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밴쿠버 학군의 영재 프로그램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1-30 00:00

전향숙 / ABC Academic Books Inc. (604) 222-2772

한국 사람도 자녀교육에 많은 관심을 쏟지만 이곳 밴구버에서 보는 중국인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은 실로 대단하다. 일부 가정에서는 방과 후에 자녀들에게 일정한 계획표에 따라 철저하게 시간에 맞추어 각 과목을 교육시키는 모습도 목격하게 된다. 물론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을 문화적 배경에 따라 구분하는데 무리가 있을 수 있고 어떤 사회에서의 가정도 자녀교육에 소홀하다고 말하기는 쉽지않다.

하지만 이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한가지 예를 보기로 하겠다. 한국에서도 타 지역에 비해 교육 경쟁력이 높은 강남 8학군이 있듯이 이곳 밴쿠버에서도 UBC 근처에 위치한 밴쿠버 학군의 경쟁력이 타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고 또한 이곳 교육청에서는 여러 가지 영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MAC (Multi Aged Cluster Class) 프로그램이 있어 두개 학년(4, 5 학년 및 6, 7 학년) 또는 3개 학년(5, 6, 7학년)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며, 교사가 교육 내용을 한 학년에 맞추어 가르치기보다는 학생들이 스스로의 능력에 따라 진도를 나가게 되며 교사는 안내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수학학습의 경우 학년에 관계없이 6학년 학생이라 할지라도 학습능력에 따라 9학년 교재로 공부하게 된다. 일부 학부모들은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이 없으니 학생들이 무엇을 배우겠는가 하고 회의적으로 생각하며 기피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 출신의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하는 학습능력 배양은 물론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통해 포괄적으로 자신의 지식을 넓혀 나감으로써 상급학교 진학 후에도 지속적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토대를 쌓는 기회를 갖는다고 생각된다.

7학년까지의 초등학교 과정을 마치면 8학년부터 시작하는 고등학교 과정으로 진학할 때 여러 학교에서 미니 스쿨(Mini School) 프로그램을 채택하여 비교적 우수한 성적의 학생을 모아 교육시킨다. 또한 학업성적이 뛰어날 경우 고등학교 5년 과정을 2년 만에 마치는 VSB/UBC 트랜지션(Transition) 프로그램이 UBC 대학과 밴쿠버 교육청의 협력 하에 실시되고 있다. 참고로, 트랜지션 프로그램은 7, 8, 9학년을 마친 학생들이 응시할 자격이 있으며, 밴쿠버 학군에서 50%의 인원과 밴쿠버 외의 지역에서 50%를 선발한다.

이와 같은 MAC 프로그램이나 트랜지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눈여겨보면,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부분이 중국계 학생으로서 밴쿠버에 사는 중국인의 수가 많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많다는 느낌을 받는다.

근래에 와서는 적은 수나마 한국계 학생들의 참여가 늘고 있고 이와 같은 교육의 열정이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가정에 영향을 끼쳐 밴쿠버 학군의 교육열은 대단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초·중·고등학교 과정을 조기에 마치는 데는 좋은 점과 더불어 나쁜 점도 있다는 것을 고려해 보아야 하겠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다른 학생에 비해 1년, 2 년 또는 3년 빨리 월반을 하여 다른 학생들과 비슷한 수준의 실력을 유지한다면 이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성공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차라리 진급하지 않고 또래의 다른 학생들보다 우수한 실력을 유지하는 것이 대학 또는 그 이상의 상급학교에 진학하여 공부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몇 년을 뛰어넘고도 남보다 뛰어난 학업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자기 또래의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도 학생 본인에게 학업에 대한 동기부여 내지는 발전성에 대한 기회를 잃게 하는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수가 있다. 참고로 트랜지션의 경우 1년에 20여명 남짓을 선발하지만 2년 후 졸업생은 그 숫자보다 현저하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고 또한 1년을  이수하고 난 후, 2차년도로 진급하지 못할 경우 일반 세컨더리 학교의 11학년으로 편입하기도 한다.

우리 아이의 교육을 어떻게 시킬 것인가 하는 것은 중요한 선택이자 결정이며 부모가 해야 할 또 하나의 역할이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