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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장엄 미사
2019.06.25 (화)
잘난 자도 못난 자도숲에서는 아무 자랑 할게 없다키 큰자는 큰데로 작은 자는 작은 데로시샘 다툼 할게 없다.예쁜 꽃도 덜한 꽃도 오직 그 향기로만 진가를 가름 할 뿐 ------ ,숲 길로 난 오솔 길은 위로 또 위로 하늘 향해 어디로 사라졌는지 수사(修士)도 종적도 보이질 않고나무도 숲도 저 허잡스런 엉겅퀴들 까지도두 손 치켜들고 드 높이 하늘 우럴어오직 영원을 향한 목마름의경건의 속죄제로 진종일 마다 않는 거룩한 숲의...
남윤성
오징어 환상곡
2019.02.06 (수)
오징어의 고향 바다마냥 부드럽기 만 한저 물결 어느 자락에서어찌 저리 질기디 질긴 저것이생겨 났을까불판 위에 마른 오징어 한마리제어 할 수 없는 내 오만과자존의 몸통 함께 투척하면내 잘못이 뭐길레오만상 찌그려 뜨리며 불평 꽈배기 춤 추는 저 몸부림마치 이루지 못할 첫사랑 연서 찟듯좍 좍 찢어서모든 후회와 비탄의 한숨 소리 함께어금니 앙다물고 조근 조근 씹고 또 씹어 오징어가 사는 천국 그 바다의 가슴 처럼 탁...
남윤성
이 가을엔 저 별처럼 나도
2018.09.28 (금)
기쁨도 슬픔도 아예아랑곳 드러내지 않을 자처럼오직 제 자리를 군병처럼 지켜서서도운명을 순명(殉命)으로 받드는정의의 사도처럼날마다 차오르는 욕망의 허기 달래며오랜 묵도로 홀로 떨며삼동을 지세는 수도자처럼미움과 번뇌의 침상 뺑소니쳐 나온 자의홀로 우뚝한 성채(城砦)처럼이 가을엔 나도 저 철새들처럼새로이 깃들 내 둥지 찾아저 먼 구도자의 길 떠나야겠지그리하여 이 가을엔황량하고 쓸쓸한 생의 설한풍 몰아오기 전저 별처럼...
남윤성
어머니의 하늘 - 어버이날 즈음하여
2018.05.14 (월)
그 누구를 위해서일까그 무엇을 위해서일까 평생토록 하루도 거름 없이새벽을 깨우시는 우리 어머님 지난겨울 그 혹한 멀찍이 밀쳐낸 동구 밖어린 날 늘 내 귀가를 기다리시던우리 고향 마을 무릉도원 길 올해도 복사 꽃 흐드러져그 꽃불 미소환히 빛 밝히고 계시겠지 일제 치하 육이오 그 혹심했던 수난의 세월수선화보다 더 가냘팠던 어린 남매 데불고무명 잣기 명주 길쌈그 북채 실오라기 한 올 한 올 눈물 젖은 기도문들 촘촘히...
남윤성
'그래도' 섬
2018.01.08 (월)
' 그 래 도' 섬 늘 물 남 윤 성 '그래도' 섬은 대체로 세상에서 잊혀진 자들이 찾아가는 섬이라 한다. '그래도' 섬은 대체로 세상에서 버려진 자들이 찾아 가는 섬 이라 한다. 생의 밀물 한떼 들어 오기도 하고 생의 밀물 한떼 나가기도 하고 들고 나고 하는 가운데 잊혀진 자의 입에 헛된 것...
남윤성
종 소리 울릴 때
2017.08.25 (금)
연하디 연한 초록에서 진초록으로 무성해 지기 까지 어떤 열망이 저 나무들 뿌리로 부터 저리도 뜨겁게 북받쳐 올랐을까 그 긴 기다림의 끝, 종소리 울리면 오늘은 문득 어느 그리운 이의 가슴에 가 닿고 싶다. 저 종소리 사방 물결 무늬의 금빛 햇살 가루로 바스러져 사무치는 노래로 가 닿고 싶다. 그대 내 안 짙은 쪽빛 그늘 속 수수만의 금빛 햇살 가루로 어둠 밝혀 왔듯이 오늘 나 또한 , 영원한 안식에 이르는 참 사랑의...
늘물/ 남윤성
종소리
2017.04.29 (토)
어느 긴 기다림의 끝끝내 가 닿을 수 없는어느 먼 미지의 나라로 그는 떠난다.낯선 떨림의 눈부신 금빛 회향( 茴香) 가루로그는 늘 떠난다.한 떼의 새 떼들이 떠나간 사월의 허공휘영청 휘어진 새털구름 자취가비야븐 깃털로 지우며 떠나는저문 종소리--- .영산홍 피었다 사위는 봄날의어느 잊히지 않는 간이역간간이 내리는 보슬비로 스며낯선 땅 심령이 가난한 자의 오뇌(懊惱 )의 창 두들겨 깨우는 오체투지(五體投地) 신공(神貢) !!마침내 저 눈부신...
늘물 남윤성
촛불의 모티브
2017.01.07 (토)
촛대는 촛불을 밝히면서도고즈늑이 낮은 촛불 그늘 아래서결코 소란스레 자신을 드러냄이 없다.초가 제물에 겨워 울화증의 촛농퍼질러 놓을 때에도시시비비 군말없이, 어깨 곁고감내키어려운 그 뜨거움 감싸안고그 힘겨움 함께 나눌 뿐...촛불이 스스로를 불태워하늘 향해 사위어 감은부질없는 허욕의 길 따름이 아니다.홀로 고독의 쓸쓸함 밤 지새며오랜 참음의 기도로 깨어 있음은다만 하늘의 높고 바른 뜻오직 바라고 기다릴 뿐...호리(毫厘)라도...
늘물 남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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