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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포지교 2023.03.20 (월)
작년 가을 모국에 갔을 때 속초 여행을 하는 기회가 있었다. 여고 친구를 16년 만에 만나게 되었다. 그 친구 부부는 서울 동서울터미널까지 나를 마중 나와 반기며 환영해주었다. 친구는 서울에 집이 있는데 왜 속초에서 혼자 지낸 지 의아했다. 도착 다음 날 아침, 나의 끈질긴 추궁 끝에 “건강검진을 하던 중 00 암 진단받고 수술하여 지금 이곳에서 요양 중이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수술 후 5년 동안 재발이 안 되면 조금은 안심할 수...
심현숙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함석헌50년 절친 L이 카톡을 보내왔다. 모교 졸업 50주년을 기념하는 추억담을 모집하고 있으니 글 한 편 보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해외로 떠난 지 20년이 넘는 친구를 여전히 잊지 않고 배려하는 마음이 고맙다.고교 1학년 때 담임은 영어를 가르쳤던 H...
이현재
서로 내 편, 그녀 2023.03.20 (월)
화려한 꽃 무늬의연인으로 꽃 피웠던 그녀엄마로 낡아진 아줌마 그녀할미로 작아진 할머니 그녀눈부신 꽃 무늬의 추억은 아직그래도지금껏 둘 은 부대껴 가며아침, 저녁 등 긁어 주며쌉쌀한 한 모금 커피 나누며그래서짧게 만 졸아 드는 하루 햇살기우는 꼬리 잡고 놓치지 않기저녁 붉은 노을 속 후회 하지 않기그리고남들 시선인들 무어 어쩌랴양심이 피 흘리는 상처를 입어도서로는 언제나 내 편 들어주기그렇구나쌉쌀하고 구수한 같이 보낸 세상...
조규남
실제적 종말론 (Real Eschatology)문영석, 전 서강대 대학원 환경신학 외래교수/환경부 자문위원 지난 2월 25일 캘리포니아 LA 일대에 불어 닥친 눈 폭풍 뉴스를 보는 순간 나의 귀와 눈이 의심될 지경이었다. LA는 그곳 한인성당의 특강요청 때문에 거의 매년 방문했던 곳이라 매우 낯이 익은 거리들인데 눈 덮인 야자수들의 모습이 극도로 생경스럽게 보였다. 불과 한 달 전 극도의 가뭄에 시달리던 캘리포니아에 3주간이나 집중 폭우가 내려 홍수피해가...
문영석 전 서강대 대학원 환경신학 외래교수
플랜 75 2023.03.13 (월)
중앙일보 이영희 도쿄 특파원이 쓴 "75세인가요, 죽는 게 어때요?" 초고령사회 日 뼈 때린 영화 [도쿄B화]란 기사는 그냥 한 번 읽고 지나가기에는 너무 충격적이다. ‘75세 이상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법(PLAN 75)이 국회를 통과해’ 노인이 죽기를 원한다고 국가에 신청하면 국가가 죽도록 해주는 제도를 설정하고 영화는 전개된다고 한다. 이 기사에 따르면 국가는 10만 엔의 위로금을 주고, 담당 공무원이 직접...
송무석
나이아가라 눈물 2023.03.13 (월)
저 먼데 손짓하는대 자연의 서사시떼를 지어 오르는 새들이물보라를 만나무지개 꽃으로 피어나는 나이아가라 폭포나는 오늘그 폭포 눈물 안을 걷는다끝없이 쏟아내는 하얀 눈물가슴 풀어헤치는 아우성 곡(哭)그것은세상소리 모두 모아온누리 눈물 다 담아아래로 손잡고절규하는 물 천둥소리찬란한 눈물길을 거닐다거대한 물 안개속에서말갛게 씻긴 얼굴로 나오리라폭포 눈물아래바닥을 치고 솟구쳐 오르는수정 물방울 꽃처럼바위 만들레...
김계옥
내게 임한 기적 2023.03.13 (월)
  기묘년 (2023년)을 맞아 새해 인사를 나누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 덧 정 2월 다 가고 내일이면 춘 3월이 된다. 지난 이틀간 계속 내리던 눈이 오늘 아침도 내린다. 손주들이 다니는 학교는 휴교 됐고 폭설 경보가 공표됐다. 창밖에 내리는 눈을 바라보다가 문득 어머니 생각이 나며 옛날 어머니의 결단으로 이북에서 남한으로 탈출하던 때 생각이 났다. 나의 소년기는 6.25전쟁 (1950년 6월 25일)이 일어난 때였기에 그렇게 그립다고 할 만한...
김의원
겨울 숲에서 2023.03.13 (월)
한나절 눈이 왔다시나브로 흩날리던 눈 발이제 진눈깨비로 내린다내려앉은 하늘 아래홀로 발걸음 서성이던작은 울새 한 마리호랑가시나무 가지에 앉는데겨울 하루 시간이 기울수록푸르게 돋아나는 나뭇잎그 잎을 타고 흐르는 방울물은 가시가 되어 콕콕여린 등을 찌른다한순간 뜨거운 마음사그라질 한낱 불티 되겠지외면했던 시간을 돌아와너의 가슴에 꺼지지 않고매달려 있는 불씨를 본다깊고 긴 기다림을 태우며붉게 살아 있는 너를 만나온몸...
강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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