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시너지 효과를 위해 용납하자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2-12 00:00

평소에 아주 친한 친구 두 사람(한 사람은 경상도 사람, 또 한 사람은 서울 사람)이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말싸움의 동기는 한 사람이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제안한 것이 발단이 됐다. '국시' 먹으러 가자는 경상도 사람의 말에 서울 친구가 '국시'가 아니고 '국수'라고 이의를 걸었기 때문이다. 서로의 주장이 강해 결말이 나지 않자 두 사람은 그들이 존경하는 학교 국어 선생님을 찾아가 물었다. 그 선생님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 듣고 "'국수'와 ‘국시’는 재료가 다르니까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음식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두 사람 말이 다 맞다" 라고 대답하자, 두 사람은 "그렇지 않다"면서 그러면 재료가 어떻게 다르냐고 따져 물었다. 그 선생님이 "국수는 '밀가루'로 만들고, 국시는 '밀가리'로 만들지"라고 말하자 두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되물었다. "그러면 '밀가루'와 '밀가리'는 어떻게 다르지요?" 그 선생님이 "밀가루는 '봉투'에 들어 있는 것이고, 밀가리는 '봉다리'에 들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전혀 다르다”라고 대답하자, 두 사람은 다시 되물었다. "그러면 '봉투'와 '봉다리'는 어떻게 다르지요?" 선생님은 "'봉투'는 기계로 찍어 만든 것이고, ‘봉다리’는 손으로 붙여서 만든 것이다." 그제야 두 사람은 알겠다는 듯 뒷머리를 긁적이며 넙죽 절을 하고 물러 나왔다. 결국 두 사람은 같은 음식을 먹었지만 한 사람은 '국수'를 먹었고 다른 한 사람은 '국시'를 먹었다. 물론 두 사람이 먹은 음식의 맛도 달랐을 것이다.

개인이나 어떤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다툼은 무엇인가 근본적으로 크게 달라서 생기기보다는 별 것도 아닌데 감정과 자존심을 필요 없이 내세우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종종 우리는 어떤 것을 설명하거나 표현할 때 동일한 것인데도 서로 자존심을 걸고 감정 싸움으로 핏대를 올리며 다른 사람의 입장과 생각을 용납하려 들지 않는다. 어떤 사물의 이름이 같다고 똑 같은 것이 아니고, 이름이 다르다 해서 반드시 달라야 할 이유가 없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의견과 생각을 용납하고 수용해주는 태도와 마음가짐이다.

공동의 이익을 (시너지 효과) 극대화하려면 협력과 역할분담을 잘 해야 하며, 구체적으로 역할 분담을 잘하려면 각 개인의 능력과 한계를 용납하고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이유는 각 사람마다 갖고 있는 능력이 분명히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각 개인의 능력과 맡은 일들은 그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어쩌면 다를 수 밖에 없다. 무지개가 다양한 색깔들이 조화를 이루어 찬란하게 빛날 수 있는 것 같이, 각기 맡은 다른 일과 능력을 용납하고 조화를 이루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먼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개인의 이익)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어쩌면 우리들은 이미 대답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표현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그것은 타인으로부터 그리고 자신이 속한 그룹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다. 우리는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 표현하지는 않지만 그것을 용납하고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문제는 자신의 존재와 능력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서 인정 받는 방법에 있어서 다른 사람의 욕구(이익)를 배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쩌면 인정 받고 싶은 욕구는 각 개인과 한인 이민자들에게만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지금도 전세계는 전쟁으로 엄청나게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그것은 크고 작은 나라와 민족들이 자기의 존재를 "크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몸부림이라고 본다. 미국, 영국 그리고 그밖에 몇몇 서방세계는 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통해 세계를 자신의 손바닥처럼 좌지우지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세계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것이다. 그에 비해 작은 나라들은 자주독립, 자주국방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세계에서 "인정" 받고 싶어서 어떤 비이성적인 방법도 불사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은 9·11 테러, 아프간, 이라크 전쟁 등은 각기 다른 나라와 민족, 그룹들이 자신의 존재를 인정 받기 위해 비이성적인 방법을 사용하면서 계속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좀더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위해 캐나다, 미국과 같은 나라로 이민 온 우리들이 어떻게 해야 시너지 효과를 통해 가장 높은 공동 이익을 낼 수 있을까? 그것은 우리 안에 있는 서로 다른 점과 부족한 점을 용납하고 수용하는 것이며, 싸움과 투쟁을 통해 서로에게 인정받기 보다는 서로가 자연스럽게 인정하며 용납하는 지혜를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