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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고싶어라 2020.11.30 (월)
높은 산이고 싶어라 푸른 나무이고 싶어라 그러다가 온 산 물들이며 떨어지는 낙엽이고 싶어라   손 들어 하늘 보며 긴 세월 모진 풍한風寒 말 없이 견디다가 붉은 가슴 녹아 녹아 뿌리까지 흘리다가   어느덧 핏빛 멍울 점점이 떨어질 때 온 세상 물들이는 물감이고 싶어라 한 움큼 퇴비되어 흙이 되고 싶어라
임윤빈
물은 흐르더라 2020.06.29 (월)
칼바람 검은 구름때 아니 몰아쳐도물은 흐르더라 산새들 놀라 울고나뭇잎새 숨죽여도물은 흐르더라 폭풍우 매몰차고돌들마저 소리치며 굴러도물은 흘러만 가고 빈 들에 지친 농부긴 한숨 담가 씻어도새 둥지 불 꺼지고흑암도 길을 잃고 헤매어도그래도물은말 없이 흐르더라.
임윤빈
파도 2020.01.27 (월)
                                          먼 세월 흘러 흘러 지칠 법도 하건마는   무슨 한 아직 남아 갯바위를 치는가   성난 해도 노(怒)를 쉬고 서산에 누웠는데   하거리 서러운 마음 이제 그만 푸소서.    
임윤빈
밤낛시 2019.08.29 (목)
둥근달 잠긴 호수 세 칸 반 던져놓고반딧불 벗을 삼아 풀벌레 소리 삼아월척을 욕심내보며밤이슬 마시건만고기들 수중궁궐 지쳐 깊이 잠들었나어느덧 먼동 트고 개구리 깨어 울고빈 물통 가득 넘치게 은달빛만 채웠네.
늘샘 임윤빈
방울토마토 2019.05.21 (화)
누구에게나 어머니란 존재는 늘 아련한 그리움으로 가슴을 촉촉이 젖게 한다. 나이가 육십이 되고 칠십이 되어도 그리고 또 팔십이 되고 구십이 된 후에도...  . 금년에도 어김없이 돌아온 어머니 날!  아이들이 가슴에 달아주는 카네이션 꽃을 보며 잠시 尹 자,  貞 자,  順 자, 내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삼년간의 피나는 육이오 전쟁으로 온 나라가  파괴되고 온 국민이 어려웠던 시절. 겨울밤 골목마다 외치며 다니는 찹쌀떡 장사의...
늘샘 임윤빈
세월 2019.04.24 (수)
무심히 버려두고먼 길 홀로 걸었는데어느새 날 쫒아와씽끗 웃고 지나더니이제는 멀리 앞서 뛰며날 놀리며 웃는구나다정히 걸었다면내 곁에 있으려나진작에 잡았다면내 품에 머물려나저 세월날 두고 매정히 달아난들이제 와서 어쩌리서라해도 안 설 것을오라해도 안 올 것을불러본들 무엇하며떼써본들 무엇하랴차라리땀 흘려 쫒아가느니돌아서서 갈가나.
늘샘 임윤빈
소나기 2018.11.16 (금)
그  누가슬피 우나그리 눈물 흘리는가소망이 절망 되고아픈 날도 있겠다만내일은 곧 해 뜰 터이니그만 눈물 그쳤으면. 
늘샘 임윤빈
달팽이 2018.07.16 (월)
길 떠난 나그네여어디를 그리 가오얼마나 먼 길 가려그 큰 짐 모두 지고오늘도그리도 땀 흘리며긴 세월을 더듬소맨 몸 가도 힘든 길을쉬며 가도 먼 세월을무슨 짐 그리 잔뜩무슨 욕심 그리도 많이모두 다강물에 던져버리고구름 타고 가소서언젠간 날 저물고긴 여정 끝날 텐데울던 새도 웃던 꽃도모두 다 잠들 텐데밤하늘별도 달도 세어보며하늘 꿈도 꾸소서
늘샘 임윤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