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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의 차가움-수족냉증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0-16 00:00

며칠 전 어떤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그 모임을 주관하는 이는 얼굴도 예쁘고 말도 잘하는 세련된 여성이었는데 이런 저런 정답고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모임이 끝나 악수를 하게 되었다. 악수를 하는 순간 차가움에 소름이 끼쳤다. 이른바 '수족냉증'(手足冷症)이었다.

한겨울에 추위를 타는 것은 별로 이상할 것이 없지만, 남들은 괜찮은데 유독 자기만 추위를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것을 '냉증(冷症)'이라고 한다. 증상은 일반적으로 몸의 일부에서 냉감(冷感)을 호소하며, 아주 심한 상태가 되면 허리, 다리 등에 터널이 뚫려 그 속으로 찬바람이 들어오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사람도 있고, 몸의 하반신이나 좌우측 어느 한쪽이 몹시 시리고 다른 쪽은 열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는데, 주로 손발이나 허리에 차가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소위 냉증은, 냉(冷), 냉한 체질, 냉감증(冷感症), 냉각(冷覺)과민증 등 여러 이름이 있지만, 현대의학으로 정착된 병명은 없으며 연령에 관계없이 폭 넓게 보게 된다. 그 중에는 냉으로 고민하면서도 '여성 특유의 것이기 때문에' 하고 체념하는 여성도 적지 않은 것 같다. 냉하다고 해서 일년 내내 두꺼운 옷을 입고 자거나, 양말을 신고 자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 체념한다던가, 참지 말고 전문 한의사에게 의논할 필요가 있다.

한방에서는 '냉'을 중요한 증후로 하고 있어 그에 대한 대책도 많이 연구되어 있다. 냉증의 원인은 위장장애에 의한 체력저하, 빈혈, 저혈압, 자율신경의 이상에 의한 모세혈관의 수축(레이노 현상), 골반내의 울혈, 수분의 대사 장애 등이다. 한방적 원인으로는 자연계에 육음(六淫) 중 특히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하는 여성의 경우에는 한(寒)의 폐해가 두드러진다. 한은 음양(陰陽)으로 나누면 음사(陰邪)로 이는 양기(陽氣)를 해치게 된다. 인체의 양기가 모자라면 한사(寒邪)가 인체에 쉽게 침범해서 양기를 더욱 손상시키고 이렇게 양기가 손상되면 오한, 발열, 두통, 골절통, 복통, 설사 등이 심해진다. 또한 비위장이 쇠약하거나 방로로 신의 양기가 떨어지면 인체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복통과 구역감이 생기고 대변이 묽어지며 부쩍 추위를 타고 팔다리가 차가워진다. 국소적인 냉증의 경우 비양허(脾陽虛), 신양허(腎陽虛), 습담(濕痰), 어혈(瘀血), 기허(氣虛), 혈허(血虛)이며 전신적인 냉증의 경우에는 잦은 감기, 빈혈, 저혈압, 정신적 긴장 등 주로 체질적 요인이 많다. 예를 들면 냉성 체질, 이열 표한 체질 등이다.

추운 날씨에 특히 수족냉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수족냉증은 바로 전신의 체온유지를 위한 열에너지가 혈류를 타고 손끝과 발끝까지 제대로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니 남들보다 피로를 쉬 느끼고, 저항력은 약화되어 추운 날씨에는 동상에 걸리기 쉬운 상태에 놓이는 것이다. 원인이야 어찌 되었든 냉증은 말초혈관이 수축하여 혈류가 적어지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니 이 현상이 왜 일어나는가에 따라 알맞은 치료법으로 대응해 나가야 된다.

수족냉증이 있는 여성은 진맥하는 순간에 싸늘한 냉기가 와 닿는데 그 문제점들을 짚어가게 되면, 복부 근육이 단단하게 긴장되어 있고, 뻐근한 골반통이 있으며, 반복되는 생리통, 어깨와 목뒤 근육의 통증과 어깨 근육의 뭉침 등이 자주 그녀를 괴롭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혼한 여성의 경우에는 이런 증상과 더불어 불임증을 호소하기도 하고, 수험생들은 손발에 싸늘한 땀이 나서 답안지가 젖어 답안 작성이 어렵게 되기도 한다.

수족냉증을 단순히 열기를 북돋는 약물로만 치료하려 해서는 안 된다. 체질과 냉증에 수반된 다른 증상, 계절 등 환자의 특성과 환경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진단을 통해 아랫배에 어혈이 뭉친 경우에는 어혈을 풀어야 하고, 비만한 체질로 담음(痰飮)과 지방이 순환을 막는 경우에는 담음을 제거하고 체지방을 줄여주어야 한다. 정서적 긴장이 심한 사람은 기의 흐름을 풀어주어야 하고, 기혈이 약해진 경우에는 기와 혈을 보하여야 하며, 양기가 부족한 경우에는 뜨거운 성질의 약물을 투여해서 양기를 보강해야 한다.

가정에선 *따뜻한 습포를 손, 발, 허리 등 냉증이 있는 부위에 15~20분간 덮어두고 *손발을 따뜻한 물과 찬물에 10분가량 번갈아 담가 말초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반신목욕을 하면서 물 1ℓ에 계피 30g, 생강 20g을 넣고 약한 불에서 끓여 만든 계피차를 복용하여 혈행을 돕거나 *물 1ℓ에 말린 구기자 잎 7~20g을 넣고 달인 구기자차를 복용하여 혈액순환 촉진하거나 *인삼을 끈적거릴 때까지 졸여 하루 2~3찻숟갈 복용하여 기허로 인한 수족냉증을 다스리거나 *마늘을 꿀에 재어 한달 가량 묵힌 뒤 더운 물에 타서 마시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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