 이야기를 잘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에 엉뚱한 행동을 하거나 규칙에 따르지 않고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일 등이 생긴다. 동화를 들려주거나 집중력이 필요한 학습활동 등을 할 때 오랫동안 집중하지 못하고 금방 주의가 산만해진다. 언어의 발달은 사고의 발달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초보적인 언어밖에 구사하지 못하는 아이는 사고자체도 정교화되지 못하고 자기가 표현해낼 수 있는 단어와 문장의 수준으로 사고가 제한된다. 언어발달이 느리게 되면 원활한 의사소통이 안되고 자신감이 저하되어 성격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아이가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하고 외톨이가 되거나 오히려 그 반작용으로 공격적인 아이가 되기도 한다.

언어 발달이 늦은 아이를 둔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는 아이의 언어발달지체를 도와줄 수 있는 외부적인 지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언어 발달이 늦은 아이들이 활용할 수 있는 외부적인 지원으로는 Supported Child Care, Infant Development Program, 언어치료사 등의 도움을 받아 아이의 발달을 도와주는 것이다. Supported Child Development Program이란 탁아시설 혹은 프리스쿨 등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정규 프로그램으로는 커버되기 힘든 발달상의 어려움이 있을 때 이를 도와주기 위해 전문인력이 지원되는 프로그램이다. Infant Development Program은 언어발달 뿐 아니라 모든 발달상의 지체를 나타내는 3세 미만의 어린아이들을 위해 가정방문, 진단, 부모교육, 놀이치료그룹, 관련 서비스와의 연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언어치료사의 도움을 받고자 할 경우 BC 언어 및 청력치료사 협회(BCASLPA)의 홈페이지 www.bcaslpa.ca를 통해 치료사를 찾을 수 있는데, 치료비가 MSP로 커버 되지 않기 때문에 치료비 부담이 있다. SHARE라는 포트무디에 소재한 사회기관에서는 무료 언어치료 서비스가 제공되는데 이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이름을 등록한 후 수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언어치료사의 치료는 영어로 진행되는데, 한국어 발달조차 느린 아이에게 영어권 언어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넌센스 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이와 같은 애매한 상황에서는 부모의 역할이 더욱 더 중요해지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말을 들려줄 뿐 아니라 아이가 말을 많이 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말수가 적은 성격을 가진 아이에게는 더욱 신경을 써서 아이가 부모의 말을 집중해서 듣고, 또 자신의 표현을 '말' (행동이나 소리 등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로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아이가 말을 많이 하게 하려면 먼저 잘 들어주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아이가 말할 때 관심을 기울여 주고 끝까지 들어주고, 그 말에 성심껏 반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엄마, 비행기 가"라고 아이가 하늘을 가리키면, "응, 그래" 그러면서 대충 반응하지 말고, 그 말을 하는 아이를 끝까지 쳐다봐주면서 아이 말이 끝나면 "응, 그래, 비행기가 날아가고 있다고?"라고 아이의 말을 더 정교하게 표현하면서 대꾸해준다. 또 손가락질 만으로 자신의 요구사항을 표현하는 아이가 있다면 자기가 필요한 것을 말로 표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디오나 TV를 너무 많이 보는 것도 좋지 않다. 비디오를 통해 아이들이 노래와 새로운 말을 배우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실제 대화상황에서 사람과 말하는 것을 통해 언어를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집안과 동네 주변에서 마주치는 물건이나 행동의 이름들을 가르쳐주는 엄마의 행동은 아이의 언어발달에 매우 유익하다. 그 때 영어단어도 같이 가르치려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 한국어만 제대로 배우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이의 언어발달이 정말 걱정된다면 아이와 하루에 5분이나 10분 정도 단둘이 대화나 책을 읽어주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아이가 집중해서 들을 수 있는 길이의 짧은 구연 동화나 책을 읽어주고, 아이와 함께 그 이야기의 내용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아이는 듣고, 이해하고, 생각하고, 자기 의견을 말로 표현하는 언어영역의 모든 정교한 과정을 이 작은 활동을 통해 활발하게 하게 된다. 엄마의 눈을 보면서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가슴 가득 받으면서, 엄마와 나누는 그 이야기 시간을 통해 아이는 언어발달 뿐 아니라 평생 간직되는 소중한 기억들을 만들어갈 것이다.

격주로 게재되는 이 칼럼은 Ministry of Family and Child Development와 United Way of Lower Mainland의 자금지원을 받아  트라이 시티 지역에 국한되어 시행되고 있는 S.U.C.C.E.S.S. 의 Multicultual  Early Childhood Development Project의 일환으로,  한국인 영유아 부모님들을 위한 유익한 정보제공을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칼럼내용과 관련하여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S.U.C.C.E.S.S. 초기아동발달팀 (604-468-6101)으로 연락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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