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발이 되어 주고 시간절약과 편리함을 더해주는 것으로 자동차를 들 수 있겠습니다. 특히 북미지역의 특성상 "차 없이는 다니기 불편하다"고 말할 정도로 이민생활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동차를 운전할 때 따르는 위험요소가 교통사고입니다. ICBC 리포트에 따르면 2005년 신고된 BC주의 자동차사고건수가 25만건을 훌쩍 넘겼고 보상금으로 24억4000만달러가 지출되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2회에 걸쳐 교통사고에 관련된 내용을 다루겠습니다.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사고는 크게 발생했는데 환자 상태는 양호한 경우가 있고 반대로 사고는 경미한데 환자는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사고시 차량피해와 환자상해와는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또한, 사고시 환자상해의 60%는 시속 10-20킬로미터 사이에서 일어난다고 합니다. 이 정도의 속도에서 사고가 발생되면 차량피해는 매우 경미한 것이 보통이지만 현실적으로 보험회사에서는 차량피해만을 기준으로 사고처리를 하기 때문에 환자치료나 보상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 환자들의 궁금증 중 하나는 사고 후 얼마나 후유증에 시달리거나 만성통증을 갖게 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수많은 연구와 임상결과를 통해 나온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고 날 것을 예상치 못한 경우-인체의 근육이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도록 준비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상해를 더 입습니다.
*사고직전 고개가 좌측이나 우측으로 돌아간 경우-목의 옆쪽 근육은 앞뒤 근육보다 상대적으로 근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 큰 상해를 입습니다.
*좌석 위쪽에 있는 머리 받침대가 낮은 경우-사고시 낮은 받침대가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되면서 고개가 뒤로 더 많이 제쳐지고 더 큰 상해를 일으킵니다.
*좌석과 운전자 몸체사이 간격이 넓은 경우-사고시 충격으로 인해 몸체가 많이 움직이게 되므로 상해를 더 입습니다.
*전에 사고 경험이 있는 경우-일반적으로 유연조직(근육, 인대, 디스크 등)이 손상을 입으면 새로운 조직이 생겨나지만 유연성이나 근력이 전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다시 손상을 입기가 쉽습니다.
*운전자 나이가 많은 경우-나이가 들어갈수록 유연성, 운동력, 근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해를 입기 쉽고 회복기간도 오래 걸립니다.
*여자 운전자인 경우-남자들에 비해 근육양이나 근력 자체가 떨어져 외부 힘에 손상당하기 쉽습니다.
교통사고를 'whiplash'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당시 몸체가 채찍질(whip)하듯이 앞뒤로 움직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보통 교통사고는 유연조직 상해(soft tissue injury, STI)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형사고로 골절을 입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인대, 근육, 디스크 조직 같은 유연조직에 상해를 입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연조직의 상해라면 단순 근육통정도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는 게 보통입니다. 교통사고 후 환자들이 흔히 겪는 증상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목부근의 통증
92%
집중력 저하
26%
두통
57%
시력 저하
21%
피곤함
56%
불안
21%
어깨 통증
49%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움
16%
걱정, 근심
44%
현기증
15%
등뼈 사이의 통증
42%
건망증
15%
허리통증
39%
손, 팔의 통증
12%
불면증
39%
손, 팔의 근력저하
6%
손, 팔의 감각 이상
30%
이명(귀울림)
4%
소리에 대한 과민반응
29%
얼굴이나 턱관절 통증
4%
교통사고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ICBC 손해사정인들과 통화할 기회가 자주 있는데 그들의 태도에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경미한 교통사고라며 몇 주만 지나면 회복될 거라며 더 이상의 치료는 불필요하다는 얘기를 꺼내고 더 이상의 치료보상을 거부하는 경우입니다. 교과서적으로 얘기하면 특별한 예외가 없는 한 유연조직 상해의 75%는 몇 주안에 회복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면으로서 치료에 참고할 뿐이고 더군다나 여기에서 회복의 의미는 단순히 통증이 없음만을 의미하지 기능상의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사고마다 상황과 요소들이 다르고 비록 같은 사고라 할지라도 환자의 사고전후 정신적, 화학적, 신체적 상태가 다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는 치료계획, 방법과 기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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