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깔끔, 시원한 김치 맛 비결. 여기!!”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1-04 00:00

한식퓨전요리 전문강사 우애경씨 김장 특강

맛깔스런 김장 내 손으로 만들자 !
15명 정원에 50명 몰려 경쟁률 3:1

“여름 배추는 통이 큰 것을 사야 단맛이 나고, 겨울 김장김치는 들어보아서 무게가 있는 중간크기의 배추에 푸른 잎이 많은 것이 구수합니다. ”

“중간크기 배추라면 얼마나 큰 것을 말하는 거죠?”

사소한 말 한마디에 혹시‘특별한 비법이 숨어있지 않을까’하는 새댁의 질문에 수강생들 사이에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일거수 일투족 강사의 손끝을 따라다니는 서른 개의 눈동자가 진지하다 못해 긴장감마저 돈다. 한국주부라면 김치 담기는 기본, ‘배울 것까지 있을까’ 생각하고 가지 않았다면 무척 억울했을 알짜배기 강의 였다.

‘한살림’주최로 밴쿠버에서 처음 열린‘유기농 김장 김치 담기’행사는 우애경(한식 퓨전요리강사)씨 자택에서였다. 골목 입구서부터 잘 익은 젓갈의 꼬릿한 냄새와 숨 죽은 유기농배추가 놓여있어 이 행사의 주제를 대신하고 있었다.

“한국처럼 시장만 가면 입맛대로 바로 살 수 있는 맛있는 젓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밴쿠버에서 맛있는 김장김치를 먹으려면 우리 주부들이 부지런 해야 합니다.”

이날 주재료인 배추는 물론, 젓갈, 소금은 모두 우애경씨가 직접 만든 ‘우애경 표 Organic’.

1년 전 리치몬드 어시장에서 구입한 생선들을 직접 볶아 만든 소금으로 숙성시킨 것이니 맛도 맛이지만‘정성’을 의미하는 말. 검지로 살짝 찍어 젓갈 맛을 본 주부가 감탄을 한다.

준비된 재료는 조기젓, 새우젓, 멸치젓, 마늘, 파, 찹쌀 죽, 무, 조청, 고춧가루 생굴. 재료는 일반 김치 담기와 별반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비법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

“무 채를 썰면 무 성분이 모두 배추에 흡수되지 않습니다. 또 익은 김치를 낼 때는 지저분한 느낌이 들지요.”

무를 갈아 넣으면 영양분과 시원한 맛이 고스란히 김치에 흡수되고, 깔끔한 맛을 낸다는 것이 첫 번째 비결.

곁에는 아침부터 찹쌀 죽에 버무려 둔 고춧가루가 빨갛고 예쁜 색으로 익어 있다.

“고춧가루와 찹쌀 죽에 미리 고춧가루를 익혀두고 파는 파란 잎은 잘라내고 흰 부분만 써야 합니다. 파란 잎은 김치가 빨리 시어지고 역시 깔끔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

파의 하얀 뿌리부분과 연녹색부분까지만 쓴다는 것이 두 번째 비결.

요리강좌를 듣는 수강생들이 한결 같이 하는 말이 있다. 요리 전문가들의 강좌를 들을 때마다, 모든 게 비법 같기도 하고, 또 모든 게 내가 알고 있던 것과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결과물의 맛을 보면 전혀 다른 게 이 요리비법의 아이러니라는 것.

빨간 고춧가루가 찹쌀 죽에 푹 스며들어 고운 빛깔을 낼 즈음, 흰 파와 미나리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갈아서 함께 섞기 시작했다.

“조청 좀 주실래요?”

진행을 도와주던 사람을 향해 외치는 한마디에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세 번째 비법은 조청.

설탕이나 물엿, 꿀을 사용하면 김치국물이 끈적해 진다는 부연에 주부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와 양념이 한데 어우러져 속 재료가 완성되자 너도 나도 배추속대 하나를 뜯어 양념을 맛보기 시작했다. 어느 것 하나 맛을 보거나 계량 컵을 사용하지 않고 대충(?) 넣듯 하는 것을 보고 주부들이 가장 궁금했을 소금간은 자로 잰 듯 딱 맞다.

“속 넣기는 배춧잎에 양념을 문지르지 말고‘똑 똑’떼어 얹어 놓는 것처럼 하세요. 배추를 괴롭히면 빨리 물러져서 싱싱하게 지속되지 않아요.”

이것도 비결이라면 비결이었다. 무와 모든 양념을 갈아서 만들기 때문에 양념을 떼어 얹어도 배추 속까지 고루 배어들며 익는 다는 것, 늘 하던 일도 조금만 방법을 달리하면 쉽지 않는 법. 조심 조심 속을 ‘얹어 놓는’ 느낌으로 만든 김치는 행사가 끝나고 한쪽씩 가지고 간 김치였다.

소금 사용하는 법, 절이는 법, 젓갈 담는 법, 마치 재미있는 외화를 볼 때처럼, 한마디 한 마디가 놓치기 아까운 정보들로 그득해 수강생들은 한 순간도 강사의 손끝에서 눈을 떼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후 소금에 관한 짧은 특강이 이어졌다.

“소금도 재료에 따라 골라서 사용해야 하고, 볶은 소금은 바다소금을 사서 살짝 물로 씻어내어 불순물을 버리고 윗물만 바닥이 두꺼운 솥에 넣은 다음, 반드시 5분 간격으로 불을 끄고 솥이 완전히 식으면 다시 5분을 끓이는 식으로 소금 정제가 연한 갈색이 될 때까지 볶으면 됩니다. 만약 태우면 미련 없이 버리셔야 합니다.”

그동안‘신물 나게’김장을 담궜다는 50대 주부까지 15명 정원에 50여명이 신청한 이날 강좌는 경쟁이 치열했다. 그런 만큼 여러 가지 행운이 또 주어졌다.

내년 젓갈 담기 행사에 초대하겠다는 한애경 강사의 약속과 그날 만든 유기농 김치를 얻어 가는 행운, 그리고 맛있는 시래깃국에 점심을 먹고 디저트로 직접 구운 호박 빵을 맛보며 한국주부들끼리 정겨운 수다를 풀어내는 뒷풀이가 있었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퓨전요리강사 우애경씨
김장 특강 point

재료: 배추6포기/무1개,(중간크기), 대파 3뿌리, 갓 200g, 미나리 1/4단, 굴 100g, 액젓(멸치젓)1/3 컵, 새우젓 1/4컵, 육수 찹살풀 1컵, 배1개, 양파2/3쪽, 쌀엿(조청)1/2 컵, 고춧가루 2컵, 마늘 300g, 생강20g

배추는 소금 2컵을 물 1리터에 녹여 4시간~5시간가량 절임. ->깨끗이 씻어 채반에 약 30분~1시간 탈수 ->찹쌀 풀에 고춧가루 불림->양파, 무와 주요 양념을 믹서에 간 후 조청과 믹서-> 갓, 미나리는 2~3cm로 썰고 대파는 흰 부분만 썬다-> 모든 재료를 혼합하여 절여놓은 배춧잎 사이사이에 양념을 얹어 놓듯 한 다음 겉 소금을 약간 뿌린다.

조리 Point
▶모든 부 재료는 갈아서 사용하고, 절임 시간을 4~5시간 적절히 지킬 것.
▶공기가 들지 않게 겉잎으로 싼 다음 꼭꼭 눌러 담고 겉 소금을 뿌린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7만 가구 정전 피해...복구에 며칠 걸릴 수도
이번 주 들어 비와 눈을 동반한 강한 바람이 부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정전과 도로 통제 등 곳곳에서 피해가 계속 되고 있다. 13일 강풍으로 인해 빅토리아 국제 공항에서 세스나 경비행기 2대가 뒤집히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BC전력공사는...
풍요의 나라 캐나다에서도 하루 한끼를 걱정하며 사는 극빈자들이 있다. 푸드 뱅크(Food Bank)에 의존하고 있는 사람들은 온타리오주에만 최소 33만명에 이른다. 이 중 10만명 이상이 어린이다. 푸드 뱅크 이용자는 지난 5년간 거의 20% 늘어났다. 인구 증가율의 2배...
평소에 아주 친한 친구 두 사람(한 사람은 경상도 사람, 또 한 사람은 서울 사람)이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말싸움의 동기는 한 사람이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제안한 것이 발단이 됐다. '국시' 먹으러 가자는 경상도 사람의 말에 서울 친구가 '국시'가 아니고...
내년 1월 2일까지...난폭 운전도 단속
연방경찰(RCMP)은 이번 주부터 광역밴쿠버 각 지역에서 연례 음주 단속 캠페인을 벌인다. RCMP는 경찰관 25명을 15일 써리 월리 지역에 투입해 집중 단속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밴쿠버 아일랜드 관할 RCMP는 음주 운전 집중 단속을 11일 시작해 내년 1월 2일까지...
"장애는 없다" 2006.12.11 (월)
UBC법과대학원 졸업한 이지윤씨
몇 차례 언론과의 인터뷰를 사양했던 이지윤(사진, 31)씨에게 어두운 장애의 그늘은 없었다.
밥하기 싫은 날 2006.12.11 (월)
세상사 모든 것이 우리에게 ‘이야기’가 아닌 것이 없을 터, 밥짓는 일도 예외일 순 없다. 밥 한다. 쌀을 씻으며 쌀 한 톨마다 여든 여덟 번의 손길이 닿은 농부의 수고에 감사하고, 밥을 지어 함께 나눌 이들을 떠올리면 사랑의 마음이 깃들고, 밥이 익어 가는...
파티 후 음주사고, 그 책임은?
연말 연휴는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모여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때다. 이런 시간들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추억이 된다.
키가 작은 아이를 둔 부모들의 고민이 보통이 아니다. 사실 요즘 아이들은 영양상태도 좋고, 또 서구형 문화의 영향으로 생각도 빨리 성숙해 그만큼 사춘기도 빠르다. 사춘기가 빠르다는 말은 성장판이 조기에 닫힌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러므로 여자의 경우...
Holiday- 2006.12.11 (월)
로맨틱 코미디는 초콜릿 같다. 애정결핍에 시달리거나 의욕상실에 빠진 사람들에게 상실된 달콤함을 충족시켜주면서 자신감을 불어넣는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이다. 그런데 요즘 시중에서는 ‘다크 초콜릿’이 유행한다. 다크는 원래 맛이라고 할 수 있는 특유의...
An Inconvenient Truth- 2006.12.11 (월)
진실은 때로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 DVD로 출시된 앨 고어의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은 영화 제목부터 관객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지구 역사 65만년 동안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던 2005년, 대부분의 빙하 지대가 녹아내려 심각한...
자녀교육·웰빙·노후 대책 관심
2006년이 저물어간다. 밴쿠버에 살고 있는 평범한 가정의 올 한해 삶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캐나다 통계청과 리서치 회사인 입소스 리드 등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2006년 BC주 평균적인
춘하추동
춘하추동 박혜연 사장 한동안 먹지 않으면 그리워 지는 음식들이 있다. 만두가 그 중 하나다. 외국에서 다양한 종류의 레스토랑에서 더더욱 다양한 음식을 먹으며 그 맛에 감탄하다가도 어느새 입맛은 매콤 짭짤 담백한 우리 한식을 탐한다. 외국에서는...
스노우보드& 스키 장비 쇼핑
한때 겨울 스포츠 젊음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스키를 몰아내고, 스노우보드 열기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뜨겁다. 밴쿠버는 가까운 Cypress, Grouse 스키장을 비롯, Whistler가 있어 세계의 스노우보드와 스키어들을 매료시키는 곳이다. 휘슬러에는 스노우보드와 영어를...
상당수 복구, 현재 5만 가구 정전 ...일부 지역 전화도 끊겨
정전이 발생한 19만 가구 중 상당수 가정의 전력 공급이 복구됐으나...
밴쿠버 30년만의 폭설 기록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칠리왁 강이 범람하고 20만 가구에서 단전 피해가 발생했던 2006년 11월은 사상 최고의 달로 기록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광역 밴쿠버지역 11월 강우량은 1983년의 351밀리미터를 경신했다. 웨스트 밴쿠버의 경우 무려 553.5밀리미터가...
다운타운 이스트 호텔 개조
다운타운 이스트 지역에 저소득층을 위한 전용 주거지가 마련된다. BC주정부는 밴쿠버 다운타운 카렐(Carrall)가와 헤이스팅스(Hastings)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펜실베니아 호텔을 240만달러를 들여 개조해 44세대의 저소득층 전용 주거지를 만든다고 발표했다....
빅토리아 변호사, BC인권법정에 고소
"유방암과 자궁암 검사는 무료지만 전립선암 검사는 유료? 성차별이다." 빅토리아시 로리 암스트롱 변호사는 최근 전립선암 검사(PSA검사)를 받은 후 30달러를 낸 후 여성은 유방암 검사(mammogram)와 자궁암 검사(pap smear) 비용을 내지 않는 점을 지적하고 BC인권법정에...
마사지 업소 단속 결과
연방경찰(RCMP)과 밴쿠버 시경은 8일 광역 밴쿠버 지역내 마사지 업소를 기습 단속한 결과 리치몬드에서 가장 많은 숫자가 체포됐다고 밝혔다. 리치몬드시에서는 수색영장 18건 중 5건이 집행됐으며 이번 단속으로 체포된 108명 중 절반 가량인 53명(남성 18명, 여성...
맞벌이 40대 부부, 자녀교육·웰빙·노후 대책 관심
2006년이 저물어간다. 밴쿠버에 살고 있는 평범한 가정의 올 한해 삶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캐나다 통계청과 리서치 회사인 입소스 리드 등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2006년 BC주 평균적인 가정의 모습을 가상 시나리오로 엮어봤다.   BC주 밴쿠버에 사는...
BC주정부는 도제고용 활성화를 위해 내년 1월부터 도제와 고용주에 대해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정책은 연방정부가 제공하는 도제 및 고용주 혜택에 덧붙여 실시된다. BC주정부 캐롤 테일러 재무부 장관은 6일 "내년 1월 1일부터 산업훈련청(ITA)이...
 1491  1492  1493  1494  1495  1496  1497  1498  1499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