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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 감각 지능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1-30 00:00

현준(9세·가명·남)이는 하루 종일 레고만 가지고 놀아도 지치지 않는다. 현준이 방에는 온갖 창의적인 레고 작품들로 가득하다. 설명서를 보고 그대로 만든 작품들이 아니라 모두 스스로 개발하고 상상해서 만들어낸 작품들이다. 현준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레고이지만, 그 밖에도 여러 가지 블록이나, 퍼즐, 미로 찾기도 좋아해 현준이 방은 항상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현준이는 귀로 들었던 것은 잘 기억 못하지만 한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다. 한번 본 사람의 얼굴이나 아주 세밀한 특징까지도 정확하게 기억해서 현준이 부모님은 자주 놀란다고 한다. 현준이 엄마는 이러한 것들은 다 괜찮은데 무엇보다도 학교 성적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글씨도 영 엉망인데다가 성적이 들쭉날쭉하고 학교 시험, 특히 스펠링 시험을 보면 항상 바닥을 긴다고 한다. 
현준이의 특징을 지닌 아이를 둔 부모라면 아이가 혹시 시공간 감각 학습자(Visual Spatial Learner)가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시공간 감각 학습자란  흔히 학교에서 배우는 식으로 읽고 쓰고 외우고 하는 식으로 배우는 것과는 다른 방법으로 배울 때 더 효과적으로 배우는 학생들을 말한다. 시공간 감각 학습자들은 현준이와 같은 특징을 보이며, 단어로 배우기보다는 그림으로 생각하며 그림을 통해 배울 때 더 빨리 배운다. 시각 공간감각 지능(Visual Spatial Intelligence)이 뛰어난 것이다. 지도 보기를 좋아하며, 기하학이나 물리를 좋아한다. 흔히 뛰어난 건축가, 예술가, 과학자, 발명가 중에 이런 특징을 지닌 사람들이 많다. 좌뇌보다는 우뇌 기능이 뛰어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여자보다는 남자 아이들 중에 이런 특징을 보이는 어린이들이 많다. 그런 특징이 흔하지 않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제대로 도와주지 않는다면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거나 가지고 있는 재능을 제대로 꽃피우지 못하고 그냥 썩히고 만다.

캐나다나 한국이나 학교의 공부 방식은 선생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면서 공부하게끔 되어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선생님이 일러준 대로 산수나 파닉스를 순서대로 차근차근 따라 하며 배우는 것이다. 그러나 시공간 감각 학습자들은 이렇게 순서대로  배우지 않고 한번에 큰 그림으로 배운다. 레고를 하면 보통 사람들은 설명서를 보고 1번, 2번 그 다음엔 3번 하며 순서대로 맞추어 나가지만 시공간 학습자들은 전체 맞추어진 그림을 보면 어떻게 맞출지 깨닫는 식이다. 또한 시공간 학습자들은 좋아하는 일이나 상상을 몇 시간씩 지나도록 계속 집중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선생님이 시간내에 빨리 하라고 하는 일은 못 끝내고 다른 생각한다고 혼나기 일쑤이다.

이런 시공간 감각 학습자인 어린이들을 다그치며 무조건 시간 안에  빨리 끝내라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라 혼내는 것은 아이들의 장점과 창의성을  죽이고 아이를 힘들게만 하는 것이다. 마치 독수리에게  빨리 뛰지 못한다고 혼내는 것과 같다.

시공간 감각 학습자인 아이들은 전체적인 그림을 생각하며 배울 때 누구보다도 더 빨리 배우고 기억하므로 이러한 장점을 살리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시각적인 노트필기와 학습방법, 선생님 말할 동안 집중하기 등에 어린 아이들의 장점을 살린 전략이 필요하다. 전략을 제대로 세우면 일반적인 좌뇌형 학습 아이들보다 훨씬 뛰어난 학습능력과 창의성을 보이기도 한다.

아이마다 주어진 재능은 천만가지 이상으로  다르다. 먼저 부모가 잘 알아야  한다. 그래야  독수리에게는 나는 법을, 치타에게는 뛰는 법을 가르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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