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에이즈 환자들에게 새 희망을-Dr. Peter Centre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1-30 00:00

BC주 HIV 보균자 9000여명 추산 다운타운 극빈자와 노숙자 중 에이즈 많아

현재 BC주에 거주하고 있는 약 9,000명의 HIV 보균자중 상당수가 밴쿠버 다운타운 이스트사이드 지역의 극빈자와 노숙자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부 보조금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은 제대로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한채 사회의 편견과 차가운 무관심속에서 병마와 싸우며 고통받고 있다. 이런 그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주거공간을 마련해주는 곳이 있다. 다운타운의 에이즈 환자들 사이에서 “희망의 집”으로 불리는 ‘Dr. Peter Centre’ 가 바로 그곳이다.

캐나다 유일의 에이즈 환자 무료주거시설

‘Dr. Peter Centre’는 Dr. Peter AIDS 재단의 추진하에 밴쿠버 다운타운에 위치한 세인트 폴 병원(St. Paul’s Hospital)에서 지난 97년 4월 첫 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건강프로그램(Day Health Program)을 통해 낮 시간동안에만 다운타운의 에이즈환자들에게 무료식사와 간단한 위생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이듬해부터 24시간 보호시설을 운영하며 집없는 에이즈환자에게 무료 주거시설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2003년, 세인트 폴 병원 뒷편에 위치한 지금의 독립된 건물로 이동하였으며 현재는 약 1500명의 에이즈환자들에게 무료식사를 제공하고 24시간 거주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에이즈 환자만을 위한 24시간 주거·보호 시설은 캐나다에서 그 전례를 찾아볼 수 없으며 갈곳없는 에이즈 환자들에게 치료가 아닌 휴식과 편안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이즈 환자들에게 휴식과 편안함을

‘Dr. Peter Centre’에서 제공하는 무료식사와 그밖의 다른 혜택들은 정식 HIV 양성테스트를 받은 환자들만 제공 받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집이 없거나 정상적인 독거가 불가능한 환자들에게 혜택의 우선권이 주어지며 특히 건강의 악화로 지속적인 보호가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24시간 거주권이 주어진다.

각 거주환자들에게는 침대와 샤워시설이 딸린 화장실 있는 방이 주어지고, 식사와 그 밖의 편의서비스들이 무료로 제공된다.

지난 3년간 Dr. Peter Centre 에서 지내고 있는 한 익명의 환자는“4년전의 HIV 양성테스트 이후 가족과 친구들에게 버림을 받고 술과 마약에 의지해 하루하루 죽을날만 기다리며 살았다”고 말하며“하지만 Dr. Peter Centre 에 온 이후로 나는 다시 내 삶을 찾은 듯 하다. 건강도 많이 좋아졌고 무엇보다도 내가 죽는순간 내 곁에 있어줄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하다” 라고 했다.

실제로 Dr. Peter Centre 에 거주하고 있는 많은 환자들은 병이 심각하게 악화 되어도 병원에 가길 거부한체 자신의 방에서 스태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음을 맞이한다. 건물이 세인트 폴 병원 바로 뒤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응급 상황시에는 신속한 의료조치를 받을 수 있다.

60여명 자원봉사 활동

현재 Dr. Peter Centre에는 약 60명 정도의 봉사자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활동하고 있다. 봉사자중 상당수는 의학, 간호학, 식품학등 건강에 관련된 학문을 공부하고 있거나 지원하는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다.

지난 7년간 봉사책임자로서 Dr. Peter Centre 와 함께해온 Carolyn Ryan 씨는,“비영리 단체인 만큼 원활한 센터운영에 봉사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높다”며“특히 열성적인 학생들의 활동이 많은 도움이 되고있다”고 말했다. 또한“에이즈 환자들을 대하는 선입견에 처음에는 조심스럽다가도 일단 시작하면 열성적으로 활동한다”고 전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봉사 프로그램으로는 거주환자들을 방문하여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말동무가 되어주는 방문 봉사, 주방 봉사, 헤어드레서 봉사, 운전자, 특별행사 봉사 등이 있다.

매년 9월과 11월 새로운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며 서류심사, 인터뷰, 건강검진, 그리고 이틀간의 오리엔테이션을 거쳐야 한다. 자세한 정보는 http://www.drpeter.org/html/volunteering.htm 참조.

---------------------------------------------------------------------------

Dr. Peter 와 Dr. Peter AIDS 재단

흔희 “에이즈 의사 (AIDS doctor)” 로 알려진 Dr. Peter의 본명은 Peter Jepson-Young 으로 1957년 뉴웨스트민스터에서 태어났다. UBC 의과대학을 졸업하던 해인 1985년 HIV 양성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병이 악화되어 더이상 의료활동이 불가능할 때까지 내과의사로서 환자들을 진찰했다. 에이즈의 합병증으로 인해 시력을 잃기 시작한 1989년부터 에이즈 방지교육에 힘쓰기 시작했다. 1990년 부터  병의 악화로 세상을 떠난 1992년 까지 CBC에 출연하여 Dr. Peter 일기 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에이즈를 가지고 살아가는 자신의 삶을 일기형식으로 대중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그의 사후 Dr. Peter 일기의 TV 시리즈는 한편의 영화로 만들어 졌으며 1994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Dr. Peter AIDS 재단은 자신이 생전에 받았던 휴식과 편안함을 다른 에이즈환자들과 나누고자 하는 바램으로 Dr. Peter에 의해 설립된 비영리 단체이다. Dr. Peter의 사후 Dr. Peter AIDS 재단의 규모는 점점 커져 사회 곳곳에 방치된 에이즈환자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기부에 관한 정보는 http://www.drpeter.org/html/donations.htm 참조.

김종무 인턴기자 UBC 4학년 jongmookim@gmail.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